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이런 말을 듣는다. “사람이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는 것이다.” 그만큼 건강이, 아니 건강이 뒷받침해주는 생명이 중요하다는 말이겠다. 따라서 건강관리, 건강유지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런 관심은 나이에 정비례된다. 즉 나이가 많아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 세상이 지속되는 한 누구나 생·노·병·사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늙어가면서 죽음에 가까울수록, 특히 갖가지 암 종류를 포함한 불치, 내지 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은 더 그럴 것이다. 금년, 아니 늦어도 몇 년 안에 노벨상이 떼 논 당상일 것이라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가 심각한 윤리적 의문에도 불구하고 세인의 각광을 받는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소위 38 따라지라고 내 나이가 만 67세를 내일 모레로 앞두고 있는 처지라서 나 역시 건강문제에 큰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편평족을 제외하고는 부모님 잘 만난 복에 잔병치레 없이 젊음을 보냈는데 30대 후반 버지니아 비치에 살고 있을 때 심한 두통과 피곤 증세로 아침에 간신히 일어나서 학교에서 두어 시간 가르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침대에 누워지내게 되어 혹시 암인가 싶어 갖가지 조사를 다해본 결과 심한 알러지 현상이라는 게 발견된다. 알러지 주사를 매일 맞아야 했기 때문에 아내의 피아노 교습생이었던 미국인 간호사의 도움으로 아내가 피하주사 하는 방법을 배워 나에게 주사를 놓아주곤 했었다.
메릴랜드 대학으로 옮긴 다음에도 심한 두통을 수반하는 알러지 증세가 계속되어 갖가지 시험 끝에 담배연기는 물론 온갖 풀이나 꽃가루만이 아니고 심지어는 먼지에까지 알러지가 있다는 전문의의 진단이 있었기에 1주일에 세 차례 주사에 알러지 특효약이라는 셀데인의 매일 복용이 지속되는 생활이 10여 년 이상 계속되었으니 나 자신만이 아니라 옆에서 보는 아내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매사에 적극적인 아내는 늘 주사를 맞고 단가가 비싼 셀데인을 먹어도 그 모양 그 꼴인 나를 식이요법이나 자연요법으로 고쳐본다고 한국, 일본(시핫추), 미국(리플렉솔로지), 중국(투이나)의 지압술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사다 읽고서는 나를 실험용 쥐 대신 머리, 어깨, 손바닥, 닥치는 대로, 시도 때도 없이 꾹꾹 눌러댄 것이 주효했던지 주사도 필요 없고 셀데인도 끊을 정도가 되었다. 그 약을 중단하기가 천만다행이지 얼마 후 셀데인은 간이나 신장을 상하게 한다고 해서 FDA에 의해 판매금지가 되었다.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으로는 건강에 좋다는 것이나 어떤 증세에 특효약이라는 게 자주 변한다는 사실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질의 음식을 두고 어떤 때는 좋다고 하다가 나쁘니까 피하라고 하는 등 자주 변하기 때문에 신문 읽기가 겁이 날 정도다. 관절염에 좋다는 세레브렉스 란 약이 한동안 불티나듯 팔리다가 심장마비를 유발시킬 위험이 크다고 해서 제약회사에서 자진 철회한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의약품도 함부로 쓰기가 무섭다. 관절염 소염제로 세레브렉스나 그와 비슷하다는 바이옥스를 천거한 의사들이 많았었는데 의사들이 워낙 바쁘다 보니까 제약회사 판매원들의 말만 듣고 그렇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하기는 마음 걸리는 것이 하나 둘일까. 결혼식 보다 장례식에 가는 회수가 더 빈번해지기 때문에 다음에는 혹시 내 차례 아닐까 라고도 생각 들기까지 한다. 사실 내가 90세까지 산다 하더라도 불과 23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초조해지는 게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성경의 요한1서 2:25에서는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에게 ‘영생’을 약속하셨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게 자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호와의 증인 생활을 꽤 오래한 나의 생각은 다르다. 오래지 않아 온유한 자들이 땅을 차지하고 풍부한 화평을 즐기면서 땅에 영원히 거할 것이라는 시편 37:9-11절과 25절의 예언이 문자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 중 하나하나 중병에 걸리거나 죽는 것을 보게되면 나로서도 초조해져 성경을 다시 살펴보곤 한다.
<남선우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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