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에 버금 대단한 영화죠
궁지몰린 인간본성 표출 색다른맛
배우들의 혼신연기 놀라실걸요
송강호 화보
“대단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남극일기’(감독 임필성ㆍ제작 싸이더스픽쳐스)에 대한 송강호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시원한 바람이 가득한 서울 삼청동의 한 갤러리 야외에서 만난 송강호는 사소한 안부를 전할 틈도 없이 대뜸 ‘남극일기’에 대한 자랑부터 늘어놨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칭찬하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다는 듯 쑥쓰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는 쉴 새 없이 ‘남극일기’가 왜 새로운 영화인지에 대해 피력했다.
그의 열띤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을 ‘남극일기’는 분명 좋은 영화일 수 밖에 없겠다는 확신마저 들었다.
# 시작:과연 떠날 수 있을까?
2년 전 송강호는 평소 친분이 있던 임필성 감독을 만나 남극 탐험대가 등장하는 스릴러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선이 머무는 어느 곳에도 하얀 눈 밖에 없는 드넓은 설원에서 남극탐험대가 원정을 떠난다.
추위와 싸우며 불안과 공포를 이겨나가야 하는 그들 앞에 또다른 시련이 닥쳐 온다. 함께 출발한 대원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한 것.
남극 탐험과 실종, 살인 등의 스릴러 코드를 접목시킨 ‘남극일기’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송강호는 바로 출연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단순히 남극이라는 소재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할리우드에 그런 영화는 많잖아요. 결국 인간애를 자극하는 쪽으로 결말이 나는…. 하지만 이 영화는 극지에 내몰린 인간들의 본성을 보여주는 색다른 맛이 있었어요.”
송강호의 캐스팅이 확정 된 후, 유지태가 합류하고 대원들은 하나 둘씩 채워졌지만 영화는 좀처럼 촬영을 시작하지 못했다. 제작사가 교체되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송강호의 확신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하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해야죠.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고 싶지 않는 영화였어요. 그래서 기다릴 수 있었죠.”
그의 바람대로 ‘남극일기’는 여러 고난을 지나 지난해 5월25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 과정:‘촬영 과정은 탐험 그 자체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화 촬영이 시작됐지만, 탐험대원이 되는 과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평소에 산에 오르는 것조차 싫어했던 송강호는 60kg가 넘는 썰매를 끌고 눈밭을 걸는 것 자체가 실제 탐험대원의 고통과 다를 바 없었다.
아무리 전문 탐험대원들이 착용하는 보호 장비를 갖췄다고는 하지만 강풍기 바람으로 밀려드는 한기는 참기 힘들었다.
“정말 힘들었죠.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그런 고생들이 하나도 아깝지 않더라고요. 탐험의 과정이 리얼하게 나와야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더 쉽게 빠져들 수 있거든요.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 고생은 문제도 아니죠.”
2개월 동안 뉴질랜드에서 촬영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송강호는 또다시 6개월 동안 세트 촬영에 돌입했고 지난 2월 모든 무사히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 끝:‘지금껏 보지 못한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
3개월 동안의 후반 작업을 끝내고 드디어 개봉이 19일로 다가오자, 송강호는 지난 2년여의 세월이 꿈만 같았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감격스러웠던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애를 썼고, 냉정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남극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눈에 보이는 것은 눈과 탐험대원들의 얼굴 뿐인데, 어떻게 2시간을 끌고 갈 수 있겠어요. 배우들의 연기가 밀도감이 떨어지면 지루해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죠. 자랑 같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합니다.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을 거예요.”
송강호의 설명에 따르면 ‘남극일기’는 인간의 본성을 깨우는 밀도있는 드라마에 국내 최고의 CG팀 합류, 일본의 영화음악가 가와이 겐지의 음악이 보태져 조화를 이뤄냈다.
“완성도면만 놓고 보면 ‘올드보이’에 버금가는 대작이 나왔다”는 송강호의 자신감, 그 근거는 19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박철중 기자
서은정 기자 gale23@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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