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플릿보스턴 은행을 500억달러, 최근 MBNA사를 350억 달러에 사들인 뱅크 오브 어메리카가 30개 주에 5,800개 지점을 거느리고 있고, 역시 작년에 600억달러에 뱅크 원을 매입한 J.P. 모건 체이스도 2,500개 지점망을 갖고 있다. 이런 공룡 은행들 가운데 아리조나주 피닉스의 웨스턴 내셔널 뱅크는 달랑 하나 뿐이다. 카멜백 코리더라고 알려진 피닉스 시내 상업지역내 사무실 건물 1층 코너에 자리잡은 은행에는 드라이브 스루 윈도우조차 없다.
소기업·소수민족 타겟
디파짓 받으러 출장 등
인간미 넘치는 영업전략
커뮤니티은행 허가 작년 112건
대신 고객의 차가 오면 베이지색 우산 아래 코발트 블루 카운터에서 기다리던 텔러가 다가가 디파짓을 받고, 12온스들이 물병을 안겨준다. 길가 뿐만 아니라 스몰 비지니스를 하는 고객의 업체까지 가서 디파짓을 픽업해 오기도 한다. 개인 구좌 고객의 자녀에게는 장난감 금고를 선물로 준다.
“손님들이 아주 좋아하십니다”고 말하는 이 은행 주인 윌리암 힌츠 2세(39)는 바로 그런 작은 정성이 거대 은행의 인간미 없는 서비스에 질린 고객들의 마음과 주머니를 열게 한다고 말한다. 웨스턴 내셔널에서 고객들은 2,000달러짜리 저축 구좌를 가졌건 5만달러짜리 융자를 했건 똑같이 대접받는다.
캐피털 뱅크코프 리미티드의 후원 아래 3개의 작은 은행을 설립해 모두 매각한 경험이 있는 힌츠는 이번에는 이 지역 투자가들과 자신의 돈을 모아 이 은행을 설립했다. “소액 융자와 은행업무에는 고객과의 친분이 중요합니다. 은행도 자신이 영업을 하는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어야지요”
아직까지는 그의 영업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설립 4개월만에 목표의 2배에 해당하는 400개 이상의 구좌를 끌어 들이고 자산을 3,200만달러로 늘였다. 손익분기점을 넘는데18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그 또한 1년 이내로 앞당겨질 것 같다.
요즘 한인 커뮤니티에도 은행이 계속 설립되고 있지만 미 전국적으로도 작은 커뮤니티 은행 창업이 한창이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거래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열망에서 기회를 엿보는, 대형 은행에 합병된 작은 은행 매니저 출신들이 중심이 되는 것으로 특히 서북부와 동남부 지역에서 많이 생기고 있다.
은행업계의 합병 바람으로 미국의 은행 숫자는 줄었지만 인터넷 거품이 터진 이후 커뮤니티 은행 차터 발급은 계속 증가세로 2002년에 79개이던 것이 작년에는 112개로 늘었다. FDIC의 수석 경제학자 릭 브라운은 그 이유로 경제의 주기적 속성, 소기업및 소수민족 그룹이라는 틈새 시장을 꼽는다. 작은 커뮤니티 은행은 또 간접경비를 적게 들이면서도 신기술 덕분에 수표를 대형은행처럼 신속하게 결제할 수 있다는 잇점을 갖고 있다.
물론 대형은행들이 퍼스널 터치의 힘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플릿을 합병한 이후 뱅크 오브 어메리카는 정문 앞에 환영및 안내 담당 직원을 두고 고객을 돕고 있으며, 각 민족집단을 염두에 둔 상품을 개발하고 특정 소수민족 집단이 집중 거주하는 지역에는 이중언어 사용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한된 범위의 인구 집단을 상대로 한 마케팅은 작은 은행들이 강세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10년만에 처음으로 연방 차터를 획득한 흑인 소유 은행인 뱅크블랙웰은 전국의 중류층이상 흑인들을 목표 고객으로 삼고 있으며 본부는 보스턴에 있지만 비지니스는 웹 사이트나 전화, 우편으로만 하고 있다. 뱅크블랙웰을 창립한 제임스 먼디는 미국 최대의 소수민족 소유 은행중 하나였던 보스턴의 원유나이티즈 뱅크 간부 출신이다.
주류은행들도 물론 소수민족 고객들을 끌어 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시건주 앤아버의 유니버시티 뱅크는 2003년 7월부터 이 지역에 많이 사는 회교도들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자를 주고 받는 일은 코란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한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인 결과 나오게 된 이 은행의 새로운 서비스는 전통적인 융자를 리스 계약으로 대치시켜 회교도는 모기지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중 자기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렌트를 내도록, 저축구좌에서 이자를 받는 대신에 잔금에 대한 이익배당금을 받게 했다. 아직 덜 개발된데다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인 히스패닉을 상대로 한 은행 역시 인기가 커가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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