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엔 시대변화 더불어 영원하고 지적인 美 담겨야
각국 건축술.대자연서 색감.디자인 ‘영감’ 얻어
줄리아 로버츠에 작품 입히고 싶다
앨 허시펠드(Al Hirschfeld)는 미국의 전설적인 삽화가다. ‘화선(畵線)의 왕’(The Line King)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풍자만화가였다.
그는 뮤지컬, 연극, 영화 관련 인사나 극중 장면을 스케치한 작품으로 큰 명성을 날렸다.
지난 20세기에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한 웬만한 배우나 연출가 중 그의 스케치 대상이 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했을 만큼 그의 활동과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는 백살이 되는 것을 불과 5개월 남긴 2003년 1월21일 사망하기 며칠 전 까지도 여느 젊은이 못지 않은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다.
무려 75년간 뉴욕타임스의 드라마.뮤지컬 비평란의 캐리커처를 정기적으로 그렸을 정도.
허시펠드가 살아 있을 때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 안 어둠 속에서 연필을 이용해 무대스케치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을 인터뷰하면서 그런 허시펠드가 연상되는 것은 서울의 주요 오페라, 뮤지컬 공연장이나 콘서트홀에서 그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약간의 억지성 공통점 때문만은 아니다. 일에 대한 열정에서는 둘 사이에 분명 유사성이 있다.
공자 말씀처럼 마음대로 행동을 해도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다(從心所慾 不踰矩)는 나이가 됐음에도 앙드레 김의 창작욕구는 변함이 없다.
아들이 장가를 든 후에는 더욱더 일에 열중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앙드레김 의상실’에서 만난 그의 말이다.
독신으로 살아온 그는 1982년 당시 생후 18개월된 중도(中道.25)씨를 입양해 애지중지 키우다 지난해 2월 결혼시켰다.
그 아들이 지난 2월에는 이란성 쌍둥이를 낳아 이젠 할아버지가 됐다.
(중도가) 결혼하던 날 집에 와서 울었죠. 제 집 근처에 살기 때문에 지금도 매일 보긴 봐도...아무래도 아들과 대화하던 시간이 좀 줄어들게 됐죠. 그렇지만 그시간에는 의상연구에 더 몰두하게 되니까 오히려 패션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지고 강해졌다고 볼까요 평생 사랑을 쏟아부어 키운 양아들이 장가를 든 후 생긴 마음의 공백을 작업에 몰두하면서 잊고 있는 것이다.
일에 대해 묻기만 해도 그의 눈은 빛나고 목소리에는 힘이 더 실린다.
최근 패션쇼 일정만 보더라도 그가 요즘 일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를 가늠할 수있다.
이달 2일 탤런트 김태희 등이 특별초청 모델로 나온 가운데 부산 시민회관에서 유니세프(유>틉엽瘦?를 위한 자선패션쇼를 비롯해 7일엔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고리야마시에서 지성, 김소연, 심지호 등이 특별모델로 나온 한일 우정의 해 패션쇼를 가졌다.
다음달 19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유니세프를 위한 자선패션쇼를 갖게 되며, 8월25일에는 서울대 대형 미술관 개관을 위한 패션쇼, 9월3일에는 중국 칭다오 패션쇼, 또 10월에는 국립박물관 오프닝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
앙드레 김에게 패션쇼는 고된 창작행위다.
선 보일 패션의상의 디자인은 물론 모든 패션쇼 자체를 스스로 기획하고 있기때문이다.
패션쇼는 종합예술입니다. 오페라나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를 보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하지요. 그래서 모든 패션쇼는 제가 직접 기획을 하고 콘티를 짜서 연출가에게 줍니다. 총 리허설 때는 제가 모델들의 표정을 지도하고 감성적인 연기를 가르칩니다. 패션쇼에 들어갈 배경음악은 절대 남이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원하는 음악만을 편집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오페라나 뮤지컬, 연주회 등 괜찮다는 공연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지 모른다.
패션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무대의상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공연장이나 연주회를 자주 찾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친다.
아닙니다. 오페라를 가게 될 때는 의상도 보게 되지만 의상은 2차적인 것입니다. 오히려 음악성, 가창력, 아름다운 무대 세트, 뛰어난 연출 등에 더 관심을 갖고있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오페라나 뮤지컬의 의상 자체 보다는 종합예술로서의 패션쇼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한다.
그래서 요즘 세종회관에서 공연중인 오페라 ‘투란도트’의 의상을 맡기로 했다가 기술적인 문제때문에 하지 않게 된 것에 대해 그리 큰 아쉬움을 갖지 않는 듯 했다.
앙드레 김은 2001년 서울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공연 때 비올레타와 알프레도 등 주연의 의상을 제작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무대의상에 대한 그의 관심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2년 전 뉴욕 브로드웨이에 갔을 때 본 뮤지컬 ‘아이다’의 의상은 너무 훌륭했습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의상도 아주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그가 공연장에 갈 때는 거의 무대 앞쪽 맨 앞자리 열에 앉는다.
과거에는 2층 제일 앞의 로열석이 가장 좋은 자리로 여겨졌지요. 국내외를 막론하고...그러나 저는 항상 무대 바로 앞자리를 고집했어요. 왜냐하면 거기서는 배우나 가수들의 몸 동작 하나하나, 눈동자 움직이는 것, 손끝 움직임까지 다 볼 수있잖아요? 2층 로열석이 음향이 좋다고는 하지만 배우들의 얼굴 모습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좋은 구경을 갈 때는 꼭 앞자리의 상당수 좌석표를 구입해 주한 외교사절부부 등 친한 사람들을 초청해 같이 본다. 혼자 보기 아깝지 않느냐는 것이다.
앙드레 김은 사실은 클래식 콘서트를 더 많이 찾는다.
지난해 있었던 정명훈, 정경화, 정명화 트리오의 연주회는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훌륭했다는 것이 그의 말.
그러나 그가 클래식음악 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 오페라 아리아뿐만 아니라 록뮤직, 미래지향적인 스페이스뮤직, 낭만적인 라틴음악, 열정적인 플라멩고 음악, 또는 북아프리카의 아랍적 음악이나 성스러운 가스펠을 좋아합니다
어쨌든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애틋한 슬픔을 나타내거나 마음을 절절히 파고 드는그런 음악이다.
파바로티가 부른 성가인데요. ‘피에타 시뇨레(Pieta, Signore)’. 주여 용서하여 주옵서소라는 그 노래는 정말 음악 전주가 나오면서 가슴이 움직여집니다. 마음이 고독하고 슬픈 듯 할 때 그걸 들으면 눈물이 핑 돕니다
이 말을 하는 순간 그는 잠시 파바로티의 노래가 연상되는 듯 알듯모를 듯한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앙드레 김은 그간 탤런트, 배우, 가수, 외국대사 부인 등 유명인사들에게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혔다.
허시펠드가 수많은 브로드웨이의 유명인사 인물스케치를 했던 것 처럼.
장동건, 원빈, 배용준, 차인표, 송승헌, 류시원, 안성기, 소지섭. 지성, 이동건씨 등이 이런저런 기회에 모두 앙드레 김의 작품을 입었다.
최은희, 김지미, 문희, 윤정희, 고은아 등 왕년의 연예계 스타나 황신혜, 심은하, 김희선, 최지우, 송혜교씨 역시 그의 기품있는 옷을 입고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마이클 잭슨이 자주 그의 옷을 입었으며 나스타샤 킨스키, 브룩 실즈 등 세계적인 스타들도 그의 옷에 반했다.
한국에 주재하는 주요국 대사 부인들도 어김없이 앙드레 김의 팬들이다. 이들은 가끔 앙드레 김 패션쇼를 위한 특별초청 모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순간 그가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혀보고 싶은 세계적인 스타가 있다면 어떤사람일까?
이런 질문에 그는 우선 전제를 단다.
자신에게 의상작품 의뢰를 해 오면 최선을 다하고 싶지 누구에게 꼭 입혀보고 싶다는 그런 갈구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스타 한 명의 이름을 거론한다.
조수미씨는 그 어머니의 부탁으로 1988년부터 디자인을 해 왔고 지금도 하고있습니다. 17년째죠. 굉장히 큰 보람 느끼고 있습니다. 정경화씨의 경우도 인기가 절정에 이른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 왔습니다. 누군가에게 딱히 제가 만든 의상을 입히고 싶다기 보다는 그때그때 요청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의상을 만듭니다. (榴?잠시 말을 멈춘 뒤) 줄리아 로버츠 같은 ‘지성적인’ 할리우드 스타에게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제 작품을 입히고 싶습니다
’지성적이고, 교양미 있는...’ 이런 말들은 그의 작품세계를 설명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말이다.
의상디자인과 관련된 기본철학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의상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패션 철학은 인텔렉추얼 한, 지성적이면서도 교양미 있는 품위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배꼽이나 가슴을 노출해야만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을 입었을 때 정신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의상에서는 시대적인 변화와 함께 가장 지적인, 영원한 아름다움이 풍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상에 대한 기본생각이 이렇다 보니 그가 옷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으려 찾는 것도 역시 귀족적이고 지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과거 문화다.
프랑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왕실문화 또는 르네상스.로코코.비잔틴 시대의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또 한국, 중국, 일본의 궁중문화나 인도 또는 티벳의 탱화 등 전통적인 그림에서 발견되는 바이올렛, 오렌지, 아쿠아 블루 등 세 가지 색상에서 어떤 강렬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또 이집트의 투탕카멘왕의 장신구에서도 영감을 받기도 하구요
그러나 그는 아름다운 경치에서도 의상 디자인에 녹일 수 있는 깊은 느낌을 받는다.
사람의 손이 닫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 영어로 ‘Untouched Beauty of Nature’라고 하죠. 그걸 봤을 때의 기쁨을 의상디자인 구상으로 연결시키죠. 스위스는 산과 계곡, 물빛, 동화적인 세계. 그 전체가 아름다운 공원 같죠? 캐나다는 밴쿠버를 거쳐 캘거리를 지나 캐나다 록키산을 갈 때, 스위스 풍경과는 전혀 다른 대자연의 서사시, 그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어디에서 오는 지 모를 적막감과 고독감을 느낄때 일부러 차를 멈춰 경치를 쳐다보면 눈물이 핑 돌지요. 그런데서 영감을 떠올리게됩니다. 인공적으로 잘 가꾸어진 아름다움도 같은 기쁨을 줍니다. 이런 두 분위기를 모두 좋아합니다. 기쁨으로 스릴링하게 되는거지요 그러나 그렇게 깊은 영감을 느꼈어도 그것이 작품으로 구체화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어느 작품을 구상할 때는 일주일이나 열흘이 지나도 작품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 산고를 치를 때가 있습니다. 일곱겹 의상이 그런 작품이었는데 최종적으로 영감이 작품으로 구체화된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좌절의 순간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작품 자체를 포기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 산고를 거친 작품중 정말 아까운 것들은 팔지 않고 보관을 하고 있다. 예술작품으로서 남기겠다는 의도다.
외국에 나갈 때는 현지의 미술관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지난해 11월에 뉴욕에 갔을 때는 보수공사 후 재개관한 현대미술관(MoMA)을 갔었습니다. 거기에 전시된 천재 화가들의 작품들을 보고 오랜동안 남을 수 있는 저런 작품을 탄생시켜야 한다는마음이 용솟음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앙드레김’ 이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면 궁금해 하는 것이 몇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왜 항상 흰 옷만 입느냐, 말이 좀 어눌하지 않느냐 또는 왜 결혼은 안하느냐는 등의 호기심이다.
그런 질문에 대해 앙드레김은 담담하게 얘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질문 자체가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소설 ‘설국(雪國)’을 만난 뒤부터 흰색 계통의 옷을 입게된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그는 기자가 뭔가 잘못 짚었다는 표정이다.
어릴 때부터 눈을 좋아했고 흰색의 사물을 좋아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그렇지만 소설도 그렇고 무대예술도 그렇고 아름다운,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있고 환상이 있고, 꿈이 있고, 애틋한 사랑의 얘기가 있고 그런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린시절 시골에서 눈이 쌓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눈에 발자국을 맨처음 남기는 것을 재미있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설국’, 눈의 나라라는 타이틀이 너무 좋아 그 책을 읽게 된거지요
그는 오래전에는 감색이나 검은색 또는 갈색계통의 정장양복을 있었다가 1974년부터 흰색 옷만 입게 됐다고 한다.
그가 말을 어눌하게 한다는 일부 사람들의 평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만이 있는듯 했다.
앙드레 김은 마침 함께 취재중이던 연합뉴스 박인영 기자를 향해 제가 지금 어눌하게 얘기하나요?하고 말을 건넨다.
TV카메라 앞에 서면 실수해서는 안된다는 긴장감 때문에 말이 유연하게 나오지 않을 뿐이지 실제로는 어눌하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앙드레 김은 영국식 영어, 그것도 `옥스포드 액센트’를 좋아한다. 그 액센트가 지니는 품격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낯資甄?
그가 아주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저는 겸손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실망을 느낍니다. 뻔뻔하게 보여지는 사람은 정말 싫어합니다. 저 자신도 그런 것을 싫어하니까 스스로 겸손해 지려고 합니다.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에겐 특이한 습관이 하나 있다.
매일 아침 무려 19개의 신문과 5개의 방송을 본다는 것. 그는 자신이 읽고 시청하는 신문과 방송의 종류를 손으로 일일이 꼽는다.
무슨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것이냐고 묻자 그는 정색을 한다.
전혀 아니예요. 어떤 분들은 내가 매스컴을 통해 아이디어 또는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닙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내 조국에, 내 가족이 사는 이 땅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기 위한 거죠.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TV 뉴스와 신문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에 일본에 가니까 일요일에도 신문이 나오더라구요. 제 욕심으로는 한국에서도 일요일에 신문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자들도 쉬어야 하니까 이해합니다 그는 국제면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기획기사도 즐겨 읽는 편.
특히 기행문 같은 것은 아주 좋아합니다. 방송에서 유치한 코미디 프로는 좀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미친 것 처럼 웃기고 요란스럽게 하는 것은 정말 안좋습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도 높은데 교양프로가 많이 편성됐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방송의 경우 TV 다섯대를 놓고 이 채널 저 채널을 돌려가면서 보는데 방송국에 인재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방송의 화면을 놓치고 싶지않습니다 인터넷은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고 중요한 기사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주변에서 프린트를 해서 보여준다고 한다.
농사일을 하다 돌아가신 선친이 결혼을 하지 않은 아들에 대해 섭섭해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는 그야말로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아버님은 저를 신뢰하셨고 당시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아주 생소한 분야였지만 제가 의욕적으로 하니까 허락해 주시고 기대해 주셨습니다. 결혼을 하라고 몇 번 말씀은 하셨지만요 그는 이어 일에 열중하는 것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라며 조르주 아르마니나 크리스천 디오르, 지방시 같은 디자이너들도 결혼을 안 했지 않습니까?라고 되묻는다. 기자의 질문 자체가 진부한 것이 되어버린 셈이다.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그는 다시 일로 돌아간다. 마치 앨 허시펠드가 생전에 그랬던 것 처럼...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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