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맞아 미 순회집회 KCCC 총재 김준곤 목사
학생선교에 평생을 바쳐온 한국대학생선교회(KCCC) 총재 김준곤 목사가 팔순을 맞아 미주 지역 순회집회를 갖고 있다. 김준곤 목사는 1958년 한국CCC(Campus Crusade for Christ)를 창설, 지금까지 근 50년간 ‘예수 한국’을 외치며 젊은이들의 뜨거운 가슴에 민족과 세계를 품게 했던 비전의 지도자. 한국의 기독교 인구가 3%이던 71년부터 ‘예수 믿고 세계를 섬기는 민족이 되자’는 민족복음화 운동을 펼쳐온 선구적 인물이요, 한국교회 역사에 굵은 획을 그어온 초교파적 리더였다. 그가 주도한 EXPLO ‘74와 80년 세계복음화대성회, 95년 GCOWE 세계선교대회 등을 통해 수백만명이 결신하고 한국 기독교 부흥과 제자화 운동에 기여해왔으며 선교의 불을 세계 각국에 옮기는 계기가 되었다.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02년 한국정부로부터 국민훈장모란장을 받기도 한 김준곤 목사. 80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한국교회가 10만명의 선교사를 파송하자”고 외치는 노 목회자를 LA에서 인터뷰했다. 김목사는 24일 UCLA 전도집회를 비롯해 5차례의 공식 행사를 마친 후 26일 뉴욕으로 떠났다.
1958년 첫 캠퍼스 전도 시작
남가주에만 8백여 제자
2세들 선교자원화 등 기대
크리스찬 의식·생활개혁 절실
△미국 방문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15년 만입니다. 전에는 자주 왔는데 허리 수술을 받고 나서 한동안 걸음을 못했지요. 처음 미국에 왔던 1957년에는 한인교회가 3개, 한식당이 2개였는데 지금은 교회만도 1,200여개이고 한인사회가 이렇게 컸으니, 미국에 왔는지 한국에 왔는지 모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UCLA 전도집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했습니까
▲예수 잘 믿고 신앙적으로 성숙해서 선교하자는 것이죠. 세계각국의 CCC와 협력하여 전세계 대학에 기독신앙운동을 펼치고 선교사로 많이 자원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이곳 KCCC는 남가주 지역 캠퍼스에서만 800명의 제자들이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242개 캠퍼스에 CCC가 조직돼있어 매년 3,000명에서 5,000명이 해외선교를 나가고 있는데 앞으로 10만명까지 보내자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평생 대학생 선교를 해왔는데 그 동기가 있습니까
▲광주 숭일중고등학교에서 교목과 교장으로 일할 때 느낀 것이 있습니다. 미션스쿨이었는데 학생들이 졸업할 때 80%가 크리스천이 되어 나가더군요. 그 때부터 학생을 통한 민족복음화 운동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유학 와보니 미국서 뜨겁게 성령운동이 일고 있었는데 UCLA에서 최초의 CCC를 창설한 고 빌 브라잇 목사가 어느날 나의 간증을 듣고 한국에도 CCC를 세우자고 권유해 58년 처음 대학생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세계 183개국에 CCC가 있지만 그 샘플이 된 최초의 해외국가 CCC가 한국입니다.
△대학생 선교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대학생은 세계 어느 나라나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와 햄버거, 록뮤직과 청바지로 대변되는 인터내셔널 컬처죠. 여기에는 종교나 인종, 정치의 벽이 없습니다. 또한 대부분 영어가 통하고 서로 친절하며 금방 친구가 됩니다. 이들을 통해 전세계의 8,000개 대학을 복음화하면 지구촌 전체가 복음화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월드컵 4강, 욘사마, 황우석 교수 등 한류가 물결치고 있으니 그 부가가치까지 이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선교 많이 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본 2세 대학생들은 어떻습니까
▲언어, 복장, 매너를 보면 완전히 미국아이들인데 그러면서도 한국말도 잘하고 부모 공경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합니다. 교회 안에서 신앙을 지키며 자라서인지 한국의 청년들보다 순수한 것도 느껴집니다.
내가 미국에 올 때마다 강조한 것이 있어요. 교포 전체를 신자화 시키자. 2세들을 선교자원화 시키자. 정직한 겨레운동 하자. 한국말 배우는 운동 하자는 것입니다. 자녀에게 한국말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한국말 하나 잘 하는 것이 박사학위 하나 따는 것보다 낫습니다.
△민족복음화 운동은 어떻게 전개돼왔습니까
▲일제시대 때 중국으로 도망가 1년간 화전민들 속에 숨어 산 적이 있어요.
그때 우리 민족의 아이덴티티를 고민하고 다른 기독교 국가들과 비교하면서 ‘일본이 망하면 민족운동으로 기독교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이 생각은 6·25 전쟁을 겪으며 더 확고해졌지요. 공산당에게 아버지와 아내가 학살당하고 나 자신도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피비린내 나는 공산주의 경험을 통해 기독교만이 민족의 살길임을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기독교 가치관을 갖고 세계의 표준화된 문화 속에 들어가야 우리 민족에게 미래가 있다는 생각으로 50여년 ‘예수 한국’을 위해 뛰어왔습니다. 지금 한국의 크리스천 인구 비율은 수도권의 37%, 전국의 25%로 성장했는데 오히려 전보다 리더십을 잃고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봅니까
▲크리스천은 두 번 거듭나야 하는데 한번만 거듭나서 그렇습니다. 예수님으로 거듭나 나의 주로 모시는 것이 첫 번째 거듭남이요, 그 신앙에서 머물지 않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두 번째 거듭남인데 한국 교회는 그 양 날개 중 한쪽 날개만 커졌어요. 다행히도 요즘은 교회 안에서 자아반성이 많이 일어나고 교회가 사회문제, 정치문제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회 뿐 아니라 사회, 정치적으로도 혼란스럽지요
▲진보 개혁적인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은 후 민족 갈등이 아주 심합니다. 이제껏 우리가 살아온 한미동맹의 틀을 벗어나 자주적으로 북한과 평화 통일을 이뤄보자는 의견이 널리 퍼지면서 각 계층간 이념대립과 갈등이 아주 예민해져 과거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워요.
미국은 한국전에서 3만7,000명이 죽고 9만여명이 부상을 당하면서 한국에 자유를 찾아준 나라인데 지금은 한국의 주적이 미국인지 북한인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니 걱정스럽습니다.
△우리 민족이 미래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뤄지는 것입니다. 가정과 일터, 교육, 정치, 모든 분야에서 하나님의 정의가 이루어져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개혁, 생활개혁, 제도개혁이 일어나야 합니다.
의식개혁과 생활개혁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크리스천으로 거듭나 사회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고, 제도개혁이란 이 사회의 제도가 기독교 정신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사람이 같은 혜택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서로 나누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공산주의처럼 빼앗아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진하여 사랑으로 나눌 수 있도록, 이를테면 세금 같은 합리적인 방법을 통하여 복지제도를 개혁하자는 것이죠. 그렇게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한민족 크리스천들이 제 할 일을 다 하기 바랍니다.
김준곤 목사는
조선대학교 문학과, 장로회신학교, 풀러신학교를 거쳐 한국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문학, 신학, 교육학으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광주 숭일중고등학교의 교목과 교장을 역임했으며 58년 한국대학생선교회를 창립하였다. 2002년 국민훈장모란장을 수상했고 2003년 KCCC 대표직을 떠난 후 현재 CCC 이사장 및 총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대학생 선교회(CCC)란?
1951년 풀러신학교 졸업반이던 윌리엄 브라이트 박사가 UCLA에서 첫 사역을 시작한 초교파 학생선교단체로, 당시 전후 허무주의가 팽배했던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들풀처럼 퍼져나가 부흥과 전도의 문을 열었다. 현재는 세계 183개국에 CCC가 조직돼 전임 사역자 2만7,000명이 일하고 있다. 한국CCC는 242개 대학에 조직돼있으며 풀타임 사역자 800명이 국내외 캠퍼스에서 한인 대학생들을 전도, 육성, 훈련하여 선교사로 파송하고 있다.
오후 1시에 1분씩 세계선교와 민족, 교회부흥, 그리고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1.1.1. 기도운동을 펴고 있으며 사랑의 무료급식, 헌혈운동, 호스피스, 노인복지관, 북한 젖염소 보내기 운동 등을 통해 학원과 나라와 민족에 복음을 전하며 교회부흥과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미주한국대학생선교회는 LA와 뉴욕, 토론토에 조직돼 있다. LA지역 KCCC는 71년 처음 설립됐으나 80년대 들어 강순영 목사가 맡아 활성화되었으며 96년 김동환 목사가 대표로 파송된 후 사역이 크게 확장됐다. 현재 LA에서만 1,000여명의 학생들이 각 캠퍼스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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