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닭이 울 듯이 힘차고 활기차게 새해를 맞이하렵니다” 2005년은 신유(辛酉)해, 닭의 해다. 토정비결에서 말하는 닭띠의 일반적인 성향은 뛰어난 추리력, 날카로운 식견을 가졌으며, 현실적이고 정확하며 부지런하다는 것. 낙천적이며 이상주의적인 사람으로 일하는 자세가 정열적이며, 고집이 세기 때문에 명성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또한 까다롭고 남의 견해에 쉽사리 찬성하지 못하지만 웅변술이 뛰어나 설득력도 강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은 누구나 새롭겠지만 닭띠들이 자기 해를 맞는 기분은 남다르다. 올해 만 84세와 72세가 되는 1921년생과 1933년생 닭띠는 소위 ‘실버세대’라 불리는 웃어른 세대, 만 58세와 60세를 맞는 1945년생과 1957년생은 중년의 ‘와인세대’, 36세인 1969년생은 ‘386세대’의 마지막 세대이며, 24세가 되는 1981년생은 신세대 문화를 주도하는 ‘N세대’의 주역이다. 2005년은 왠지 ‘나의 해’가 될 것 같은 희망에 새 출발하는 닭띠들이 새해 소감을 밝혔다.
N세대 (1981년생)
대부분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이다. 미주 한인들 중에는 대부분 영어가 더 편한 2세, 혹은 1.5세로서 이민 1세들과 주류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에서는 X세대, Y세대, Z세대에 이어 네트웍 세대라는 뜻의 ‘N세대’인데, 70년대 말~80년대 말 이후 출생했으며 네트웍과 디지털 매체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다.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능수 능란하게 다루는 것은 기본이며, 연령이 비슷한 Z세대보다 더 본격적인 사이버 세대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매체인 책, 신문보다는 디지털 매체인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모든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최대의 특징이다. 81년 닭띠에는 신세대 축구선수 박지성과 탤런트 전지현 등이 속한다.
“취직하고 가족에게 더욱 충실 하고파”
★ 81년생 유병현(23)씨
닭띠 청년 이민 2세 유병현씨는 올해는 왠지 좋은 일이 가득 일어날 것만 같다고 말한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유씨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취업.
졸업반인 그는 현재 취직을 위해 포트폴리오 작업을 마친 상태며 인턴십을 통해 원하는 직장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특히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부모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던 점이 특히 아쉽다는 유병현씨는 “올해는 부모님과 대화도 많이 하고 싶고 가족에게 더욱 충실하고 싶다”고 전한다. 새해를 맞아 여자 친구와는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질문하자 잠시 쑥스러운 듯 머뭇거린 그는 신세대다운 솔직함으로 “항상 서로의 곁에 있어 주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86세대 (1969년생)
386세대인 69년생은 젊고 유능하고 도전적이다. 한국에서는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신주류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정치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개혁과 변화를 예고하는 세대. 미주 한인의 경우 1세, 1.5세, 2세가 모두 포함되며, 한국식 사고방식과 미국식 사고방식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능한 젊은이들이 다수. 1세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를 이끌어 가는 차세대 주역이다. 외모와 유행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등 패션에 대해서는 비교적 무관심하지만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노년을 위한 경제적 준비 등 장기적인 투자와 노후까지 준비하는 계획성을 지닌 세대다. 축구선수 홍명보와 만화가 박광수씨 등이 69년생 닭띠다.
“태어날 아이도 닭, 지혜로운 엄마될 터”
★ 69년생 앤젤라 이씨
“새해에 우리 집은 닭이 두 마리(?)가 돼요”
11세 때 미국에 온 이민 1.5세 앤젤라 이씨는 현재 임신 6개월째. 올해 5월 또 하나의 닭띠를 출산할 예정이다. 같은 닭띠여서 인지 새로 태어날 아이는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지고 특히 두 아이의 엄마로서 맞게 될 생활의 변화를 기다리며 설렘을 느낀다고 전한다.
“새해에는 더 지혜로운 엄마, 아내가 되고 싶어요. 둘째는 첫 아이를 키운 노하우가 있으니 더욱 잘 기를 수 있겠죠. 새해에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매일 영양가 있는 좋은 식단을 차려주고 싶어요” 이씨의 또 하나의 계획은 출산 후 다이어트를 통해 몸매 관리를 하는 것. 아울러 이제는 부모에게 좀 더 철이 든 딸이 되고 싶다고 전한다. 부모가 되어 보니 이제서야 부모의 심정을 알겠다고.
와인세대 (1945년생 & 1957년생)
386세대와 실버세대 사이의 세대로 한국에서는 와인(Wine)세대라 불린다. 해방과 전후 격변기에 태어나 경제성장을 위해 청춘을 보냈으나 외환위기와 불경기로 명예퇴직의 위기에 놓였으며, 젊은 세대의 도전에 직면한 45~64세의 사람들. 물질적 풍요만을 누린 N세대를 자녀로 두어 심한 세대 차이를 경험한다. 급변하는 고속사회에서 ‘아날로그 세대’ ‘오프라인 세대’라 불리며 소외감을 많이 느끼는 연령층이기도 하다. 가정보다 회사,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으로 일에 매달려온 세대로, 한국에서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공로자들이며 미주에서도 한인 커뮤니티를 이끌어온 1세 주역들. 자녀들과 이중문화와 언어 및 세대 차이로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다. 45년생은 작가 최인호씨가 있으며, 57년생은 강금실 전 한국 법무부장관, 서정윤 시인이 있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 보낼 생각”
★ 57년생 공상명씨
어느덧 이민 온지 20년이 지난 57년생 닭띠 공상명씨.
생업에 매달리다 보니 가족과의 대화나 여행보다는 비즈니스상의 모임이나 술자리가 잦고, 그러다 보니 늘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인텔 트랜스포트 서비스(Intel Transport Service, INC.)라는 트러킹 비즈니스 회사의 부사장으로 바쁘게만 보내온 지난해를 되돌아볼 때, 자신을 이해해 주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 역시 그 세대의 아버지들이 대부분 그렇듯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앞만 향해 달려온, 그러다 보니 가족들에게는 다소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전형적인 ‘이민 1세형 아버지’다. “새해에는 비즈니스 접대 자리를 최대한 줄이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죠. 노년을 예비해야 하니까요”
‘닭의 해’를 맞아 왠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는 공씨는 미주 한인들도 건실하고 내실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가지씩 이라도 실천하는 삶을”
★ 45년생 이명호씨
가디나에서 자동차 정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명호씨는 77년에 이민 온 1세대, 아내와 함께 슬하에 세 딸을 둔 아버지다.
“거창한 계획 여러 가지를 세우기보다는 하나를 세워 실천하고 싶습니다. 성경 단 한 구절이라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한다면 성공한 한 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해에는 결심했던 대로 금연에 성공했다. 예전에 많이 갖던 술자리도 줄였으며, 대신 자녀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닭의 해를 맞아 바람이 있다면 가족에게 더욱 충실하며, 부모님을 더 자주 찾아 뵙는 것. 한의원을 운영하는 아내도 돕고 싶다. 또한 35년간 취미로 해왔던 색소폰 연주를 담은 CD도 출반하는 등 여가생활도 충분히 즐길 예정이다. 사업적으로는 현재 고객의 95%가 단골인데 올해는 고객의 100%를 단골손님으로 확보한다는 야무진 목표를 갖고 있다.
실버세대 (1921년생&1933년생)
구한말 일제시대, 남북 분단, 6.25전쟁, 쿠데타 등의 민주화 운동과 사회 격변기로 이어지는 시련의 역사를 체험했으며, 미주에서는 한인 커뮤니티의 터를 마련한 이민 1세대다.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에서는 자녀, 손자들과 한 집에서 살며 집안의 어른, 가정의 기둥으로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노인아파트나 양로 복지센터에서 비슷한 나이끼리 모여 취미활동을 하는 등 좀 더 능동적으로 남은 여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933년생 닭띠로는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이 있으며 1921년생으로는 시인 김수영과 조병화씨, 진의종 전 국무총리 등이 있다.
★ 21년생 한종안씨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 바람 ”
“무슨 바람이 있겠어. 그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그게 다지” 80대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고운 외모를 가진 한종안씨. 올해 생일이면 만 84세가 된다. 한씨가 새해를 맞아 바라는 것은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다. 또한 나이가 꽉 찬 손자 두 명이 장가를 가는 것이 희망이라는 한종안씨는 병원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여기저기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연락이 두절돼 아쉽다고 말하면서 모두들 건강하게 지내기를 기원했다. 한씨 역시 관절염으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지만 “젊었을 때는 쫓아다니던 남자들에게 콧대를 세웠었다”고 농담할 만큼 고운 외모, 정정한 모습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