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의 휴가’
★★★★(The Ninth Day)
2차대전 때 폴란드의 유대인 수용소 다하우에 수감됐던 룩셈부르크의 신부 장 베르나르의 실화로 믿음과 인간성에 관한 강렬한 드라마다. 특히 베르나르역의 울릭 마테스(히틀러의 최후 벙커생활을 그린 ‘몰락’에서 괴벨스역)가 생존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부의 역을 뛰어나게 묘사한다. 독일 영화로 감독은 볼커 슐뢴도르프.
크레머 신부는 유럽 각국에서 이송돼 온 성직자들과 함께 다하우에서 모진 노역과 기아와 구타에 시달리면서도 신심을 고수한다. 그런데 크레머는 갑자기 9일간의 휴가를 얻어 귀향한다. 고향서 그를 호출한 신학교 출신의 SS 장교 게파르트가 크레머에게 제의한다. 나치에 저항해 성당서 두문불출하며 종을 울리는 주교를 설득해 타종을 중지하게 하고 아울러 나치 지지 성명서를 쓰라는 것. 9일 안에 이를 이행치 못하면 다시 수용소로 돌려보내겠다는 것. 엄격한 도덕성과 신심의 소유자의 도덕적 투쟁의 이야기로 뼛골이 저며들도록 고통스럽다. 성인용. 뮤직홀 (310-274-6869)
‘머더볼’
★★★★(Murderball)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휠체어에 의지하고 사는 하반신 불구자들의 럭비와도 같은 경기인 ‘머더볼’을 위한 준비와 경기 그리고 이들의 불굴의 생명력과 투혼을 그린 감동적인 기록영화다.
2년간 선수들을 따라 다리며 그들의 삶과 내면 감정까지를 포착한 흥미진진한 영화로 강렬하고 폭발적이며 또 감정적이고 정신을 고양시키는 훌륭한 스포츠 드라마이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 관객 기록영화상 수상.
영화는 휠체어 럭비선수들을 연민의 눈으로 포착하지 않고 사지가 멀쩡한 럭비선수들처럼 상소리하고 거칠고 승부욕에 집념하는 모양 그대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실내 럭비경기는 풋볼처럼 격렬한데 영화는 미국과 캐나다 팀간의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의 경기와 함께 이들의 인간으로서의 장단점과 좌절감과 사랑과 희망을 고루 다뤘다.
R. 모니카310-394-9741), 선셋5(323-848-3500),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281-8223)
‘크로니카스’
★★★(Cronicas)
미국의 외교정책과 미디어의 특종을 노린 과다한 횡포에 관한 격렬한 비판으로 멕시코와 에콰도르 합작 영화.
내용은 연쇄 살인범에 관한 스릴러이지만 그 안에는 보다 광범위함 의미를 지닌 현대 정치와 사회에 관한 도전적인 우화이다.
플로리다의 한 TV의 스타기자인 마놀로는 제작자 마리사와 카메라맨 아이반과 함께 ‘괴물’이라 불리는 아동연쇄 살인범 사건 취재차 에콰도르에 온다. 마놀로는 어느 날 차로 아이를 치어 죽인 성경외판원 비니시오를 린치에서 구해 주면서 경찰에 체포된 이 사람과 악마의 계약을 한다.
비니시오는 ‘괴물’에 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자기를 감옥에서 풀어주면 ‘괴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마놀로는 비니시오와의 관계를 이어가다 비니시오가 ‘괴물’이라는 심증을 굳힌다.
R. 페어팩스(323-655-4010), 플레이하우스 (626-844-6500), 밀스30(909-484-3000), 스테디엄20(800-fandango#166), 코머스센터, 맨 플랜트.
‘해롤드와 모드’
(Harold and Maude)
부잣집 아들로 자살에 집착하는 10대 소년 해롤드(버드 코트)와 79세에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과격한 할머니 모드(루스 고든)의 얄궂고 상냥하고 다정다감한 로맨스로 독특한 재미가 있다.
특히 해롤드의 온갖 스타일의 가짜 자살이 배꼽 빠지도록 우스운데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서로를 진실로 사랑하는 해롤드와 모드의 관계가 가슴 찡하도록 감동적이다. 야릇하게 마음에 드는 스크루볼 블랙 코미디로 핼 애쉬비 감독의 1972년작.
▲‘샴푸’(Shampoo·1975) 역시 애쉬비 감독의 영화로 남가주 특히 베벌리힐스 사람들의 도덕과 생활습관에 관한 풍자영화. 워렌 베이티가 미용사로 나와 여자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느라 땀을 흘린다.
줄리 크리스티 공연. 8, 9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위험: 디아볼릭’(Danger: Diabolik·1967)
이탈리아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화려하고 위트 있고 환상적인 액션 스릴러로 이런 멋 부리는 영화는 좀처럼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보석전문 도둑 존 필립 로가 몸에 꼭 끼는 고양이 옷을 입고 아찔하게 선정적인 파트너 마리사 벨과 한탕 한 뒤 빙빙 돌아가는 침대 위에 돈을 잔뜩 뿌려놓고 사랑을 즐기는 장면이 기차게 멋있다. 매우 지적이요 속도감 있고 구성이 완벽한 영화로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몽환적이다. 이 영화는 최근 Paramount에 의해 DVD로 나왔다. 마리오 바바 감독.
‘바바렐라’ (Barbarella·1968)
제인 폰다가 41세기 우주의 여주인공으로 나와 섹스와 모험을 즐기는 환상 액션 스릴러로 프랑스 만화가 원작이다. 폰다의 섹시한 모습 때문에 컬트무비가 된 기이한 영화로 존 필립 로 공연. 로저 바딤 감독. 8일 하오 7시30분 이집션 극장(323-466-FILM)
‘내 가슴이 놓친 박자’
(The Beat That My Heart Skipped) ★★★½
톰은 친구 화브리스와 함께 파리의 부동산 투기업자를 위해 폭력과 공갈협박을 행사하는 깡패.
톰의 어머니는 유명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아들에게 피아노의 재능을 전수했으나 톰은 어머니 사망 후 건반을 포기했다. 톰은 어느 날 어머니의 에이전트를 만나면서 피아노에 대한 사랑과 정열이 다시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톰은 베트남에서 이민 온 피아니스트 미아오-린으로부터 피아노 수업을 받는다. 음악이 두 사람의 언어장벽을 무너뜨리고 둘은 스승과 제자로서 치열하게 피아노에 매달리며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톰의 음악세계는 현실세계 때문에 계속해 장애를 맞게 된다. 톰이 마침내 리사이틀에 나가게 된 날 아버지를 살해한 러시안 갱스터와 유혈폭력을 벌이면서 영화는 2년 앞으로 플래시 포워드 된다. 성인용. 선셋 5, 플레이하우스, 유니버시티(949-854-8818).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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