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테러 규탄..이라크 정부 지지 선언
= 이라크 주재 이집트 공관 잠정 폐쇄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은 지난 2일 바그다드에서 납치한 이하브 알-샤리프(51)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를 살해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샤리프 대사의 피살을 공식 확인하고, 바그다드 주재 외교 공관을 잠정 폐쇄키로 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공식 상정할 계획이다.
샤리프 대사는 이라크에서 외국인 납치ㆍ살해극이 시작된 이후 저항세력에 의해 살해된 최초의 외국 공관장으로 기록됐다.
◇ 알-카에다 성명 = 이라크 알-카에다는 이슬람 웹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샤리프 대사가 유대인 및 기독교도와 제휴한 `압제정권’을 대표하기 때문에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우리는 배교자들의 대사인 이집트 대사에 대한 신의 평결이 집행됐음을 선언한다. 신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웹사이트에는 폴로 셔츠 차림에 두건으로 얼굴이 가려진 샤리프 대사의 모습을 담은 짧은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됐다. 비디오테이프는 샤리프 대사의 살해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디오속의 인물은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밝힌 뒤 과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샤리프 대사는 과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 근무한 바 있다.
◇ 이집트 정부 확인 = 이집트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샤리프 대사의 피살을 확인하고 깊은 고통과 슬픔을 표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각적인 접촉을 통해 샤리프 대사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결정적 증거를 넘겨받지 못했으며 샤리프 대사 시신의 소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샤리프 대사 유족에게 조의를 전하고 살해자들을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비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기존의 대 이라크 지지정책을 계속 추진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관영 MENA 통신에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은 테러행위가 이라크 정부와 국민을 지지하는 이집트의 확고한 입장을 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샤리프 대사가 국가와 종교도 모르면서 이슬람을 악용하는 테러리즘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개탄했다.
◇ 이집트, 바그다드 공관 잠정 폐쇄 = 이집트 정부는 이라크 주재 외교공관을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을 귀국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이집트 정부 고위 관리는 바그다드 공관에 근무하는 6명의 외교관과 6명의 행정요원들에게 8일 바그다드를 떠나도록 지시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또 샤리프 대사 피살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상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마지드 압델 아지즈 유엔주재 이집트대사는 유엔안보리가 이라크 주재 외국 외교관 보호대책을 논의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샤리프 대사 피살과 관련,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즉각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본부와 상의 후 소집을 요청할 것임을 시사했다.
압델 아지즈 대사는 안보리가 이집트 뿐 아니라 다른 국가 외교관들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라크 정부 반응 =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알-카에다 및 외국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포함된 기타 조직들을 섬멸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그들과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동조하지 않는 이라크인과 시아파, 쿠르드족 뿐 아니라 수니 아랍인들을 전멸시키기 위한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이라크 정부는 자국내 외국 외교관들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각국 정부에 설득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이라크 외교부 사이트에 따르면 이라크에는 현재 46개 외국 공관들이 있으며 이 가운데 14개가 아랍ㆍ이슬람권 공관들이다.
이집트는 지난달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이라크 지원 국제회의에서 아랍권 최초로 이라크 주재 대사관 재개 방침을 발표했다. 샤리프는 대사로 내정된 뒤 지난달 1일 바그다드 공관에 부임했으며 신임장 제정 후 정식 대사로 임명될 예정이었다.
bar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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