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섭취 줄어 좋고 다양한 맛 즐겨서 좋고
미국인들에게 사랑받아 온 스낵 ‘껌’ 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담배도 덜 피우며, 더욱 대담한 맛과 자그마한 사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늘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비타민 보강·콜레스테롤 낮추는 껌 등 종류도 많아
최근 매출 급신장... 지난주 박람회 새 제품 86개나 나와
시장조사회사 NPD 그룹이 지난 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껌은 2004년에 150억달러어치가 팔린 초컬릿 다음으로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먹는 군것질거리였다. 3등은 신선한 과일이었는데 초컬릿이나 과일은 사람들이 매일 입에 넣는 횟수 면에서는 도저히 껌을 따라갈 수 없다. ‘버블리셔스’와 ‘덴틴’을 만드는 캐드베리 애덤스의 브래드 어윈 사장은 미국인중 껌을 씹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2 정도로 큰 변화가 없지만 껌을 씹는 횟수와 이유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껌을 씹는 제일가는 이유는 텁텁한 입안을 산뜻하게 하기 위해서지만 단 것을 먹고 싶은 욕구를 설탕 든 음식 대신 과일 맛 나는 껌으로 대리 만족시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려한 포장에 강한 맛이 나는 무설탕 껌의 인기에 힘입어 연매출 33억달러 규모의 껌업계는 작년 6% 성장에 이어 올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주에 열린 전국제과협회 박람회에는 살을 빼준다는 것부터 초컬릿 맛이 나는 것까지 새로운 종류의 껌이 무려 86종이나 출품됐다.
다양한 맛을 첨가한 제품이 나온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 초에 호황을 누렸던 풍선껌만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일부 시장 조사가 중에는 현재 성인 고객을 겨냥한 신제품 개발로 껌이 누리고 있는 호황은 최고조에 도달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사람들은 나이들면서 껌을 점점 덜 씹는데 미국사회는 계속 노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더 오래 껌을 씹도록 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다양한 맛과 감촉의 껌을 내놓고 있다. 씹으면 카페인, 비타민을 섭취하거나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낮춰주는 껌도 실험하고 있으며 ‘리글리’사는 아직 개발되려면 몇년 더 기다려야 하는 ‘바이애그라’ 껌의 특허까지 갖고 있다.
아울러 진하고 껌은 커피맛. 치포틀리 고추가 섞인 마요네즈맛등 강렬한 맛의 껌들도 잘 팔리고 있다. 극지방의 얼음같은 싸늘한 맛, 불처럼 뜨거운 계피 맛 등 마케터들이 지어낸 맛들도 소비자들은 잘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1893년부터 팔려온 ‘주시 프룻’도 다섯가지 과일맛을 새로 내놓았다.
식품및 식당 자문회사 테크노믹의 로버트 골딘 부시장은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대담한 맛에 대한 호응이 커가고 있다”며 “사람들은 익숙한 맛에 싫증을 느끼기 쉽다. 아울러 소수민족 출신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조사 입장에서 껌을 씹는 사람들은 믿기 힘든 손님들이다. 60%는 정규적으로 맛이나 브랜드를 바꾸며, 나이가 들면 껌 씹는 습관을 점점 멀리하기 때문에 그들을 계속 붙들고 있으려면 맛과 포장 디자인을 꾸준히 바꿔가며 시각과 미각에 새로운 자극을 줘야 하는 것이다.
성인을 위한 ‘트라이던트’, 어린이를 위한 씹다가 뭉쳐 놓은 것 같은 모양의 ‘ABC’껌,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뉴트리-트림’껌. (위에서부터)
지난 주 박람회에서는 소위 기능성 껌도 작으나마 여전히 존재를 과시했다. ‘졸트’ 카페인 껌을 만드는 뉴저지 제조사는 새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약초를 넣었다는 ‘뉴트리 트림’ 다이어트 껌을 내놓았고, ‘블리츠’ 스피어민트 에너지 껌에는 커피 한잔 분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다고 제조사는 장담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도 보고만 있지는 않아 리글리는 ‘오빗’ 브랜드에 ‘스위트민트’와 ‘버블민트’를 추가시키고, 캐드베리 애덤스는 ‘트라이던트’ 브랜드에 같은 봉지 안에 맛이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함께 넣어 따로, 또는 섞어서 씹을 수 있도록 포장한 ‘윈터그린 퓨전’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민트도 함께 생산하는 껌 제조사들이 늘고 있다. 민트보다는 껌이 훨씬 많이 팔리지만 껌으로 인기있는 맛이 나는 민트까지 만드는 것이다. “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빠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둘 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비지니스 모임이나 데이트 때 껌을 씹기는 곤란하지 않은가?”라고 리글리의 랄프 스코자파바 부사장은 말한다.
이렇게 새로운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미제 껌의 클래식이라 할 리글리 ‘더블민트’나 ‘스피어민트’의 매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 스코자파바는 특히 일부 이민자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을 미국 생활에 동화하는 방법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어른을 겨냥한 신제품이 많지만 어린이를 위한 껌 역시 다양한 제품들이 새로 나오고 있다. 돌돌 말아 놓은 6피트 길이의 신맛 나는 풍선껌도 있고, 벌써 씹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덩어리 모양의 ABC(already been chewed) 껌, 기독교의 물고기 심볼 모양 껌이 들어 있는 양철 상자 안에 성경 귀절이 쓰여있는 것등이 이번 박람회에 선보였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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