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어떠한 분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생과 관련하여 그분을 정의내리면, 고통을 치유하는 의사하고 비유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병에 걸리면 의사를 찾게 됩니다. 훌륭한 의사는 병의 증상을 정확하게 진찰하고 병의 원인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약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병자의 입장에선 훌륭한 의사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훌륭한 의사를 만났다는 것은 병을 반 이상 고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반은 병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시간에 맞춰 복용해야 하고 다른 지시들도 지켜야 합니다.
처방된 약은 반드시 병자 자신이 먹어야 합니다. 약을 부모나 친구가 대신 먹어 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친구나 부모가 대신 약을 먹어 준다 해도 환자의 병세는 조금도 나아질 리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가지를 갖추면 위대한 의왕(醫王)이라 부를 수 있다.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병의 증상을 잘 아는 것이요. 둘째는 병의 근원을 잘 아는 것이요. 셋째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잘 아는 것이요. 넷째는 병이 치료된 뒤에 다시 재발되지 않게 하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라고!
훌륭한 의사는 병의 고통을 완전히 제거해 주는 사람 입니다. 세존은 계속해서 여래가 훌륭한 의사라고 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여래는 큰 의왕이 되어 네 가지 덕을 성취하고 중생들의 병을 고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
[고성제].’ 라고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집성제],’ 라고 사실 그래도 알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멸성제],’ 라고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도성제],’ 라고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니라.
저 세간의 훌륭한 의사는 태어남(生)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늙음, 병듦,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여래는 훌륭한 의왕이 되어 태어남의 근복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알고, 늙음, 병듦,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아나니, 그러므로 여래를 큰 의왕이라고 부른다.”
세간의 의사는 육체의 질병을 치유하는 것에 비해 부처님은 생로병사라는 삶의 궁극적 문제를 다루는 의사입니다.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을 포괄하고 있는 사성제(四聖제)에서 의사로서의 부처님의 역할을 볼 수 있습니다.
사성제 중 고성제는 병의 상태를 살펴보는 진찰의 단계로, 집성제는 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단계로, 멸성제는 그 질병이 사라진 건강한 상태를 예상하는 단계로, 도성제는 건강한 상태에 이르기 위한 방법이 제시되는 처방의 단계로 비유됩니다. 훌륭한 의사가 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처방을 내려 환자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듯이 부처님도 중생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가르쳐 줍니다.
부처님이 의왕이라고 비유되는 점에서 우리 중생은 환자 입니다. 우리 자신이 환자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자신이 어떠한 병에 걸려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스스로가 먼저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병자가 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의사를 찾지 않고 생활한다면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리고 말 것입니다.
그땐 너무 늦습니다.
병자가 의사의 처방 없이 돌파리 의사의 말만 믿고 약을 먹다 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훌륭한 의사인 부처님의 말씀을 잘 받들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부처님의 역할과 그 한계입니다. 의사의 처방만으로 환자의 병이 고쳐질 수 없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환자가 필요한 것을 충족되어야 하듯이 부처님도 중생에게 도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할 뿐이고 중생을 직접 고통에서 구원할 수는 없습니다. 중생 각자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해야 할 당위가 요청됩니다.
부처님은 중생에게 고통의 증상에 따라 약을 주지만 그 약을 복용하여야 하는 것은 환자인 중생의 몫입니다. 약을 다른 사람이 대산 먹어 줄 수 없듯이 수행도 남이 대신해 줄 수가 없습니다. 오직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와이 정법사
선원장 기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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