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
’작은 나눔’ 주최 ‘열린 좌담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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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작은 나눔, 그 이름에 아주 깜박 갔습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잖아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책이 한글번역이 되어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재단 이름을 사람들이 다 물어봐요. 제가 영어로 뷰티풀 파운데이션(Beautiful Foundation)이라고 하면 외국사람들이 꼭 물어봅니다, 화장품 회사냐고.(웃음) 그래서 화장품은 사람의 몸과 얼굴을 아름답게 만들지만 이곳은 영혼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제가 농담을 합니다.
제가 92년도에 신문을 보니까 어떤 기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가 뭐냐 하고 글속에 답변을 해놨더라구요. 맞추시면 여기 경품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쓴 책이 하나 있는데. (웃음) 첵 인클로우즈드(Chech Enclosed), 수표 동봉 이겁니다. (웃음) 이걸 제가 미국사람들에게 얘기하니까 정말 환하게 웃더라구요. 그 수표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이 수표로 좋은 뜻에 써달라고 하는 그 마음이 들어있는, 영혼이 들어있는 말이잖아요. 그래 제가 가슴속에 딱 담아놨는데, 그래서 만든 게 아름다운재단입니다. 이름이 중요하지만,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역시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제가 변호사를 해서, 지금은 물론 변호사일을 완전히 뗐습니다마는, 참 돈벌기에 좋은 사건이 있더라구요. 여기 어르신들 많이 와계신데요, 그게 바로 상속사건이에요. 요즘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10억 다 넘잖아요, 강남에. 변호사가 수임료 20-30% 받아요, 저는 그렇게 안받았지만. 그런데 10%만 해도 그게 얼맙니까. 10억짜리 아파트가지고 형제끼리 싸움이 붙으면 10%만 받으면 얼마에요. 1억이잖아요. 한 사건에 1억(원)씩 번다니까요. 여러분,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웃음)
처음 담당했던 어떤 분이에요. 아마 제천 출신은 제가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다 알아들어요, 그분이 너무나 부자였기 때문에. 제천에 300만평 땅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분이 병으로 앓아누우셨어요. 저한테 좋은 일에 쓰겠다고. 특히 대학을 하나 세우면 좋겠다고 저한테 와서 상의를 하시더라요. 병원에 가서 상속유언 그런 걸 법적으로 해야되거든요. 그걸 하려고 하면 그분이 마음이 딴 생각드시나봐요. 그러다 유언을 결국 남기지 못하시고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나중에 유족에 사모님이 계시고 사모님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사실은 그분 딸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어찌됐든 나중에 들으니까 대학교수가 그분을 사귄다면서 그 재산 다 가졌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다음 또 한분은요 파주 교화면 일대 원예업을 하시는 분이에요. 원예업를 하시려면 왜 땅이 많아야 하잖아요, 나무를 심어야하니까. 그래서 그 일대 100만평을 가지고 있었어요. 형제가 일곱인데 한분이 저와 같은 학교를 나오신 분이어서 그분이 저한테 오셔서 아버님이 식물인간이 되셨는데 형제들끼리 싸움이 붙어있다 이거에요. 그래서 이걸 조절을 해달라고 그래서 제가 이걸 일곱형제한테 나누어주는 책임을 졌죠. 나누는데 어떤분은 저땅이 더 좋은데 왜 똑같이 나누느냐 그래서 그분한테는 이쪽땅을 조금 더 주고 그런식으로 똑같이 나누어 제가 나누어서 합의를 시켜놓고 91년에 영국유학을 가서 2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돌아와서 보니까 또 그 형제들이 찾아왔어요. 싸움이 붙어있어요. 제가 합의를 시켜줬는데 그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또 싸움이 붙어 야단이 났는데 나중에 들리는 얘기로는 그 재산 결국 다 날리고, 변호사 물론 좋은 일 시켰죠. 그래서 결국 그 교화면이라고 불리는 곳이 지금 일산이 됐습니다. 그 땅이 몽땅 다 사라진 거죠, 형제들이 싸우는 바람에.
또 한국에서 굉장한 출판일을 하셨는데 이분은 결혼을 안하신 분이에요. 아주 노총각으로 지내시다 돌아가셨는데, 민속문화재를 모았는데 이게 몇백억원의 가치가 있었어요. 우리 국립박물관에서도 10억원을 주겠다 해서 저는 그 기구를 추천했거든요. 왜냐면 국립박물관에 그분의, 한 아무개란 분인데, 그분 이름으로 뭘 만들어주면 얼마나 귀한 재산입니까. 거기다 돈까지 주겠다고 그러니까. 그걸 당연히 받았어야 되는데 그 가족들이 결국 상속을 받아서…. 그 유물이 유품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것은 그분이 평생 모은 재산의 의미가 사라진 것이고 우리 국가적으로도 너무나 아쉬운 그런 것이었죠.
또 한분이 계세요, 임창순 선생님이라고. 문화재위원장도 하신 분인데, 이분이 저한테 와서 자기가 재단을 하나 만드는데 저보고 이사를 해달라고 하셨어요. 한국에서 최고의 한학자로 이름이 있는 분인데 학자시니까 무슨 돈이 많았겠습니까. 그런데 재산을 다 모아가지고 청명문화재단이라는 걸 만들어서 한학자들이 한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아주 멀쩡하실 때 그걸 만들어놓으시고 가셨어요. 그분 아들도 안동대학교 교순데 전혀 그 재산은 관심이 없고요 완전히 공공의 재산이 된 거죠. 살아온 삶만큼이나 너무나 깨끗하시고 깨끗한 인생을 정리하시고 남기고 가신 거죠.
제가 변호사할 때 보니까요, 재산 많이 남긴 부자치고 싸우지 않는 집안이 없습니다. 한국의 재벌들 보세요. 형제끼리 안싸우는 집안 어디 있습니까. 여러차례 말썽을 일으키고 하는 거 보니까 야 이건 재산을 자식들한테 남겨주는 게 아니구나 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저는 재산하고 별 관계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한때는 꽤 부자였었습니다.
그런데요, 돈이 생기니까 돈이 더 가지고 싶더라구요.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가요. 왜냐면 아흔아홉개를 가진 부자가요 옆에 하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도와주기는커녕 그 하나를 뺏어가지고 백개를 맞추고 싶어하는 거에요. 제가 아주 존경하는 선배 한분이 돈 그만큼 벌었으면 외국에 한번 가봐라 그래서 제가 한참 돈 벌 때에 91년에, 보통 한국에서는 단독판사가 친구일 때 동창들이 단독판사일 때 돈을 번다고 그러거든요, 바로 그럴 때 제가 영국유학을 가는 바람에 물이 잘못들어갖고 돌아와 시민운동하느라고 제 있는 재산 다 팔아먹구요, 이렇게 거지가 됐습니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이 평생에 돈을 버는 기계가 되는 거 같애요. 무슨 큰 궤도에 가면, 기차가 빨리 달리기 시작하면 못뛰어내리잖아요. 평생 사람이 그렇게 사는 거 같애요. 내가 왜 이 돈을 벌고있는가, 돈을 벌어서 뭐할 건가, 내 인생이 뭔가, 정말 내가 언젠가는 죽을텐데 그럼 뭘 놔두고 갈 것인가. 내 자식들한테 정말 아버지를 기억하는, 어머니를 기억하는 뭐를 내가 남겨줄까, 생각할 여유가 없이 우리 인생은 궤도열차처럼 쌩 달려가는 거 같애요. 지금 생각하면 전 참 너무나 행운인거죠, 그 열차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나 큰 부자가 된 거에요, 마음의 부자가 된 거죠.
98년에 미국에 두달동안 안가본데 없이 돌아다녔는데 제일 감동을 받은 것은 역시 재단입니다. 이런 기금이 있더라구요, Send a Kid to Camp, 어린아이를 캠프에 보내주는 기금. 어떤 할머니가 자기동네에서 아이들 중에 못가는 아이들을 보내줘라 내가 죽고나면 내 집을 팔아서, 그래서 생겨난 거에요 이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위대하다는 것은 정부가 강하다든지 미국의 군사력이 강해서라는 게 아니라 이 재단의 힘 때문에 미국의 힘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영생을 믿으시죠. 어떻게 보면 참 하찮은 것이고 또 귀한 것이지만, 이 돈에도 영생을 줄 수가 있는 거에요. 사람이 누구나 이 생에서 물론 우리가 영생, 환생을 하더라도 일단 지상에서의 삶은 유한하잖아요. 이 교회에 백년후에 여전히 계실 분 계세요? 다 그러고싶겠죠. 그러나 우린 안되잖아요. 우리가 뭐를 남깁니까. 카네기는 죽었죠. 카네기가 무슨 기업을 지금 하고 있습니까. 다 사라졌죠. 그렇지만 카네기는 살아있어요, 그 사람이 남긴 돈을 통해서, 그 사람이 남긴 재단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있습니다. 헤이그에 국제사법재판소 건물도 카네기 건물입니다. 카네기는 많은 사람, 인류의 모든 사람들이 다 기억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은 부자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가난한 사람들도 할 수 있어요. 우리 기록을 보면 재밌는 게 많아요. 아름다운재단에 제일 첫번째 기부자는 김군자 할머니에요. 김군자 할머니는요 일제시대때 정신대에 끌려가셔서 한 십년을 고생하신 분이에요. 여러분 아시죠 위안부가 뭔지. 결혼을 할 수가 있겠어요, 그 몸으로? 그래서 이분이 평생 모은 돈이 5,000만원인데, 본인은 나눔의 집이라고 불교단체가 운영하는 곳으로 들어가시고, 돈이 필요없다 그러면서 저희들한테 5,000만원을 내놓으셨어요.
우리 (아름다운재단) 간사들, 인터넷 들어가면 다 공개되지요. 우리 간사들 월급을 한 백이삼십만원 정도 받는데 그거 갖고 먹고살기 참 힘들잖아요. 본래는 사실 백만원도 채 안됐어요. 그래서 제가 무조건 백만원 이상으로 올려라, 저는 지시 그런 거 안하는데 이건 지시다 그래도 안올려요. 사회복지사들이나 아주 좋은 재단의 중간정도 받으면 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월급을 안받겠다는 거에요. 제가 진짜 몇년째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런 노사분쟁 보셨어요?(웃음) 이렇게 맘이 좋은 사람들 하고 일하는 재미가 여러분 얼마나 큰지 아세요? 아마 월급 올려달라고 스트라이크하면 제가 어떡합니까. 정말 함께 있는 세상을 정말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희생하고 그걸 기꺼이 자기 삶의 보람으로 느끼는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여러분 이런 행복을 잘 모르실 거에요.
그 다음에 ‘문화나눔’이라는 것도 있는데요. 아까 우리 김군 있죠, 저기 피아노치신다는. 저게 바로 기부입니다. 저희들 최고의 캠페인은 1% 나눔운동이거든요. 사실 큰 돈도 물론 중요하지만 작은 돈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자기가 가진 것이 뭐든간에 1%씩만 나누자. 우리 조상들이 왜, 저도 시골에서 자랐는데요. 감나무에 감 다 안따시잖아요. 왜 그렇습니까. 까치밥이잖아요. 저는 우리 문화의 전통이라는 것은 심지어는 그런 작은 미물에게까지 모든걸 다 남겨주는 그런 나눔의 정신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왜 서울이 완전히 아귀다툼만 하는 세상이 됐습니까. 왜 이렇게 사기꾼이 득실거립니까. 음식점도 아무데나 가서 먹을 수가 없어요. 도대체 고춧가루에 발암물질 있잖아요 색소를 빨갛게 만드느라고 발암물질을 막 넣어요. 왜 이런 사회가 됐는가. 저는 우리의 본래 모습은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우리 전통 속에서도 그런 걸 많이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아름다운 재단을 첨 만들 때 사람들은 잘 안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 헌 물건을 기부받아서 판매하는 그 사업을 처음 시작하니까 사람들이 물건은 천지로 쌓여있는데 누가 사가겠냐, 남이 쓰던 걸 누가 쓰겠냐, 그러시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한국사람들요 눈물이 많은 민족이잖아요, 누가 힘들게 고통스러워하는 걸 지나치지 못하는. 구한말 일제시대 일제시대 얼마나 착취를 당했습니까. 그 다음에 남북분단이 됐잖아요. 그 다음에 전쟁이 있었잖아요. 전쟁 때 100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습니다. 좌우가 서로를 죽이고 죽였잖아요. 다음에 또 광주학생 뭐 얼마나 죽고 재산 뺏기고 살벌한 세상이었습니까. 가난이라는 것 또 우리가 조금 더 잘살겠다고 모든 가치를 다 버리고 돈벌려고 돈의 노예가 돼서 살아온 지난 30년 50년 아니겠습니까.
저는 대학시절에 별것도 아닌 죄로 감옥에 갔습니다. 성경이 감옥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감옥에서 읽는 이 성경은 가슴에 너무 와닿아요. 예수님이 사실 돌아가실 것을 다 알았잖아요. 예루살렘 입성을 이미 아셨죠. 본인이 답변만 잘하면 얼마든지 죽음을 면할 수 있었죠. 그러나 예수님이 자기 살려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하셨다면 그분이 예수님이신가요?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에요. 아테네에서 또 나중에 감옥에 가서도, 그 친구들이 간수들을 매수해서 도망가라고 그랬어요. 만약 도망갔으면…. 우리 아까 나눔이라는 표현을 했지요. 자기만 잘먹고 잘살고 그러고 남은 걸 내면 사실…. 자기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눌 수 있어야 되는데 예수님은 자기 목숨까지 내놓으셨잖아요. 모든 걸 나누시고 모든 걸 주셨잖아요. 일방적이잖아요. 그죠?
한국사회의 갈등, 뭐 여야간의, 이념간의 갈등 이러는데 (나눔은) 자기희생이라는 거죠. 우리가 다 어떻게 예수님처럼, 물론 다 되어야하지만, 모두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매달리라 그러면 우리가 다 되기 힘들잖아요. 1%만. 우리가 예수님의 모습의 1%만 따라주세요. 자기가 버는 것의 1%만 나누게 된다면 세상이 좀 달라보이지 않을까요? 네? 여러분 나누시겠어요? (참가자 일동 네) 오늘 그럼 저 목표 달성했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박수) <정리-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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