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푸드 식당
Delmonico’s Seafood Grille
세월이 지나도 옛 모습 그대로인 것들이 우린 고맙다. 제 마음 대로인 자식일 줄 뻔히 알면서도 입 아프게 잔소리를 반복하는 어머니, 얼음장 싸늘한 손을 당신 두 손 가운데 넣고 녹여주던 아버지. 마구잡이로 손에 잡히는 대로 넣고 끓여도 언제나 그 맛인 어머니의 김치찌개, 한석봉 어머니의 가래떡처럼 두께가 한결같은 계란말이. 델모니코스(Delmonico’s Seafood Grille)가 그렇다. 퍽 즐겨 찾던 레스토랑이었는데 요즘 한 몇 년간 발길이 뜸하다 들렀건만 모든 게 예전 그대로다.
서울역 앞 그릴처럼 클래식한 분위기, 팔랑거리는 바람개비 팬, 두 개의 초록색 줄이 그려져 있는 호머 라플린 차이나(Homer Laughlin China) 접시, 신 냄새 확 풍기는 사워도어 브레드, 그리고 친근한 종업원들의 얼굴까지. 1920년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유행하던 그릴 스타일의 실내는 우아하면서도 중후한 무게가 느껴진다.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한 마호가니 부스에는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인근 20세기 팍스 사의 간부들과 로맨틱한 저녁을 보내려는 연인들로 늘 가득 차 있다.
왼쪽부터 칼로스 고메즈 셰프, 수지 문 부사장, 시저 가메로 매트르디.
트르디.
이탈리아 유학파 셰프 15년간 한결같은 맛 지켜
한인 여자 부사장 테이블 돌며 메뉴 선택 서비스
델모니코스는 여러 식당 안내 책자와 인터넷 사이트에서 LA 최고의 시푸드 식당으로 꼽고 있는 곳. 생굴, 꼴뚜기, 대하, 조개, 홍합, 패주, 게, 메기, 송어, 가재, 광어, 참치, 연어, 농어 등 온갖 해산물을 이용해 전채요리와 샐러드, 메인 디시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에 더해 파스타와 스테이크, 그릴 요리까지 약 8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요리가 아주 중요한 와하까 출신의 셰프, 카를로스 고메즈(Carlos Gomez)는 15년째 한 곳에서 근무하며 맛의 일관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맛의 연구를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까지 다녀온 그는 소재의 풍미를 감소시키지 않는 소스와 딸림 접시를 마법의 손으로 준비한다. 정통 미국식 해산물 요리법에 이탈리아 조리법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그의 요리들은 최근 아시아 요리의 영향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가재 살이 많이 씹히는 랍스터 비스크(Maine Lobster Bisque)의 바다 냄새 짙은 풍미는 LA 최고. 랍스터 스프링롤(Lobster Spring Roll)은 간장과 발라믹 비니거를 혼합한 소스가 맛을 더하고 베이컨에 돌돌 만 조갯살 요리(Sea Scallops Wrapped in Bacon)도 사과 소스와의 조화가 훌륭하다. 유카탄 스타일로 준비되는 콘 타말레와 새우 그릴(Fresh Corn Tamale with Grilled Shrimp)도 신선한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전채.
메인 디시 크기의 샐러드가 여러 종류인데 참치와 아보카도 샐러드(Grilled Ahi Tuna & Avocado Salad)는 버릴 데 없는 건강식이다.
델모니코스는 이탈리아 식당 못지 않게 파스타가 맛있다. 스위트포테이토 또르뗄리니(Sweet Patato Tortellini)는 고구마로 속을 채운 이탈리아식 꼬마만두를 가재와 아몬드 크림소스로 조리했는데 달짝지근한 고구마 맛에 소스의 부드러운 느낌이 더해져 갈 때마다 주문하게 되는 요리다. 꼰낄리 페스카또레(Conchiglie Pescatore)는 토마토와 베이즐로 향기를 돋운 수프에 갖은 해산물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어 이탈리아식 잡탕 찌개를 대하는 느낌. 매운 토마토소스로 조리한 랍스터 링귀니(Lobster Linguini)도 한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 메뉴다.
생선 요리로는 버섯 라비올리와 함께 나오는 그릴에 구운 광어(Grilled Northern Halibut)를 꼽을 수 있는데 카레와 레몬 버터 소스가 조화된 신비한 맛은 오래도록 기억되는 작품이다.
폴렌타 라비올리를 곁들인 칠레 산 바다 농어(Grilled Chilean Seabass) 역시 좋다.
애플 소스로 맛을 낸 포크찹(Grilled Pork Chops), 복숭아 브랜디로 조리한 거위 요리 (Crispy Roast Duck), 뉴욕 스테이크와 립 아이 스테이크, 필레 미뇽 등 고기 요리도 거의 스테이크 전문점 수준이다.
한인 부사장 수지 문(Susie Moon)씨는 테이블을 바쁘게 오가며 손님들의 메뉴 선택에 도움을 준다.
토마토 소스의 랍스터 링귀니.
폴렌타 라비올리 곁들인 칠레산 바다농어.
랍스터 스프링 롤.
타말레와 새우 그릴 전채.
베이컨 말이 조갯살 전채.
참치와 아보카도 샐러드.
스위트 포테이토 또르뗄리니.
Tips
▲종류: 시푸드 전문, 파스타, 스테이크 레스토랑. ▲오픈 시간: 월-금요일은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토요일은 오후 5시-10시. 일요일은 오후 4시-10시. 월-금요일 오후 3시-7시는 해피아워로 5달러 미만짜리 스페셜 애피타이저와 드링크를 마련하고 있다. ▲가격: 전채는 4-16달러. 메인 디시는 11-34달러. 랍스터 화요일(Lobster Tuesday)에는 2파운드짜리 랍스터를 28.95달러에 선보인다. 한국일보 독자들에게는 10% 할인을 해주기로 했다. ▲주차: 발레 파킹 3.50달러. ▲주소: 9320 W Pico Blvd. LA, CA 90035. 한인타운에서 Pico Blvd.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 보면 Beverly Dr. 바로 전 왼쪽에 있다. ▲예약 전화: (310)550-7737.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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