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남제자’ 대중문화 주요코드 부각…부작용 우려 목소리 커
▲ SBS ‘건빵선생과 별사탕’
최근 대중 문화계 주요 코드중 하나로 ‘여교사-남제자’가 부각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해 CF에서 조차 이같은 흐름이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이를 주제로 한 드라마는 SBS TV ‘건빵선생과 별사탕’과 KBS 2TV ‘러브홀릭’. 또 김정은 주연의 영화 ‘사랑니’도 17세 고등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학원 교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록 코믹한 장면으로 포장했지만 한 음료 CF도 여교사와 남자 제자의 야릇한 상황을 묘사했다.
’건빵선생과 별사탕’은 문제아 박태인(공유)과 박태인을 무사히 고교 졸업시키라는 ‘임무’를 띠고 임시교사로 부임한 나보리(공효진)가 주축이다. 물론 드라마는 매회 나보리 반 학생들의 특별한 사연이 나오고, 이를 나보리가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시각에서 오히려 건전한 학교상이 그려지고 있는 것.
그렇다 해도 박태인이 담임 선생님에게 ‘1년만, 졸업할 때까지만 기다려달라. 프로포즈하겠다’는 내용은 교사-제자를 다룬 드라마로서는 파격적이다. 더욱이 키스신까지 등장한다. 또 나보리 역시 교사가 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고교시절 미술 교사였던 지현우(김다현)를 흠모했기 때문이었고, 지현우 역시 나보리에게 교복을 입었을 때부터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러브홀릭’ 역시 주 배경은 성인시절이 되지만, 남녀의 만남이 남자 주인공 서강욱(강타)이 고 2때로 설정돼 있고, 여주인공 이율주(김민선)는 그의 선생님이다. 드라마는 이후 5년을 건너 뛰지만 처음부터 고교생 서강욱은 이율주를 교사가 아닌 여자로 생각한다.
영화 ‘사랑니’ 역시 교사와 제자간의 사랑을 다룬다. 시나리오상에서는 두 사람의 베드신까지 등장한다. 물론 이를 성인물과 같은 영상으로 다루지는 않겠지만, 설정이 있는 것은 사실.
이처럼 ‘여교사-남제자’의 사랑 이야기는 올들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나’ 정도의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선보였다. 영화 ‘정사’, ‘질투는 나의힘’, ‘국화꽃 향기’를 비롯해 코믹 장르의 ‘여선생vs여제자’가 있었고, 드라마는 ‘고독’과 ‘귀여운 여인’이 대표적. 드라마의 경우에는 주연급 보다는 조역급에서 그러한 설정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교사와 제자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는 대부분 남교사-여제자 설정이었다. 98년 채림을 스타덤으로 올렸던 MBC ‘사랑해 당신을’과 예지원을 눈에 띄게 만든 SBS 시트콤 ‘여고시절’이 대표적이다.
그러다 2002년 방영된 MBC ‘로망스’에?주소재로는 처음으로 ‘여교사-남제자’설정이 등장했다. 당시 파격적인 소재라는 말을 들었지만, 곧바로 세월을 뒤로 넘겨우려를 피해갔다.
2003년 방영된 KBS ‘상두야, 학교가자’도 공효진이 교사이고, 비가 학생으로 나왔지만 두 사람은 어린시절부터 친구였고, 비가 뒤늦게 학교를 다니는 것으로 설정했다.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해놓았던 드라마들이 이젠 노골적으로 이를 묘사하고 있는 것.
방송가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소재의 다양화’라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한해 수십웰영蒻窄떠?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벌 2세’로 대표되는 신데렐라 이야기나 콩쥐팥쥐식의 구도가 이미 식상해져 새로운 관계도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
’러브홀릭’의 이건준 PD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다만 사랑 이야기를 하는데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싶었고, 위험하고 힘든 사랑을 그리기 위해 이러한 설정을 했다고 밝혔다.
’건빵선생과 별사탕’의 오종록 PD 역시 나보리와 박태인의 사랑 보다는 나보리가 진정한 선생님이 돼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청소년 문제는 학교의 테두리안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러잖아도 학교내 교사의 위상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교사를 애정을 느끼는 상대로 설정하고, 이러한 모습이 더 극적으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도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교내 폭력도 빈번하게 등장한다.
방영중인 두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게시판을 채우는 의견은 ‘두 사람을 맺어달라’는 것. 이미 시청자들은 교사와 제자로 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남녀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칠 수 있겠지만, 이같은 대중문화의 흐름이 교권을 비롯한 사회 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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