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용 파자마 디자인을 보여주는 메리 도메니코와 필립 치고스. 이들은 중국에서 옷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제조 공장도 판매할 가게도 없는 비즈니스다.
값싼 노동력 이용 저가 생산 이점
대기업 따라 마이크로 업체들도 “밖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에이전트 필립 치고스와 디자이너 메리 도메니코는 아동용 파자마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해 바쁘게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패턴 마무리와 옷감 선정, 그리고 자신들의 2 베드룸 아파트 내부를 사무실로 개조하는 작업도 동시에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중국의 여자 재봉사들을 선정하는 작업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봉제 노동자를 찾는 대신 인건비가 훨씬 저렴한 중국의 근로자를 이용하여 옷을 생산해서 들여와 파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꾸려갈 작전이다. 큰 기업들이 제조의 많은 부분을 해외로 돌리고 있는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주 작은 창업 비즈니스도 해외 아웃소싱을 이용한다. 큰 기업들의 통상적인 아웃소싱에 비한다면 ‘마이크로 아웃소싱’인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의 수많은 맘&팝 영세 비즈니스들도 원가 절감을 위해 빠르게 해외 외주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스리랑카나 중국, 멕시코, 동유럽 국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는 미국 스몰 비즈니스의 마이크로 아웃소싱 실태를 전했다.
공장도 창고도 가게도 없이 비즈니스
봉제서 컴퓨터까지 모든 것 외주 가능
마이크로 비즈니스들이 해외 외주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보다 훨씬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 필립 치고스와 메리 도메니코가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메이드 인 USA 브랜드를 붙이고 미국 천으로 생산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원가가 우리가 목표한 가격보다 4배내지 10배나 더 올라갈 것이다. 우리가 만드는 어린애 파자마를 개당 120달러에 팔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치고스는 말한다. 시간당 50센트로 일할 미국인은 없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는 시간강 50센트로 일할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있다.
이처럼 구멍가게와 다를 바 없는 마이크로 비즈니스도 해외로까지 손을 뻗칠 수 있게 된 것은 인터넷 등 테크놀러지 발달과 노동시장의 글로벌화로 세계가 하나로 되었기 때문.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편리한 통신이 있기에 영세 창업 비즈니스도 전 세계 어느 곳의 고객에게도 자신의 상품을 팔 수 있게 됐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수천마일이나 떨어진 곳의 노동자와 공장을 이용해서 상품을 만들어 올 수 있는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외국의 공장이지만 값싼 이메일과 전화, 그리고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제품 디자인을 보내고 지시하고 재고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아웃소싱 전문가인 UC버클리의 하스 경영 대학원의 경제학자 아쇼크 데오 바단의 말을 빌면 “지구 저편에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접촉하고 모니터 하는 것이 아주 쉬워졌다.”
미국보다 훨씬 싼 원가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해외 아웃소싱이 길이 열렸다는 것은 미국인 사업가들에게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보다 쉽게 제품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작은 비즈니스들도 해외 아웃소싱의 이점을 간파하고 경쟁적으로 해외로 생산 라인을 돌리고 있다. 중소업체들의 해외 외주는 봉제와 장신구에서 소프트웨어 설계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가넷사의 용역 연구원인 앨리 영의 말을 들어보자. “아웃소싱은 현재 모든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철강 생산에서부터 자동차 생산, 컴퓨터 칩 제조와 소프트웨어 설계에 이르기까지 한계가 없다. 어떤 일감도 해외로 돌릴 수 잇다. 디지털화 할 수 있고 이발처럼 대면을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해외 외주로 가능하다.”
그러나 마이크로 비즈니스의 해외 외주에는 넘어야할 장애도 적지 않다. 인건비는 비교할 수 없이 싼 반면 언어나 시차, 문화차이, 복잡한 수입 규정, 선박 운송료 등은 큰 장애요인이다. 심지어 조류 독감과 같은 예상치 못한 일로 비즈니스가 틀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해외 아웃소싱은 주문이 어느 정도 커야 이익이 있다. 프로젝트가 아주 작을 경우는 해외 컨트랙터를 찾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개설하는 시간과 비용이 더 많아 실익이 없다.
해외 아웃소싱은 영세 창업 비즈니스에 새로운 기회다. 치고스와 도메니코는 “해외의 싼 노동자야말로 창업에 불가결의 존재였다며 그들이 없다면 파자마를 한벌에 50달러이하로는 도저히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비즈니스는 가상 공간에서 이뤄진다. 자신들의 제조공장도 없고 가게도 없고 창고도 없다. 옷 판매는 인터넷과 부틱소매점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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