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특별기획드라마 ‘제5공화국’(극본 유정수,연출 임태우)이 2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전두환 정권기의 사건들을 정면으로 다룰 이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받고 있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은 이덕화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출연을 결정한 직후 많은 고민 끝에 전두환 역을 맡기로했다면서 드라마 속 배역일 뿐이니 드라마와 연기로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5공 시절피해를 본 이들에게 양해를 구한바 있다.
이후 그는 실제 촬영에서 카리스마와 프로정신을 발휘하며 드라마 ‘제5공화국’을 이끌고 있다. 임태우 PD는 이덕화 씨의 캐스팅은 큰 행운이었다. 연기뿐 아니라타고난 보스기질로 전체가 일치 단결될 수 있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가발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다른 작품을 모두 고사한 채 전두환 역에 전념하고 있는 이덕화가 방송을 눈 앞에 두고 심경을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첫 방송을 앞둔 소감은 어떤가.
▲마음이 착잡하다.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평가를 받을 때는 긴장되게마련인데, ‘제5공화국’은 특히 더 걱정도 되고 신경이 쓰인다. 이 드라마는 역사를재현하는 것이라, 그것이 어떻게 비칠지 불안하기도 하다. 내가 맡은 역에 대해 정답을 가지고 연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도 걱정 된다.
--고민 끝에 전두환 역을 맡았는데 실제로 연기해보니 어떤가.
▲처음에 전두환 역을 맡기로 결정할 때 망설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화국 시리즈’에서 이 역할처럼 배우로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 앞으로 50년 후에했으면 정말 훌륭한 역할이었을 것이다. 세종대왕같은 성군 역이었다면 오히려 연기하기 쉬웠겠지만, 그렇지 못해 연기하면서 답을 내기가 어렵다. 작가와 감독이 내린테두리 안에서 연기하고 있다.
--특히 걱정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안 좋은 면이 그려질 때는 연기하면서도 ‘욕을 먹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 좋은 쪽으로 그려지더라도 5공 시절 피해를 보신 분들이 속상해 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해 연기하기가 까다롭고, 속시원하게 연기하지 못해답답하기도 하다. 최대한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을 배제하고 연기하고 있다.
--연기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평가보다는 박수받는 연기자고 되고 싶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극중 전두환이 누구를 탄압하는 장면이 있다면 성에 찰 정도로 확실히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내 연기에 의해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내 감정에따라 마음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가.
▲처음에 역할을 맡았을 때는 닮은 부분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겉모습을 만들고 보니 비슷한 느낌이 든다. 분장과 의상, 소품 등 스태프들이 도와줘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연기면에서는 정말 비슷하게 흉내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자제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비슷한 말투가 등장할 것이다.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가발 벗은 모습을 공개하는 소감은 어떤가.
▲솔직히 어떻게 보면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망설였다. 하지만 배우생활 앞으로 얼마나 더 하겠냐라는 생각에서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 이제 나이도 들고 해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이긴 하지만, 시청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공감하도록 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5공 인사들의 대본 수정 요구 등 이의제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연출자나 작가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더 안 좋은 쪽으로 그릴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중용을걷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앞으로 더 큰일이 많은데, 현재 촬영한 12.12 장면까지는특별히 나쁘게 그려지지 않은 것 같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인만 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의 각오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이도 있고 이번 같은 역할을또 맡을 기회도 많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 역할에 더 애착이 간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고, 대표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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