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컴퓨터의 아이튠 뮤직 스토어나 기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노래를 한곡에 99센트에 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영화도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해 구입하게 될 전망이다. 합법, 불법을 막론하고 인터넷 비디오 사용이 급증하자 지난 수년간 이 문제를 회피해오던 할리웃 영화사들이 다운로드 옵션도 생각해내고, 1년전만 해도 외면했던 온라인 비지니스 모델을 숙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니·유니버설 등
수백편 온라인 판매 준비
워너브라더스는
5천여편 디지털화 마쳐
판매가 12∼20달러 예상
‘소니 영화사’의 경우 현재 500편의 영화를 다운로드와 판매가 가능한 디지털 포맷으로 변환하고 있으며, ‘유니버설’의 경우도 거의 200편을 디지털 온라인 판매에 대비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는 이미 소장영화 5,000편중 대부분을 디지털화해 그중 일부는 올 후반기에 판매하기 시작한다.
초고속 인터넷 연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불법 복사된 영화를 온라인으로 거래하기도 쉬워지고, 많아진 가운데 합법적인 비디오 다운로드 장사가 금방 잘 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아직도 영화 한편 다운로드하려면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데다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영화의 화질 또한 텔리비전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컴퓨터에 다운로드된 영화를 텔리비전 세트로 옮기는 일 또한 쉽지 않다.
그래도 아직 DVD로 나오지 않은 최신 영화나 최근 방송된 TV 쇼 같은 것을 불법 다운로드 하는, 테크놀로지에 밝은 비디오광들은 늘어만 가고 있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비디오가 할리웃이 가장 온라인으로 내놓기 싫어하는 작품들임은 당연하다. 히트 영화의 극장 입장료 수입이나 DVD 판매 수입을 양보하고 싶은 영화사나 인기 프로그램을 광고를 빼고 볼 수 있는 인터넷에 올리리려는 방송사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내놓지 않으려 해도 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지고 소프트웨어들도 좋아졌기 때문에 요즘 소비자들은 이미 더 많은 비디오를 온라인으로 보고 있다. 무료 뮤직 비디오는 MTV 보다 온라인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고, ‘집잽 미디어’의 정치 풍자극 같은 짧은 비디오도 수백만명이 보므로 CNN은 과거 유료였던 대부분의 비디오 컨텐트를 무료 웹사이트로 옮겨오는 대신 장면마다 맨 앞에 광고를 넣었다. 더 긴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도 커가고 있어 지난 가을 WB의 ‘잭 앤드 바비’ 첫회를 AOL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본 사람은 70만명이나 된다.
500편의 영화를 다운로드 할 수 있게 준비중인 소니사의 영화 필름 보관소.
할리웃은 소비자들이 DVD를 모으는 것처럼 디지털판 영화 역시 소유하기를 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5대 영화사가 3년전 함께 세운 영화 다운로딩 서비스회사 ‘무비링크’ ‘MSN’ 소니 ‘코넥트’ 타겟의 Target.com, 온라인 영화 대여점 ‘시네마나우’등 다양한 온라인 배급업자를 통해 다운로드될 영화의 소매가는 10~20달러로 DVD와 비슷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화사들은 온라인으로도 최소한 DVD 판매 수익 정도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배급비용및 소매점의 이윤을 가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DVD 도매가인 12달러 정도만 받아도 충분하리라는 전망도 있다.
‘무비링크’의 제임스 라모 사장은 다운로드판은 여행객들에게 인기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랩탑 컴퓨터로 볼 수 있는데다 온라인에서는 소매점보다 더 큰 선택의 여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비디오 대여업을 해온 무비링크의 현재 영업 실적은 월 10만건 정도로 별로 신통치 않다. 소유주인 5대 영화사들끼리 의견도 맞지 않고, 좋은 영화는 가격이 5달러로 일반 대여점보다 비싼데다, 24시간 내로 봐야한다는 제한까지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할리웃의 복잡한 영화 판매방식 때문에 선택범위가 한정되었다는 점이다.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된 후에 잠깐 비행기, 케이블의 ‘페이 퍼 뷰’ 시스템, HBO 같은 서브스크립션 케이블 네트웍을 거친 다음에 광고를 받는 TV 방송으로 나간다. 따라서 인터넷으로 대여할 수 있는 영화는 ‘페이-퍼-뷰’ 단계에 있는 신작이거나 아니면 아주 오래된 영화 뿐이고 오래된 영화조차 그 제작사및 그 영화에 사용된 음악의 판권 소유주와 인터넷 사용권에 대한 협상 과정을 거쳐야한다.
판권 문제 말고도 영화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서 보는 일의 매력을 제한할 기술적 문제가 또 있다. 앞으로 다운로드판 영화들은 우선 텔리비전과 연결되는 한대의 컴퓨터에서만 틀 수 있도록 제한되는데, 소비자들은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여러대의 컴퓨터나 휴대용 장치로 옮기고 DVD로 굽기도 원할 것이므로 결국 환영받지 못할 것이 뻔하다.
영화사들은 아직 CD처럼 복사회수를 제한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허용하면 해적판만 날뛰게 된다고 우려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주지 않고서 장사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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