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이브센트 고교 한인학부모회(회장 샌드라 장)가 주최하고 뉴욕 한국일보가 특별후원한 `명문대학 진학 세미나’가 지난 23일 600여명의 한인학생과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강사로 나온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앤젤라 엄 대표의 세미나 내용을 발췌, 지상강좌한다.
성공적인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대학이 원하는 지원자의 자격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같은 조건은 대학 입학 신청서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으며 크게 학업성적, 특별활동, 개인의 성품, 독창성 등 4가지 항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항목이 바로 `독창성(Creativity)’이며 대다수의 한인학생들에게서 가장 결여된 부분이기도 하다. 독창성은 일찍부터 준비하고 개발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갖추기 힘들다. 매년 미국에서는 고교 졸업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이 되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이는 매년 대학입학 경쟁률을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표 참조>
게다가 온라인 신청서가 널리 확산되면서 여러 대학에 복수 지원할 수 있는 절차가 간소화됐고 또한 높아지고 있는 학부모들의 교육수준과 날로 성행하는 입학관련 산업도 대입 경쟁률을 높이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공립대학은 학교성적이나 시험성적이 우수하면 비교적 합격하기 쉽다. 때문에 한인이나 아시안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또 합격되고 있다.
반면, 명문 사립대학들은 우수한 학업성적은 기본이고 이외 과외활동, 추천서, 에세이, 면접심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두루 우수성을 갖춰야 하는 등 보다 조건이 까다로운 것이 특징이다. 대학의 입학 지원자 그룹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탈락 대상자, 우선 합격 대상
자, 그리고 나머지는 합격과 탈락의 경계에 있는 그룹이다. 지원자 한 명당 입학사정관 2명이 심사를 맡는다.
우선 탈락 대상자 그룹은 입학사정관들이 한 눈에 보기에도 불합격이 확실시되는 지원자들로 전체의 약 10%를 차지한다. 반대로 우선 합격 대상자 그룹도 전체의 10~15%로 이들은 지원자 그룹 가운데 단연 눈에 띌 만큼 우수한 학생들이다. 문제는 합격과 탈락의 경계에 있는 중간그룹으로 대부분의 한인학생들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아시안 지원자들은 학업성적과 시험성적, 에세이 등이 모두 우수한 장점을 지닌 반면, 눈에 띄게 무리 속에서 자신을 특징 지을만한 점이 없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는 대다수의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이 SAT 시험성적을 향상시키는 데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높은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처럼 대입수능시험 성적에 모든 운명을 거는 일은 미국의 대학입시에서는 적용되지 않으며 여러 가지 항목들을 종합 심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각 항목별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학업성취도
흔히 학과목(GPA) 평점을 비교하지만 이보다는 성적 점수를 비교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또한 학교내 성적 순위와 얼마나 어렵고 높은 수준의 과목을 선택했는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수한 고등학교 진학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고등학교의 수준은 부수적 요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다지 훌륭한 학교가 아니라도 학생이 하기에 따라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는 길이 많다. <사례 1>
학교에서 AP과목을 수강하지 못했거나 개설된 AP과목이 없더라도 인근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보충하거나 혼자서라도 독학으로 AP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AP 시험성적은 최저 B 학점 이상이 필요하다.
■수능시험
SAT나 ACT 시험성적도 중요하지만 입학심사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시험준비는 가능한 일찍 시작하도록 하고 성적 20점 올리겠다고 장시간 시험준비에만 몰두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SAT II 과목별 시험에 대해서는 아직 각 대학마다 내년도 입학정책 기준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 대학마다 관련 요구 조건이 다르므로 잘 살펴야 한다.
하버드 대학 경우 3과목 이상 요구하지만 우수대학 가운데 아예 SAT II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곳도 많다. 만약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하는 대학이 있다면 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특별·봉사활동
교내 특별활동이나 외부기관을 통한 자원봉사 활동에 있어 옳고 그름의 기준은 결코 없다. 다만 학생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면 뭐든 상관없을 뿐 아니라 아예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도 관계없다. <사례 1>
입학 사정관들은 하루에 40~50개의 지원서류를 검토한다. 이들의 기억에 남길 수 있는 독특한 활동을 찾을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활동에 대한 학생의 열정, 지도력, 활동기간 및 업적, 조직과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 등도 중요하다.
미국에는 약 3만5,000여개의 고등학교가 있다. 학보사 편집장으로 활동했다면 같은 해 졸업하는 학보사 편집장 출신 지원자가 3만5,000명이라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도력 충족 조건에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한다. 또한 교회 학생부 활동이나 선교여행은 심사에 있어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선교활동 경험은 크게 권장할 일이지만 신청서에 기재할 때에는 `선교활동’ 보다는 `Humanitarian Activity’로 표기토록 한다.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
■에세이
에세이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가장 솔직하고 효과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쓸데없이 지나친 부연설명이나 형편없는 문장력, 인위적이고 깊이가 없는 내용 등은 피해야 한다. <사례 2>
여행 경험담을 쓰더라도 무엇을 했는가보다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가에 중점을 두고 글을 구성한다. 또한 제3자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
■교사 추천서
교사 추천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성적이 그다지 우수하지 않은 학생이라도 교사의 추천서에 따라 학생을 크게 돋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례 3>
어떤 교사로부터 추천서를 받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학생을 가장 잘 아는 교사를 찾아 추천서를 부탁해야 한다. 추천서를 쓰는 교사는 11학년 교사가 가장 좋다. 12학년 교사는 학생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천서를 쓰더라도 학생에 대해 파악할 시간이 짧았던 만큼 11학년이 가장 권장된다. 단, 9학년이나 10학년 때에도 가르친 적이 있었다면 12학년 교사도 상관없다.
교사들도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졸업생들의 추천서를 써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상시 교사들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유지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따라서 SAT 시험 성적 올리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학교 교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
■면접심사
미국의 상위 10%내 우수 대학에서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시험을 치른다. 인터뷰는 필수 항목
은 아니지만 입학심사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면접시험도 사전 준비가 필요한 만큼 무엇에 대해서 얘기할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모의 면접시험 상황을 만들어 연습하도록 한다. 질문에 답할 때에는 깊은 사고력을 보여주고 표현력에도 주의해 확실한 의사를 전달토록 한다.
■기타 조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멘토를 찾아주어야 한다. 멘토는 일가친척이나 선배 등 주변에서 모범이 되고 믿고 따를 수 있을만한 인물이면 된다.
또한 공부는 학점 이수나 대학 진학을 위한 목적보다는 배우는 즐거움에서 비롯돼야 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한다. 이외에도 방학 동안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에 도전하고 틈나는 대로 대학 탐방도 자주 하도록 한다. 모든 학업 및 대내외 중요한 관련 기록들은 날짜별로 보관, 정리해두고 무엇보다 학생 스스로의 능력을 현실적으로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리: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 대표적 성공 사례
■사례 ①
시애틀의 한 낙후지역 출신의 여학생은 친구들이 좋은 학군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때 가정형편상 그럴 수 없었던 자신의 처지가 한 때는 원망스럽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다른 친구들은 유명회사에서 서머인턴으로 일하고 있을 때 자신은 일년내내 인근 맥도널드 햄버거 매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 하며 용돈까지 벌어야 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 열심히 일한 끝에 고등학생에게는 맡겨지지 않는 드라이브-쓰루 수퍼바이저 자리를 12학년 때 꿰찰 수 있었다.
낙후지역이라 학교에서는 AP과목조차 수강할 수 없어 인근 2년제 대학에서 과목을 수강하며 AP코스를 끝마쳤고 대학에 입학신청서를 제출할 때에는 맥도널드사 고위직 관계자까지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매점의 매상이 크게 높아졌다며 훌륭한 추천서를 써주었다.
파트타임 직장 때문에 남들처럼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할 수는 없었지만 학생이 스스로 도전하며 일궈낸 능력과 업적이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내 MIT에 입학하게 됐다. 당시 MIT 입학생 평균 성적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모든 입학사정관들이 그를 만나보고 싶어했을 정도로 화제를 낳았다.
■사례 ②
대학에 제출한 에세이로 바이얼린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표현했던 한 여학생. 그의 열정은 높이 살만한 것이었지만 왠지 에세이 주제가 너무 평범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다른 주제를 찾던 그 학생은 어릴 때부터 화장실 변기에 걸핏하면 물건을 버리던 자신의 습관적 행동을 모티브로 삼아 에세이를 다시 작성했다. 그 학생은 자신의 그러한 경험을 통해 인생의 의미에 대해 차츰 깨우쳐가던 자신의 성장과정을 글로 표현했고 때로는 원칙을 벗어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더 많은 깨우침을 얻을 수 있었다는 교훈을 글로 써서 드디어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사례 ③
성적이 그다지 우수하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달팽이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던 한 남학생은 매일 달팽이 관찰에 몰두해오다 고교 진학 후 달팽이 연구 클럽을 만들어 활동했다.
그러던 중 지역 동물원과 박물관에 달팽이 관련 자료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고 관련기관에 편지를 보내 달팽이 전시회를 개최하게 하는 등 동물원과 박물관 관계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큰 성과를 올렸다.
그가 대학입학을 준비할 때 고교 화학교사가 이 점을 크게 부각시켜 추천서를 써줬고 지역 동물원과 박물관에서도 그가 지역사회에 끼친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과의 면접시험에서도 3시간 내내 달팽이에 대한 얘기를 그칠 줄 모를 만큼 열정을 보인 그 학생은 마침내 MIT 화학과에 입학했다. 성적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독특한 그의 열정은 다른 지원자들과의 차별화 전략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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