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방학동안 참여할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찾느라 분주하다. 연초부터 자신에게 적합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찾으며 미리부터 철저히 준비해 온 학생이 있는가 하면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하려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특히 고교생들은 방학 중 봉사활동 참여도에 따라 장래 대학의 입학심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올바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요령을 살펴본다.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단순한 봉사의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연장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계획을 세울 때에도 이를 반드시 염두에 두고 적합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 자신의 장래 계획은 무엇인지, 학교에서 수강했거나 앞으로 수강할 과목은 무엇인지, 미래 희망하는 전공학과는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회학과 지망생이라면 노숙자 셸터나 교도소 등에서 빈곤문제나 인종차별 등 사회적 이슈와 연관된 봉사활동을 찾아볼 수 있다. 사람의 심리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개인 학습지도나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간접 학습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봉사활동 참가자는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힘을 쏟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물론 남을 돕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봉사활동 참여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거나 사회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더욱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배급해 주고 그들의 굶주림을 채워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나아가 그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고 그러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것 또한 봉사활동 참여의 의미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은 자기자신의 한계를 도전해 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간 살아오며 익숙해진 주변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의 사람들과 만남의 기회로 삼는 것도 도전의 한 방법일 수 있다. 저소득층이나 빈민층 거주지역을 찾아가 그들과의 생활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깨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는 계기로 삼는다. 자기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익숙한 환경 속에서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도전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자신의 봉사활동을 통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는 점에서 부족함이 많다.
■봉사활동 참가자는 겸손함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며 봉사활동 참가를 결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봉사활동이 끝나가면서 거꾸로 자신들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깨우침을 얻게 됐는지 실감하게 된다.
자신보다 더 낮은 위치에 있거나 열악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겠다고 큰소리 쳤다가 특정집
단에 대한 자신의 편견이 얼마나 그릇된 오만이었는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어쩔 수 없는 의무감 때문에 참여하는 봉사활동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활동
을 찾는 것이 참가자나 수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잊지 말도록.
■봉사활동에는 확실한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 급여를 받지 않고 스스로 자원해서 하는 봉사
라고 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해진 시간에 필요한 장소에 도착하고 활동이 끝나는 시간까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
도록 해야 한다. 봉사활동은 장차 진출하게 될 사회생활의 축소판이라는 점을 기억한다.
■봉사활동은 특정기관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스스로 문
제를 찾고 스스로 활동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웃집에 거주하는 노인 부부의 집이나 담장을 페인트 해주거나 사고다발 지역인 집 앞 건널목
의 안전요원으로 활동하기, 또는 아침마다 동네 청소하는 일도 훌륭한 봉사활동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와 관심거리가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도록 해야 한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의미가 있다. 가족간의 협동심도 기르고 서로간의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각자의 재능이나 기술, 능력, 관심분야에 맞춰 적절한 프로그램을 찾거나 활동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다. 그렇다고 방학동안 지나치게 봉사활동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 자칫 무리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괜한 부담감 때문에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다보면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도 우수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꼭 대학 입시를 위한 목적보다는 순수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으므로 가능한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 참여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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