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고세곤 / 메릴랜드 거주 .전 구국향군 부사령관
1970년대의 수감자 돕기 운동
미국의 동부 지역엔 수감자 돕기 운동이 은밀히 진행되어 갔다. 필라델피아의 템플 대학 김순경 박사는 가장 비정치적인 사람으로 화학박사요, 서울대 교수 출신이다.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해 수감자 걱정이 태산 같았다. 돈을 모아 서울의 함석헌 선생께 보내곤 했다. 지극 정성으로 10여 년을 계속했고 고난의 해결을 위해 살다 82세로 하나님 나라에 가 계신다.
1970년 초 워싱턴의 학생운동
유신으로 유학생 사회도 양분되었다. 정치 이념이 다를 때는 인간은 서로 등지고 만다. 워싱턴 DC가 정치도시인 고로 그런 풍조는 민감했다. ‘반독재 학생회’는 유신을 반대하고 있었다. 마동성, 고의곤, 권영연(이상 CU), 엄환섭, 배태일(이상 MD대)은 문예공연도 하고 ‘진오귀’와 ‘목요기도회’를 선도했다.
1975년 3월 미국 국회사건
미국 하원은 Frazier 의원(민주. 미네소타) 국제소분과 위원장이 내놓은 개정안으로 친한파와 반한파로 양분되었다. 유신 독재의 인권 침해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5,000여 명의 정치범을 수감 중이었다.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한국이 최상위권으로 인권의 최악상태를 증명했다. 운동권 학생들, 3.1 민주구국선언자, 주로 성직자들, 민청련 인사, 노동운동가, 야당정치인, 교수, 여공 등 수감자는 다양했다.
민족운동 단체의 최우선 과제는 이들의 석방문제였다. 국내 정치는 실종되어 외국으로 뻗어 나왔다. 당시 NCC에서 KOREA DESK(한국과)를 책임지고 있던 Sinnott 신부(한국명 시노트)는 상하 양원 계몽에 나섰다. 먼저 하원의원 Frazier 국제소분과 위원장과 연합전선을 펴 Frazier의 개정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력했다. 군사 차관에 인권 연계를 골자로 한국에 압력을 가한 것이다. 박동선 사건(Korea Gate)으로 풀이 죽은 박 정권은 곤경에 처했다. 왜냐면 친한파 의원들의 부정이 폭로되어 여론이 불리했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Sinnott 신부를 태우고 국회로 갔다. Frazier 안 통과를 위해 로비에 동참했다. 투표 기록을 보고 성향을 알아내는 것으로 일과는 시작되었다.
Frazier 지지는 민주당 진보파와 북부 의원들이 대부분이요, 초선으로 앨 고어와 솔라즈 의원도 그의 지지자였다. Frazier 안 개정안 토론회가 열렸는데 양측은 한국을 보는 시각이 서로 달랐다. 보수파는 안보 우선, 진보파는 민주 인권회복이 우선이었다.
국회 레이번 빌딩 회의실이었다.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여론수렴을 위해 실시하는 원내 토론회였다. 보수파의 투사는 존 머피 의원(민주. 뉴욕)이었다. 머피 의원은 한국전 참전 용사였다. 유신체제를 지지하고 개정안 반대토론에 나왔다. 1974년 그는 한국 반공대회 미국 측 강사였다. Sinnott 신부와 정반대 의견을 가진 미국인 신부도 있었다. 친한파는 대부분 스캔들로 정치에서 탈락한 사람이 많았다. 주로 박동선 사건에 연루된 자들이다. 나는 토론장에서 Frazier 개정안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친한파 의원들을 비판했다. 국회의원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투쟁한 것이다.
Sinnott의 의견대로 이번엔 남부 의원을 선정해서 Frazier 의원의 개정안을 들고 그의 방에 들어섰다. 소위 로비란 것이다. 그 의원은 나의 오랜 친구 Richard White 의원(민주. 텍사스)이었다. Sinnott를 소개하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Frazier 의원의 개정안을 벌써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인권 개선을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Mr. Koh, I’m not agree.” 였다. 멋쩍게 되었고 실망했다.
그가 미국의 국방분과위원으로 한국에 가서 서종철 참모총장을 만나서 “고 소령을 아시오?”라고 물었다 했다. 우리들의 인간관계도 정치 차이는 극복치 못했다. 그의 선거구는 군인기지가 있어 군인 표는 그의 당락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는 2차대전 때 해병대로 사이판 전투 경험자였다. 6선 의원으로 정치생활을 끝냈다. 본 회의에서 Frazier 개정안은 부결되었지만 그후 한국 인권상황은 호전되어 갔다.
고세곤 / 메릴랜드 거주 .전 구국향군 부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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