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수사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피고의 입장에서 방어(defense)할 수 있는 요소 중 지난번까지는 정당방위에 대해 개요를 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함정수사(entrapment)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많은 분들이 나는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경찰이 놓은 덫에 걸려 억울하게 체포되었다고 말한다. 가장 흔한 예가 매춘이다.
경찰이 속임수로 범행을 유도하는 것
부당성 입증 책임은 변호인측에 있어
여자 경찰이 매춘부로 가장하여 손님을 유혹하는 경우다. 함정수사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므로 하기 내용을 통해 정리 해보기로 한다.
함정수사(Entrapment)
우리말로 번역된 함정수사는 합법적인 경우가 많은데 우선 ‘entrapment’의 정의를 살펴보면 경찰이 선동(instigate)하여 이루어진 범죄라고 한다.
부연 설명을 하면 피의자는 범행을 할 의사 또는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범행 자체가 경찰에 의해 계획되어 경찰이 용의자를 선동하여 속임수를 써서 용의자가 설득된 상태에서 범행을 수동적으로 하였을 경우를 말한다.
상기 매춘의 예를 들어보면 A라는 사람이 매음을 할 목적으로 Sunset 거리를 배회하는 중 거리에 서 있는 한 여인을 보고 다가가 매춘 흥정을 하였는데 알고 보니 여자 경찰이 매춘부로 가장한 상황이었다. 이 경우 solicitation for prostitution (매춘 흥정)으로 기소되어 경범처리가 된다.
이 경우 용의자가 경찰인지 전혀 몰랐다 하며 부당한 함정수사의 희생물이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정의에 보면 피의자는 전혀 범죄를 저지를 의사가 없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여자가 경찰이 아니었다 해도 A는 범행을 했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반대로 A가 아무 생각 없이 거닐고 있는데 매춘부로 가장한 경찰이 A에게 접근하여 교태를 부리며 자기는 절대로 경찰이 아니라고 A를 모텔로 유인한 후 매춘 흥정을 시도하여 A가 응했을 경우는 불법 함정수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범죄에 대해 기소하고 범행을 입증하는 거증책임(burden of proof)은 검찰에 있지만 변호인의 입장에서 방어의 요인으로 부당 함정수사를 주장할 경우 경찰이 무고한 시민에게 사기성을 띠고 범죄혐의를 씌우기 위해 함정을 파놓았다는 사실에 대한 거증책임은 변호인측에 있다는 점이다.
증거의 우세(by a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51% 이상 입증)로서 증명하는데 객관적인 증인이나 대화 내용이 녹음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부당 함정수사를 입증하기는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연방 형법을 위반하였을 경우 부당 함정수사가 쟁점이 되면 부당한 행위가 아니었음을 연방검찰 측에서 입증해야하는 차이점이 있다.(california주와 비교할 경우)
주관성 대 객관성(Subjective v. Objective)
경찰의 행위에 대한 평가기준에 대해 연방 및 다수의 주 사법부가 채택한 test는 주관적인 용의자 및 경찰의 의도(intent)를 분석하는 것인데 캘리포니아는 현재 객관적 기준에 의한 해석을 하고 있다.
쟁점은 과연 정상으로 준법정신을 소요한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경찰의 함정행위로 말미암아 범죄를 저지를 것인가 아니면 뿌리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동일한 상황에서 범행을 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면 부당 함정수사로 볼 수 있으며 무죄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법 취지이다. 어느 정도의 함정 수사 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수사방법에 용의성을 꾀해 좀더 효율적으로 범죄를 줄여보자는 데 있는 반면 경찰의 부당하고 남용적인 행동을 제지하는 차원에서 defense(방어)도 허용하는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 공공정책(public policy) 차원의 해석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정당 방위와 마찬가지로 남용되지 말아야될 변론 방법이다.
김기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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