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월 29일이 되면 생일 1세기를 맞는 스탠리 큐닛츠(Stanley Kunitz)시인은 자기 사무실에서 열심히 시작을 하며, 자기가 손수 만든 정원에서 꽃과 식물을 쉴 틈 없이 가꾸는 정원시인이다. 그는 1905년 메사추새츠 주 워체스터에서 태어나 하바드에서 교육을 받은 지성인 시인이지만 1962부터 모래밭을 해초와 핏모스로 일구어 만들어 놓은 프로빈스타운 정원을 매년 여름 방문하여 정원 가꾸기에 전념을 다 하는 시인이다.
스탠리 큐닛츠의 100세를 기념하여 그의 시와 대담, 수필, 그의 정원에 대한 글을 모은 책 ‘야생엮음: 정원에서의 1 세기에 관한 한 시인의 수상’이 근래 출판되어 시인의 정원과 정원에 관련된 시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시학과 정원 가꾸기와의 관계에 대하여 의미 있는 연관성을 설명한다. “나는 정원을 스탄자(절, 연)가 있는 시라고 생각한다. 정원의 각 고랑이 정원전체를 형성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시의 각 스탄자가 자기 스스로의 생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형식은 어느 정도의 휴식을 갖게 해주어, 비교적 관리할 수 있는 스탄자의, 또는 고랑의 단위에서 우리 마음을 쉬게 한다.”
그는 퓰리처상, National Book Award 등 많은 상을 받았고 1974년과 2000년에 2회나 계관시인의 명예를 획득할 정도로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시작에도 정열을 쏟아 95세에 출간한 ‘Collected Poems’을 포함해 10권의 시집을 출간하였고 여러 러시아 시인들의 시를 변역하기도 하였다. 100세 생일인 7월 29일을 전후하여 그가 Elizabeth Kray와 함께 창건한 뉴욕시 소호 스프링 거리에 있는 ‘시인들의 집’에서 전시회와 시낭송회가 열릴 계획이 되어 있고, 6월 6일에는 스탠리 큐닛츠에 헌납하는 ‘브록클린 다리 횡단도보’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National Medal of the Arts를 받기도 하였다.
스탠리 큐닛츠의 시 세계는 정원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 한 늦은 여름날 정원에 불어닥치는 폭풍을 맞으면서 시인은 정원에서 두 가지의 사랑을 형상화한다.
/”여름이 늦었구나, 내 가슴아” /40여 년 전 /내가 사랑에 미쳤고 /거의 둘로 분리되었고 /바람과 비가 요동치는 /이 밤 나뭇잎 마냥 흐트러지던 그 때에 /공중에서 잡아 나꿔챈 이 말. //
/늦어 버린 나의 가슴이여 /날아가 버린 나의 노래여 //
/밖에서, 온 오후 /대포철 같은 하늘아래 /나의 정원을 아래로 말뚝 막아 놓은 곳 /나는 떨며 울고 있는 귀뚜라미에 무릎을 꿇는다 /마치 발 밑에서 /껍질에서 폭발해 나오는 듯한 울음소리 /그리고 어린아이 마냥 다시 /그렇게 맑고 용감한 음악을 듣고 놀랜다 /그렇게 작은 악기에서 울려 나오는 음악 //
/무엇이 악기를 소리나게 하는가? /열정, 열정, 열정이 //
/춤추고 싶은 갈망이 뭍혀진 인생속에서 작동한다 //
/한 계절만, 그리고 끝이다 //
/그러면 꺽어 부서진 버들이 /창유리를 두들기게 내 버려두어라 /집의 재목이 삐걱이게 내 버려 두어라 //
/여보, 당신은 기억하는가 /당신이 결혼한 남자를? /나를 건드려 주오/ 내가 누구인지 나에게 상기시켜 주오 // (‘나를 건드려 주오’ ‘Touch Me’ 전문).
이 시는 스탠리 큐닛츠가 1995년에 마지막으로 쓴 시로서, 그는 늦여름 정원에 들이닥친 폭풍으로 정신없이 흐트러지는 나뭇잎에서, 그리고 끊임없이 떨며 울러 대는 귀뚜라미의 울음에서, 그가 젊었을 때에 모든 영혼을 송두리째 쏟아 부었던 열정적인 사랑을 발견한다. 그러나 인생이 열정적인 사랑으로만 끝이 난다면 정원이 터득케 하는 다른 하나의 인생근본을 지나치게 될 것이다. 시인은 들이닥친 폭풍으로 창문을 두들기는 버들의 두들김에서, 그리고 집의 제목이 소리내는 삐걱임에서, 건드리는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건드리는 사랑은 자기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파괴할 것 같은 젊을 때의 열정적인 사랑과는 다르게 나의 정체성을 비로소 깨닫고 상기시켜 주는 사랑이다. 인생에는 두 가지의 사랑이 다 필요하다. 영혼을 송두리째 쏟아 붓는 ‘열정의 사랑’과 정체성을 일깨워 주는 ‘건드리는 사랑’이 있는 정원에서 스탠리 큐닛츠는 지금도 100세의 생일잔치를 기다리며 정원을 가꾸고 있다.
백 순/화백문화 미주지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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