최근 미 대학가에서는 독특한 전공과목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남들과 무언가 다른 것을 추구하고 톡톡 튀는 것을 좋아하는 신세대 성향에 맞춘 탓도 있지만 이 같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가장 큰 핵심은 9.11 테러사건이후 국토안보 및 테러 관련학과 개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올 가을 새로 선보이는 전공학과는 무엇이 있는지 미리 살펴본다.
커네티컷 대학(UConn)은 올 가을 미 최초로 국토안보와 관련된 석사학위 과정을 신설한다. 첫해 등록정원은 25명. 이미 70여명이 지원해 2.8대1의 경쟁을 치렀다. 프로그램은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소재 해군대학원과 파트너십 아래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이는 최근 정부 공무원직은 물론, 비즈니스와 각계 산업분야에서도 국토안보 교육까지 받은 준비된 인력 채용을 점차 희망하기 때문이다.
교과과정에는 긴급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은행사기나 테러분자들이 기습 공격을 감행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식량공급은 어떤 것인지,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생화학 테러 발생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등 여러 가지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 대처법을 교육한다.
대학은 이미 주정부, 지역정부 및 연방정부 보건 관계자들과 더불어 바이오 테러리즘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마친 상태다.
UConn 대학의 국토안보 석사학위 과정 등록생들은 UConn 대학과 해군대학원에 개설된 수강과목 중 총 36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전체 강의를 모두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UConn 스토스 메인 캠퍼스에는 5주만 출석 수강하면 된다. 이뿐 아니라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도 국토안보와 응급상황 대처에 관한 새로운 교과과정을 개설하기 위해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 일부 기타 대학에서도 국토안보 석사학위 과정 개설을 추진 또는 논의 중이다.
전국 커뮤니티 칼리지 협회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국 2년제 대학의 80%에서 국토안보 관련 강좌가 개설돼 있는 상태.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 등 대표적인 2년제 대학뿐 아니라 존스 합킨스 대학, 조지타운 대학, 조지 워싱턴 대학 등 4년제 명문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이들 대학에 개설된 국토안보 관련강좌는 학위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수료증만 수여하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에서는 미 중앙정보국(CIA) 빈 라덴 담당부서 최고 담당관을 강사로 초청, 알카에다 관련 전문강좌를 마련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꾀하고 있다. 존스 합킨스 대학 스티븐 데이빗 국토안보 프로그램 담당교수는 향후 10년간 국토안보 관련 고용 인력 창출이 기타 모든 분야를 뛰어 넘어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실제로 연방정부는 지난 4년간 12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국토안보 연구 및 개발 프로그램에 지출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20%의 예산 증가가 예상된다. 바이오 디펜스 리서치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예산지원 규모가 3배나 뛰었다.
메릴랜드 대학에도 식품, 동물 및 농작물, 위기상황 및 경제분석 연구 등을 위한 각각의 전문센터가 들어서 있고 당국은 앞으로 연구센터 3곳을 기타 대학에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토안보 관련 신규 교과과정 개설이 미 대학가에 크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외 색다른 분야의 교과 프로그램 개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뉴욕 익셀시어 칼리지는 올 가을부터 발전소 기술에 관한 준학사 학위 프로그램을 선보이는가 하면 뉴욕 웰스 칼리지도 북미, 남미, 뉴질랜드 및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토착민 연구학과를 부전공 프로그램으로 개설한다.
뉴욕 다울링 칼리지 타운젠드 비즈니스 스쿨도 올 가을부터 도덕적 리더십, 인력자원 관리, 국제 경영, 보건 관리, 비영리 기관의 재정관리, 프로젝트 관리, 마케팅 관리 등 6개 분야에 관한 포스트 학사학위 수료 과정을 새로 제공한다. 또한 필라델피아 사이언스 대학도 올 가을부터 제약분야의 경영학 석사학위(MBA) 과정을 온라인으로 새로 개설하며 캐플란 고등교육부서도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에 매릭 칼리지를 개교해 보건 전문인을 중점 양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외 일리노이즈 소재 디폴 대학도 올 가을 자녀양육에 필요한 학부모 교육을 대학원 석사학위 과정으로 개설했으며 네브라스카 소재 페루 스테이트 칼리지 역시 올 가을 온라인 학사학위 과정을 6개, 석사학위 과정도 1개씩 추가 개설한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미국내 각 지역에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인종혐오 범죄 예방을 위해 정규 교과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 학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미 고등교육계 관계자들은 최근 인종문제에 관한 전국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관련 방안을 실제 논의하기도 했다. 병에 걸린 환자치료를 위해 의학계는 물론, 화학, 생물, 심리학 등의 관련학과 교육이 요구되는 것처럼 인종혐오 범죄도 학계가 나서 다각적 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해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현재 고등교육계 등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인종혐오 범죄 예방학과 개설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가 높게 형성돼 있어 조만간 과목 개설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월스트릿은 최근 미국 대학가에 경제학이 최고 인기학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3~04학년 기준 미 대학은 총 1만6,141명의 학사학위를 수여, 5년 전보다 40% 가까운 증가를 보인 것.
경제학과는 90년대 이후 한때 위축 기미를 보였으나 뉴욕대학은 지난 10년새 경제학 전공자가 2배 이상 늘어났고 컬럼비아대학도 1995년이래 경제학 전공자가 67% 증가하는 등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새로이 부활하고 있다. 이외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등록생도 964명에 달해 학내 최고
인기 전공학과로 등극했고 시카고대학도 경제학 학사학위 졸업생(240명)이 전체 졸업생의 24%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각계 여러 분야에 걸쳐 경제학적 사고와 이론, 경제 전문가적 견해가 요구되면서 경제학
의 범위와 효용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특히 글로벌 경제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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