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일하는 LA 한인타운의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이모(36)씨는 최근 목이 심하게 뻣뻣하고 어깨와 팔, 손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목 디스크 진단을 받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 허리통증 못지 않게 목 디스크 환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 사용자가 늘면서 노년층 뿐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쁜 자세·높은 베개탓 신경·근육 통증
물리치료 효과…수술은 최후의 선택으로
크리스토퍼 김 척추신경병원의 크리스토퍼 김 원장은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의 자세가 굉장히 좋지 않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20~30년 후 목 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목은 머리와 상체로부터 가해지는 무게에 대해 스프링처럼 적절한 완충작용을 하면서 볼링공 같은 머리무게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부위다. 요즘 현대인들이 목을 과도하게 숙여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책상에 앉아있는 자세가 나빠 머리무게가 앞으로 쏠려 목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 이로 인해 주변 관절과 조직에 무리를 줘 손상을 받아 통증이 생기기 쉽다. 특히 목이 뻣뻣하면서 어깨가 아프고 팔과 손가락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크리스토퍼 김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목 디스크(neck pain/cervical disc)의 증상과 원인,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목 디스크 왜 생기나
목 디스크란 목뼈 사이에서 쿠션역할을 담당하는 디스크가 삐져 나오거나 가라앉아 또는 손상을 입었을 때 주변 신경과 근육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갑자기 목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잠을 잘못 자 사무실이나 학교 등에서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오래 앉아 있는 것도 목에 무리를 줘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특별한 외상 없이도 발병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앞서 말한 대로 올바르지 못한 자세다. 수면시 엎드려 자거나 책상에 앉아서 일이나 공부를 할 때 고개를 푹 숙이는 잘못된 습관의 자세가 목 디스크를 유발하기 쉽다.
◇증상
여러 증상이 있는데, 두통이 나타나기도 하고 목 뒤가 심하게 아파 고개를 상하좌우 자유로이 움직이기 힘들어하기도 한다. 증상 중에는 팔이 저리는 것이 특징이다. 감각이 마비되는 느낌과 함께 저리고, 쑤시며 욱신거리는 증상이 어깨에서 팔로 심지어는 손까지 퍼지게 된다. 왜냐하면 목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이 어깨, 팔, 손까지 다 조절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어떤 환자는 목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팔이 저려서 알고 보니 나중에 목 디스크로 진단됐다”며 “물론 팔과 손가락이 쑤신다고 모두 목 디스크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손목에만, 특히 3, 4번째 손가락만 통증이 있는 경우 카팔터널 신드롬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잠을 잘못 자 아침에 목이 뻐근한 증세가 계속 나타나는 경우도 증상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김원장은 또 “물론 목이나 어깨 부위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근육이 많이 뭉쳐지기 쉬워 증상이 오래갈 수도 있다. 이때는 꼭 디스크를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증세가 오래되면 한번 물리치료나 지압, 마사지를 받는 것이 좋다”며 “물리치료나 마사지로 증상이 완화됐다가 다시 아픈 증세가 반복되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목디스크는 엑스레이로도 진단할 수 있지만 디스크 모양 자체를 볼 수 있는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나 CT촬영이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수술이 필요할 때는 근전도 검사로 신경과 근육을 더 자세히 진단하기도 한다.
◇치료
치료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치료와 함께 진통제나 소염제를 사용해 디스크 부은 곳이나 신경통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김원장은 “한인들은 목의 통증과 팔 저리는 증세가 나아지면 완전히 회복됐다고 착각을 하는데, 중요한 것은 통증은 치료를 통해 완화될 수 있지만 디스크가 충격으로 한번 어긋나거나 손상되면 정상으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완화된 뒤에도 디스크 손상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책상에 앉아 목을 너무 앞으로 쏠리게 구부리거나, 잘 때 베개가 너무 높아도 안되고 너무 낮아도 안 되는 등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특별히 엎드려 고개 돌려서 잠자는 자세는 특별히 더 피해야 한다. 또한 치료 후 증상이 회복된 후에는 예방을 위한 목운동을 한다.
목을 돌리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 외에도 아령을 이용한 팔운동처럼 공을 이용해 목 근육을 튼튼하게 강화시킬 수 있다. 한편 치료 중에는 과도한 목사용이나 운동은 삼간다.
치료를 받을 때는 통증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 자체를 다 치료하도록 해야 훨씬 더 빨리 회복이 되고 증상완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디스크가 손상받은 부분에 압력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척추신경과(카이로프랙터)에서 척추 교정을 받을 수도 있으며 혹은 정형외과에서는 10~15파운드의 무게를 이용해 목을 잡아당기는 방법의 ‘견인치료’(traction)도 치료의 한 방법이다. 견인치료는 목이 늘어나면서 순간적으로 나온 디스크가 들어가는 효과가 있지만 몇 시간이나 며칠 후에 다시 디스크가 가라앉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목에 직접 착용하는 디스크 닥터도 목을 당겨 디스크 압력을 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리치료에는 온찜질, 전기 자극, 초음파 치료, 마사지 등이 있다.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도우면서 긴장된 근육과 신경을 풀어 줘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온찜질은 치료보다는 전기치료나 초음파 치료 등 다음 치료를 좀더 효과적이게 돕는 치료가 되기도 한다. 전기치료는 통증완화 및 근육을 풀어주거나 신경통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통증을 가라앉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근육이완에 많은 도움이 되는 초음파 치료는 피부 깊숙이 열전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원장은 “요즘 요가 비디오 테이프가 인기가 많은데 올해만도 집에서 요가 비디오 테이프를 따라하다 찾아온 환자가 6건 있었다”며 “요가를 하고 싶다면 전문가와 꼭 상의를 하고 요가교실에서 요가선생의 지도하에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술의 장단점
수술은 목디스크 치료의 대안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통증이 심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며 디스크가 너무 많이 삐져나와 신경에 압력을 가하는 경우 해당된다. 압력받는 신경은 시간이 경과하면 신경 자체가 죽어 나중에는 팔에 힘이 빠져 커피 컵도 못 들고 문도 돌려서 못 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김원장은 “신경내과에서 신경검사 후 신경에 문제가 있다면 수술을 해야하는데 수술진단이 나와도 좀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다른 전문의들과도 엑스레이나 MRI 사진을 보여주면서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또 65세를 넘거나 당이나 혈압이 심한 경우 수술환자는 환자의 주치 내과의와도 꼭 의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술이 필요한 환자로는 척추안에 신경이 나오는 구멍이 유전적으로 좁게 생긴 경우(Spinal stenosis)가 해당된다.
수술은 디스크의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내는 방법이 있지만 2년 전부터 UCLA에서는 디스크의 돌출부분을 제거한 뒤 지지거나 더 들어내 시멘트를 발라 굳게 만드는 방법이 시술되기도 했다.
또한 나이가 너무 많고 뼈도 너무 많이 변해 앞서 제시한 방법들이 불가능하면 디스크 상처를 찢어내고 아예 척추 부분을 쇠를 박아 고정시키기도 한다.
목 디스크의 진행상황. 두통, 뒷목의 뻣뻣함과 함께 팔과 심하면 손까지 저리는 현상이 나타나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모니터·TV 내려다보는 자세가 좋아
■목 디스크 예방하려면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너무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하며 컴퓨터 모니터는 눈 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에 놓고 내려다보며 일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집에서 소파에 옆으로 드러누워 TV를 보거나 침대에서도 베개를 높게 해 목을 꺾어 TV를 보는 자세가 되지 않게 주의한다.
-똑바로 등을 침대에 대고 척추가 똑바르게 해서 누워 자도록 한다. 엎드려 자는 것은 금물.
- 베개가 너무 높으면 좋지 않다. 이상적인 베개 높이는 6~8 cm정도다.
-일하는 시간 중간중간 자주 쉬는 시간을 갖는다. 15분~20분마다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등도 피고 목도 돌리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이상적이다.
-전화기도 어깨와 머리사이에 끼고 받는 습관은 좋지 않다. 전화기를 하루종일 사용한다면 헤드세트를 꼭 이용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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