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페·아이칸 등 도사들 행보 눈여겨 볼만
투자 시차 있고 허용 안 되는 종목 많아
소액 투자자들이 ‘복사’하는데는 한계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쉽지가 않다. 자칫하면 애써 모은 돈을 날리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의 대가들이 움직인 그대로 복사해서 따라하면 어떨까? 워렌 버페나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트, 커크 커코리언, 칼 아이칸과 같은 주식으로 큰 돈을 번 도사들을 따라하는 것이다. 이들 투자의 대가들은 자금운용을 아주 현명하게 해 왔고 또 오랜 성공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눈여겨볼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워렌 버페식 투자란 책을 쓴 로버트 해그스트롬은 말한다.
그러나 이들 도사들의 전략을 따라한다는 것은 보기보다 어렵다. 어떤 주식을 갖고 있는지 일반인들은 수주 내지 수개월 뒤에야 알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그대로 복사해서 투자를 한다는 것이 한 두 박자 뒤늦은 것이 되기 쉽다. 또 일반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이들 큰손들이 한 투자가 허용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들은 공개기업을 매입해서 비공개(private)기업으로 보유하기도 하고 비공개기업이나 일반인들은 살 수 없는 특별한 종류의 주식을 매입하기도 한다.
몇 명 투자 대가들이 자신의 돈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워렌 버페
버페의 성공은 바로 실적이 말해준다. 그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에 1만 달러를 지난 10년간 넣어뒀다면 지금은 3만6,538달러로 불어나 있다. 같은 기간동안 S&P 500기업에 투자해뒀다면 2만2,799달러가 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버페의 회사 주식은 할인 B클래스 주식마저 한주당 2,781달러로 비싸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럽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보다도 이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쓸어 담아가 버린 상태여서 매입 자체가 어렵다.
버페가 투자한대로 따라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 버페는 매 분기마다 보유 내역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전 분기와 금 분기 보유 내역의 차이를 구하면 그것이 바로 금 분기에 새로 투자한 내용. 이런 방법으로 찾아보면 버페는 최근 질레트와 프록터 갬블에 베팅을 많이 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질레트 주식을 500만주 추가로 매입해서 질레트 주식 보유액이 239억달러로 늘었다.
버페의 움직임이 이보다 빨리 드러나는 수도 있다. 증권법에 따라 의결주 5%이상 매입시 10일 이내에 매입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뒤이어서 5%이상을 매매할 때는 즉시 공개해야 한다.
문제는 버페가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 살 수 있는 주식이 말라버린다는 점. 또 비공개 기업 주식을 매입했다면 개인으로서는 살수가 없다.
이렇기 때문에 소액 개인투자자를 겨냥해 ‘지혜’ 펀드(Wisdom fund)란 것이 생겨났다. 버페를 비롯한 투자 대가들이 투자를 행하는 대로 따라서 투자를 하는 뮤추얼 펀드인데, 대가의 지혜를 빌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 그럴싸하다.
▶칼 아이칸
아이칸은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텍사코와 RJR 나비스코에 과감하게 투자해서 수억달러를 벌었다.
아이칸의 최근 공개 자료와 파일링을 검토해보면 그로서는 처음으로 컴퓨터 회사인 HP에 투자했으며 드럭스토어 체인인 라이트 에이드와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시벨 시스템과 바이오테크 회사인 텔릭에 최근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버페가 한번 사면 수십년간 보유하는 스타일인데 반해 아이칸은 들어갔다 빠지는 것이 잦고 빨라 그가 투자한 대로 그대로 따라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는 2달러의 이익이 나도 들어갔다 빠지는데 워낙 투자 단위가 크기 때문에 벌어들이는 액수는 적지 않다. 2천만주를 움직이면 2달러의 이익을 봐도 4,000만달러를 벌게 된다.
▶KKR
증권규제당국에 제출하는 파일링을 열어보는 것 등의 수색작업이 번거로워 하기 싫다면 일부 자신들의 자금 움직임을 보여주는 프라이빗 에퀴티 회사들을 참고하는 방법도 있다.
KKR 이 좋은 예. 이 회사는 자사의 현재 투자 내역과 투자한 시점을 자신의 웹사이트(www.kkr.com/invest/portfolio.html)에 공개하고 있다. 대부분 프라이빗 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트럭 부품 메이커인 아쿠라이드, 헬스 케어 회사 메드케스, 미디어 기업 프리메디아등 일부는 공개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답안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따라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KKR은 아쿠라이드를 지난 1997년 복잡한 재정적 거래의 한 부분으로 매입했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아쿠라이드가 IPO를 한 올해가 돼서야 그 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대가들이라도 틀릴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커코리언은 크라이슬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다임러크라이슬러 주가 부진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투자 대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참고는 하되 그대로 복사하려 애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파이낸스 교수 조쉬 레너는 “그대로 따라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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