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와 성장호르몬
“우리 아이 키는 정상일까?” 요즘 아이들의 키는 예전 같지 않게 참 크다. 어릴 때는 한인 어린이도 이웃의 미국아이들과 키 차가 별반 없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키가 꾸준히 크는 아이들도 있고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자녀의 키가 더디게 자라고 있거나 자녀의 친구가 어느 날 몰라보게 훌쩍 컸다든지 하면 왠지 ‘내 아이는 제대로 자라고 있나’하는 걱정이 앞선다.
7세~사춘기 연 5~6cm미만 자랄땐
저신장증 의심… 성장판 상태 검사
성장호르몬 투여 2~3인치 자랄수도
키는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서 몸무게와 함께 중요한 성장지표가 된다.
애나하임의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는 “키는 부모가 원하는 사이즈로 크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것인지 살펴야 한다”며 “아이의 키가 저신장(Short Stature)이라고 판명되면 2세 이후부터 사춘기 들어가기 전 치료 방향을 정하고 이에 따른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옥 소아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자녀의 키 성장과 성장호르몬에 대해 알아보았다.
1년에 1인치 미만 자랄때
성장호르몬 주사 맞아야
# 내 아이 키는 어디에 속하나
키가 작은 저신장으로 판단되는 것은 100명 중 2.5명에 속하는 것을 말한다. 즉 아주 작은 아이라고 하려면 2세부터 성장속도가 성장곡선에서 떨어지고, 키가 7세부터 사춘기 사이에 1년에 5~6cm 미만으로 자랄 때는 저신장증이 아닌가 의심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키는 각 가정마다 예측된 기준치가 있으며 자녀의 키가 부모와 비슷한지에 따라 그 가족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판별한다”며 “비정상적으로 작지 않은데도 부모의 희망사항 때문에 치료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조언했다.
자녀의 키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있는지 여부는 성장곡선 도표와 성장속도로 가늠할 수 있다. 성장곡선 도표에서는 이전의 성장곡선에서 떨어져 있는지, 또 일년에 얼마씩 자라는지를 나타내는 성장속도가 비정상인지 알아본다. 아이가 표준 편차(standard deviation), 즉 정상 성장곡선에서 아주 낮은 2.5%에 속하는지도 살핀다. 아이의 성장 관찰은 적어도 6개월 이상 필요하다.
#키의 정상속도와 사춘기 성장지연
1년에 몇 센티 크는가 하는 것은 나이마다 틀리다. 특히 생후 한 살 때는 인생에서 최고로 크는데 이때 키 크는 속도는 엄청나다. 2세 이후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가 사춘기 때 다시 성장속도가 증가한다.
성장속도는 1~2세는 1년에 10cm정도로 쑥쑥 큰다. 2~3세에는 1년에 8cm, 3~4세에는 1년에 7cm, 4~7세는 1년에 6cm 자라며 7세부터 사춘기까지는 1년에 5~6cm로 완만하게 큰다.
여자의 경우 사춘기에 들어가면서 가슴도 나오고, 생리도 하는 중간기인 사춘기 3단계에 이르러 키 성장속도는 최고점에 달한다. 대략 12세쯤으로 최고로 클 때는 1년에 8.3cm까지 큰다. 남자는 사춘기 4단계인 14세쯤에 최고에 달하며 1년에 9.5cm까지 성장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2년 더 일찍 키 성장이 빠른 상태에 도달한다. 여자가 만약 13세까지도 사춘기 징후가 안보이고 가슴도 나오지 않은 경우, 즉 여성 성숙의 사인이 안보일 때는 비정상 성장지연으로 볼 수 있으며 남자는 14세가 해당된다. 성적 발달도 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얘기다. 사춘기는 모두 5단계로 5단계에 들어가면 육체적 성숙의 마지막 단계다.
#내 아이 얼만큼 클까
자녀의 키는 부모키로부터 예측할 수 있다. 예상 성인 키는 부모의 키를 더한 것에서 남아는 6.5cm를 더한 후, 여아는 6.5cm를 뺀 후 나온 숫자를 2로 나누면 예측 목표치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자인 경우 아버지가 170cm, 어머니가 160cm일때 계산하면 (170+160+6.5)÷2=168.25 바로 168.25가 예상치다.
#저신장의 원인
키는 뼈가 크는 것이다. 뼈의 성장은 뼈 끝에 있는 성장판(Growth Plate)이 열려 있으므로 키가 계속 클 수 있다. 키 성장 저해 요인으로는 이 성장판에 문제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볼 수 있다. 선천적으로 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성장판에 직접 영향받았을 수 있고, 또한 유전적 염색체 문제로 성장판 내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임신 중 모체가 알콜, 흡연 등으로 태아가 자라지 않은 경우, 이유없이 태아 때부터 자라지 않아 생후 2년 안에도 정상속도가 회복되지 않은 경우(IUGR), 또한 ‘ISS(Idiopathic Short Stature)’로 아무 이유없이 키가 작게 성장하는 경우, 집안 내력으로 성장과 발달이 지연될 경우 등은 성장판에 직, 간접 영향이 생겨 키 성장에 문제가 있는 요인들이다.
만성질환인 만성신부전, 당뇨병, 영양결핍 등 2차적인 이유로 성장판에 영향을 주거나 마지막으로 성장호르몬이나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그 집안내력으로 작을 수도 있으며 흔한 것으로는 체질상 사춘기때 발육이 늦게 시작돼 늦게 자라 성인이 되면 정상 예상키까지 자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성장 호르몬 치료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은 전뇌에서 분비된다. 또한 성장호르몬은 다른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몸 부분의 세포에 작용하며 ‘IGF-I’ 란 호르몬 합성을 증진하며, 여러 말단 세포에서 특히 성장판에서 자라게 하는 영향을 끼친다. 다른 호르몬이 잘 나오도록 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성장호르몬은 뼈 성장판 뿐 아니라 지방과 근육, 또한 다른 말단세포까지 영향을 준다.
치료를 생각할 때는 키가 작은 이유가 단지 성장이 지연된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 단순히 성장이 지연된 것 뿐이면 자라는 것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이정옥 전문의는 “아이가 저성장증이라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정확한 치료를 해야 한다”며 “저신장인 경우 현대과학으로는 성장 치료는 성장 호르몬밖에는 그 해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첫째 문진이 중요하며 성장곡선, 성장속도, 부모의 키, 가족들의 병력, 가족들의 성장과 발달, 부모의 사춘기 발달의 내력을 살펴보며 또 검사로는 성장판 상태를 볼 수 있는 뼈 나이(bone age) 엑스레이, 피검사를 통한 호르몬 테스트 등를 통해 진단한다.
1960년부터 쓰기 시작한 성장호르몬은 죽은 사람의 뇌하수체로부터 성장호르몬을 얻었으나 1985년부터 DNA 합성 기술로 새로운 성장 호르몬이 개발돼, 같은 해 FDA 승인에 따라 rhGH(recombinant human Growth hormone)을 환자들에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성장호르몬 치료에 적응되는 질병들은 첫째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신드롬, 만성신부전증 환자로 이식을 못하는 경우, 모태에서부터 자라지 않아 2년안에 정상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프레드 윌리 신드롬 등에 성장호르몬을 투여할 수 있었다. 또한 가장 최근인 2003년 5월에는 아무 이유없이 작은 경우(ISS)인 경우, AIDS 환자, 성인 성장 호르몬 부족증에도 추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성장호르몬 치료로 2~3인치 정도는 더 자랄 수 있다. 1인치 당 3만5,000달러로 고가의 치료로 기대효과의 성장이 끝날 때까지인데, 1년에 1인치 미만이 자랄 때, 뼈 나이(Bone Age, 골격 성장 연령)가 여아에서는 성장판이 닫히는 14세이상, 남아에서는 16세이상일 때까지 몇년이라도 매일 피하주사를 맞는다.
비교적 안전한 치료이긴 하나 부작용이 드물게 있을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당뇨, 인슐린 저항증, 갑상선 호르몬 이상이 올 수 있으며 췌장염, 망막 문제, 비정상적으로 가슴이 일찍 나오는 것, 또한 근육과 뼈에 염증 및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성장 호르몬에 항체가 생길 수도 있다. 생식기 기능 저하, 암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주치의와 함께 의논해 정기적으로 진료하면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이정옥 전문의는 “100명중 크기 순으로 2.5번째 미만에 속하는 저신장이며 키 크는 성장속도가 6-7세 이후부터 사춘기 전까지 1년에 5cm 미만일 때, 혹은 적어도 6개월간 성장곡선에서 떨어질 때도 여아의 예상 최종 키가 4피트11인치, 남아는 5피트 3인치 이하일 때는 자세한 진단을 통해 성장호르몬의 사용여부를 잘 판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서 올바른 치료를 적절한 연령에 시작할 수 있다면 성장의 문제로 불이익을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미래의 삶에 잠재된 가능성을 충분히 펼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덧붙였다.
<도움말-이정옥 소아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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