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 인기가 폭등하자 아파트를 콘도로 개조해서 비싼 값에 파는 붐이 일고 있다.
작년 아파트 7만여 유닛 용도변경, 올해는 더해
LA·마이애미·라스베가스 등 미 전역 강타
이러다가는 아파트가 남아나지를 않겠다. 요즘 LA를 비롯한 대도시 도심지역에서는 망치 소리가 났다하면 콘도 짓는 것이다. 신축도 있지만 많은 경우 기존의 아파트를 콘도로 개조하는 공사다. 최근 USA 투데이지에 따르면 이같은 아파트 개조 열풍은 미전국을 휩쓸고 있는데 콘도 개발 업체들이 콘도로 개조하기 위해 매입하는 아파트는 수만 유닛에 달한다. 단독 주택 가격이 대다수 서민들이 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남으로써 좀 낮은 가격의 콘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콘도를 지었다하면 금새 큰 돈을 붙여서 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기회이자, 쫓겨나는 수모도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아파트의 콘도 개조 붐은 사회적 파장도 크다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는 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의 수만명의 아파트 입주자들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매입하느냐 아니면 나가느냐 라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아파트를 콘도미니엄으로 바꿀 계획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뉴욕 컨설팅회사인 리얼 캐피털 어낼리틱스사에 따르면 2004년중 최소한 7만800유닛의 아파트가 콘도미니엄 개발업자에게 판매됐는데 지난 2002년 7,800 유닛이었던데 비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들어서는 더 가속되고 있는데 6월1일 현재 최소한 4만3,900유닛의 아파트가 콘도 개발업체에 매각됐다. 미국내 총 임대용 아파트는 1,900만 유닛이 있다.
아파트의 콘도 개조는 주로 남가주와 북 버지니아, 마이애미, 라스베가스 등지에서 뜨거운 붐을 이루고 있다. 바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지역들과 일치한다. 단독주택이 도저히 손을 뻗칠 수 없는 선으로 올라감에 따라 콘도가 인기 폭등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개조한 콘도는 단독주택을 살 수 없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로 부각된다. 데이터퀵 정보 시스템사에 따르면 샌디에고 카운티의 경우 아파트를 개조한 콘도의 중간 평균 가격은 지난 5월중 단독주택 평균가격보다 25만 달러나 낮았다.
그러나 콘도로 바꿔도 그나마 살 수 없는 입주자들이 더 많아 콘도 개조붐은 저가의 임대주택 공급이란 사회문제를 제기한다.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게된 아파트 퇴거민을 어떻게 돕고 수용하느냐는 문제는 샌디에고에서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방정부의 고민거리가 됐다. 샌디에고 주거 위원회의 CEO 엘리자베스 모리스는 “콘도미니엄 개조 붐은 첫 주택 소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으로 저가의 임대 아파트 공급이란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 주거 공동연구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가정의 69%가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을 만큼 주택소유는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비용의 임대 아파트는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5년간 건설된 임대 아파트 유닛의 43%가 월 렌트가 800달러 이상이었다. 그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월 800달러 이상인 유닛은 25%밖에 되지 않았던데 비하면 저가 아파트 공급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콘도 개조 붐이 아파트 공급을 심각하게 고갈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임대용 아파트를 대거 콘도로 바꿀 경우 임대할 수 있는 아파트 재고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예상만큼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 소재 임대용 아파트업 협회 조직인 전국 다세대 주거 위원회의 마크 오브린스키는 지적한다.
또 아파트 렌트도 일시적으로는 올라가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조정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엔시노 소재 부동산 투자회사인 마커스 밀리챕의 헤삼 낫지는 지금은 분양할 콘도도 모자라는 실정이지만 좀 있으면 개조한 콘도들이 다시 임대용으로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큰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아파트 입주자들중 상당수는 콘도로 개조하는 것을 반긴다. 아파트를 콘도로 바꾸면서 입주자들이 콘도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대부분 제공하기 때문에 입주자 입장에서는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샌디에고의 제임스 디프로스트는 말한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벙갈로 유닛을 매입하기 위해 아파트 소유주와 접촉중이다.
그는 “내 나이 48살인데 그동안 죽 렌트로만 살아왔다. 그동안 엄청난 돈을 렌트비로 날려보냈다”며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아파트를 쫓겨나게 돼 큰 일 났다고 걱정하는 입주자들은 더 많다. 지난주 아파트를 비워달라는 통고를 받았다는 엘 카혼의 발레리 엔노스(62)는 “나가달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충격을 받았다”며 “없는 사람은 기름을 짜서 쫓아내고 부유한 사람들에게 집을 주다니 우울하다”고 말한다.
■아파트를 콘도로
아파트를 콘도로 개조하는 붐이 뜨겁다. 콘도 개발 업체에 매각된 아파트 유닛수는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05년 유닛 수는 6월1일 현재까지 5개월치. 단위 1,000유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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