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인 업종이 그러하듯 건설업계도 자체 및 주변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최근 중국에서의 급격한 수요증가로 인해 건설 원자재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시공 마진율이 감소하고 있어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를 거부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먼저 공사규모가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커지고 있으며 업체 운영도 시스템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을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또한 기술경쟁력을 통한 고객들의 신뢰성 확보가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고 있다.
■공사규모의 대형화와 다양화
과거이민 초기의 한인 건설업계는 건설업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영세했다.기술력이나 자본력이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규모 주택 수리나 증축 공사가 대부분이었으며 공사 대금도 고작 수십만 달러에 불과했다.그러나 90년대 들어 한인사회 규모가 커지고 한인 비즈니스가 활성화하면서 교회 신축이나 은행 지점 개축 같은 규모가 좀더 큰 공사들을 수주하게 된다.이런 과정을 거쳐 자본력과 기술력을 축적해 현재는 1,000만달러 이상의 대형공사를 수주하는 업체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허종구 전 건설협회 회장은 이민초기에는 건설업이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미미했으나 최근에는 기술력과 자본을 축적한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공사규모가 커지고 수주물량 또한 대형 상업용 건물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정규모와 자격을 갖춘 일부 업체들은 더 이상 한인시장이 아닌 미 주류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업체운영의 시스템화
과거 영세했던 시절, 대다수의 한인 건설업체에서는 건축면허나 보험같은 자격조건들을 갖추지 않고 공사를 해 왔다. 그러나 사회가 시스템적으로 발전하고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더 이상 이런 필수적인 자격조건들을 갖추지 않고서는 생존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즉, 운영형태를 시스템화하고 공사수주나 하청을 받을 시 요구되는 사항들을 언제라도 준비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가 메뉴얼화되어 있어야 한다.
지윤구 건설협회 감사는 규모가 있는 공사를 담당하는 원청업체(General Contractor)에서는 하청을 주기전에 업체의 자격유무를 꼼꼼히 확인할 뿐 아니라 일정규모 이상의 공사수주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건축면허, 보험, 안전, 세금보고, 공사실적 등의 각종 자격조건들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 감사는 앞으로 자격요건들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생존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관계당국에서는 건설공사 접수를 받을 시 건축면허 등의 필요서류 소유여부를 확인한 후에 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공사 후에도 건축면허가 없을 시에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또한, 공사수주시 설계, 배관 등 여러 관련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참여하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여러 분야의 업체들이 자신이 취급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 수주 초기부터 시스템적으로 신속하게 대응을 할 수가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기술력의 향상과 신뢰성 확보
그 동안 타민족 건설업체들에게 기술력이나 규모에서 밀렸던 한인 건설업계는 요즘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기술력 향상을 위해서는 고급 기술을 갖춘 전문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과거에는 한인 인력시장의 영세성으로 인해 고급인력 확보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
의 이민열풍으로 인해 고급기술을 가진 건설인력들이 미국으로 이민오고 있고 현지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마친 유학생들도 한인 건설업계로 눈을 돌리고 있어 전문인력 확보가 수월해지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한인건설업계의 기술력이 갈수록 업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데 이는 신뢰성 확보로도 연결되고 있다.고객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업체의 성장이 불가능하다.한인 건설업체인 스카이랜드 경우 이런 고객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최근 미 서부지역으로 진출해 공사를 하고 있으며 LA지사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공동투자를 통한 개발
시공에서 그치지 않고 건물이나 토지를 공동으로 구매, 개발을 통해 투자이익을 올리는 움직임도 최근 일부에서는 나타나고 있다.
공동투자를 통한 개발은 혼자서 할 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뿐 아니라 개발에 따른 이익은 더욱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공동투자 및 개발은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부터 많게는 수천만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현재 일부 한인 건설업자들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한 뒤 개발을 위해 공동투자자 모집을 준비중에 있다.
<권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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