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마 칼리지 ‘알렉산더 밸리’
포도 재배면적 나파보다 방대하지만
와이너리 퍼져 있어 상업화는 뒤져
한적한 곳 위치 품격높은 분위기의
조던 와이너리 적포도주 맛 ‘우아’
한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품종
미국에서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는 북가주의 나파 밸리가 첫 번째로 꼽힌다. 그러나 그에 필적할 만큼 우수한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 나파 바로 옆에 위치한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이다.
사실은 포도나무 재배면적으로 치자면 나파(4만3,000여 에이커)보다 소노마(5만6,000여 에이커)가 더 크고 와이너리의 수도 거의 200개나 되는데(나파 250여개), 항상 나파의 유명세에 눌려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곳이다.
좋은 와인을 만들면서도 주목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와이너리들이 넓은 지역에 퍼져있어 방문이 수월치 않다는 지역적 특성도 있다. 나파 밸리는 29번 도로와 실버라도 길을 두 축으로 수많은 와이너리들이 오밀조밀 몰려있고, 중간중간 수많은 식당과 샵들이 포진해있어 방문객들이 발길 내키는 대로 투어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소노마는 중심이라고 할만한 길이 101번 하이웨이여서 오붓한 느낌이 없는데다 좋은 와이너리들은 큰길에서 벗어나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나파보다 소노마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많은 관광객에 치이는 것이 불만인 진지한 와인 애호가들이 시간을 갖고 한적하게 둘러보기 좋은 곳이 소노마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래서 소노마는 나파보다 덜 상업화되었다고들 이야기한다.
소노마는 바닷가 쪽으로 가깝기 때문에 날씨가 나파 밸리보다 약간 더 차고 습한 편이다. 따라서 아주 우수한 샤도네와 피노 누아가 생산되고 카버네 소비뇽은 나파산보다 좀더 부드럽고 섬세하며 우아한 맛, 프랑스 보르도 산 적포도주와 비슷하다고 평가받는다.
소노마 카운티는 지역에 따라 알렉산더 밸리(Alexander Valley), 드라이 크릭 밸리(Dry Creek Valley), 카네로스(Carneros), 초크 힐(Chalk Hill), 나이츠 밸리(Nights Valley),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 소노마 코스트(Sonoma Coast) 등지로 세분되는데 이중 알렉산더 밸리는 요즘 와인 컬렉터들 사이에 품질 좋은 카버네 소비뇽을 나파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안 리버와 101 하이웨이를 따라 20마일 가량 뻗어있는 알렉산더 밸리는 최근 들어 와이너리들이 새로운 포도 재배기술을 도입하고 언덕배기 경작지들을 최대한 이용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더 좋은 와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렉산더 밸리에서 좋은 카버네 소비뇽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은 시미(Simi), 조던(Jordan), 실버 오크(Silver Oak), 클로 뒤 부아(Clos Du Bois), 로드니 스트롱(Rodney Strong), 샤토 수버렌(Chateau Souverain) 등 잘 알려진 이름들인데, 이중 조던의 카버네 소비뇽은 한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와인의 하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알렉산더 밸리의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조던 와이너리는 1970년대초 탐 조던이라는 지질학자이며 오일 재벌이 세운 와이너리로 조용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뜰과 정원, 건물과 포도밭을 둘러보면 클래식하면서 품격 높은 분위기에 압도되곤 한다.
이 곳에서는 카버네 소비뇽과 샤도네 단 두 가지 와인만을 만드는데 첫 빈티지인 1976년 이후, 가격에 비해 맛있는 그의 와인은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조던의 카버네는 카버네 소비뇽을 주품종으로 멜로와 카버네 프랑을 약간씩 섞어 만드는데, 무엇보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특징지어진다. 아마 그 때문에 적포도주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들에게 쉽게 어필했는지 모르겠다. 가격은 대개 45달러 안팍이며(트레이더 조스에서 40달러 이하) 식당 와인 리스트에는 70~80달러 정도에 올라있다.
이외에 가격 대비 맛있는 카버네로는 시미(25달러)를 들 수 있는데 과일향이 매우 진한 이 와인은 88% 카버네 소비뇽과 멀로, 말벡, 시라, 프티 시라를 조금씩 섞어서 만든다.
클로 뒤 부아가 만드는 메리타지 ‘말스톤’(Marlstone, 40달러) 역시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는 적포도주로 부드럽고 크리미한 과일향과 우아한 초컬릿 맛, 그리고 풍부한 태닌이 오랜 숙성을 보장한다.
로드니 스트롱의 메리타지 ‘시미트리’(Symmetry, 55달러), 실버 오크의 카버네 소비뇽(60달러), 로버트 영의 사이온(Scion, 60달러) 등이 소노마 카운티 알렉산더 밸리에서 자랑하는 적포도주들이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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