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재판에 안 나가고 변호사에 전권 위임하면

<문> 억울하게 별로 큰 금액도 아닌데 소송을 당했습니다. 크지 않은 일로 변호사를 고용하기에는 변호사비가 너무 들어서 혼자서 배워 가면서 그럭저럭 소송을 끌고 왔는데 이제 최종적으로 재판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재판은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돈이 들더라도 이제는 재판을 변호사에게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기왕 변호사에게 맡기는 것이고 상대방 얼굴도 보고 싶지 않으므로 재판에는 변호사에게 전권을 위임해서 변호사만 가고 나는 변호사가 하는 대로 따르고 싶습니다. 이렇게 해도 내가 불이익을 받는다던가 하는 등의 문제는 없겠지요?
<답> 본인이 안 나가면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기고 싶으면 꼭 나가야 합니다. 재판은 한편의 영화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영화에서 배우들만 나오고 감독은 화면에 나오지 않듯이 판사나 배심원이 보는 것은 증인의 대답과 대답하는 태도입니다. 변호사의 질문은 증거가 아닙니다. 증인의 대답이 증거입니다. 증인은 배우와 같고, 변호사는 감독과 같습니다. 변호사의 모든 연출에 의해서 증인의 답변이 나오는 것이고, 우리가 영화를 볼 때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지 감독의 연출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절대 다수의 경우, 본인은 그 사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가장 중요한 증인입니다.
훌륭한 주연 배우 없이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없듯이, 이런 중요한 증인 없이 재판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빨리 변호사를 선임해서 변호사의 지시에 따르고, 함께 재판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문 소송 합의건 변호사에게 다 맡겨도 되는지

<문>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해서 남가주 일대에 팔고 있습니다. 그 중 한 업체가 물건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서 결국은 소송을 했습니다. 5만달러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 잘한다는 백인 변호사를 물어 물어 찾았습니다. 문제는, 그 변호사는 한국인 직원이 없고 제가 영어가 약해서 의사 전달이 잘 안 되는 점인데, 며칠 전 전화가 와서 상대방과 합의를 보아야 하는데 법원으로 나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법원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서, 변호사에게 다 맡기고, 저는 안 가고 싶습니다. 안 가도 되는 방법이 있습니까?
<답> 의사 결정권을 주면 안 가도 됩니다.
그리고 변호사만 가고 전화로 필요할 때만 얘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참석을 권해 드립니다. 우선 본인이 있어야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권한을 주어도 변호사 혼자서 의뢰인 자신이 내려야할 중요한 결정을 대신 해준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상대방과 당연히 사실적인 다툼이 있을 경우, 본인만이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상대방의 태도와 상대방의 주장을 보고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건의 평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문 데포지션서 이상한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문> 밝히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일로 소송을 당했습니다. 상대방 변호사가 ‘데포지션’ (deposition)이라는 것을 하자고 해서 갔는데 하루 종일 이상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건과는 관계없는 나의 출생지, 학교, 그간의 사업 경험, 결혼 유무까지 묻는데 제 변호사가 아무 말도 않고 그냥 대답하라고 해서 대답을 하고 나왔습니다만 영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런 짜증나는 질문에도 대답해야 하는지요? 그리고 그렇게 우두커니 있을 거라면 제 변호사는 왜 가서 비싼 변호사비만 발생하게 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제 변호사가 어떻게 그러한 질문에는 대답 안하게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 ‘데포지션’을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재판전 증인신문’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가까운 번역이 아닌가 합니다. 재판전 증인 심문에서 묻는 질문에는 원칙적으로 다 대답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재판 때 하는 질문보다 훨씬 범위가 크고 물을 수 있는 질문이 많습니다. 물론 부당한 질문 또는 부당한 방식의 질문에 대해서 변호사가 반대하고 대답하지 말라고 의뢰인에게 지시할 수 있으나, 반대할 수 있는 근거는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사건 내용이 어떤지 몰라서 과연 그러한 질문들이 타당한지 여부는 여기서 말씀드릴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학력, 사업경험, 출생지 등에 관한 개인의 배경에 대한 질문은 허용이 되고 증인은 이에 대답해야 합니다.
본인의 변호사가 반대를 않았다면 아마도 질문이 타당하였으므로 반대를 않았을 것입니다. 웬만하면 본인의 변호사를 믿으시고 그의 판단에 맡기시기 바랍니다.


박준창 변호사
상법 문의 (213)389-5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