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갈등과 모순, 고민을 무대 위에 나타냄으로써 사람을 깨우치는 하나의 예술인 연극을 통해 한인 청소년들이 거듭 태어난다.극단 ‘메아리’는 청소년 선도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 전문 극단 ‘서든인라이트먼트’(SET·예술감독 김은희)가 지난 9일 창단한 뉴욕 최초의 한인 청소년 극단이다.
지난 3월 한국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인 현대 무용극을 발표해온 SET가 뉴욕한국일보 특별 후원으로 맨하탄 업타운 소재 ‘포엣츠 덴’ 소극장 무대에 올린 청소년 연극 ‘우리 읍내’(쏘오튼 와일더 원작)에 출연했던 11학명의 한인 청소년들이 극단 ‘메아리’를 통해 다시 뭉친 것.
이들은 창단식에서 춤과 노래로 지난번 연극에서 보여줬던 끼와 재주를 맘껏 발산했다. 메아리의 창단 단원들인 김성민, 김은경, 노희정, 박선영, 박수정, 서지현, 이성은, 임보미, 장미량, 정윤아, 한희준 학생은 좀처럼 연극에 참여할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읍내’에서 배우나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연극이 가져다 준 교육적 효과를 직접 체험한 학생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 1기 메아리 단원은 뉴타운 고교, 베이사이드, 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등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중인 뉴욕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6∼18세 학생들이다.
연극이 주는 교육적 효과는 이미 논문 자료나 현장 경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SET 대표이자 예술감독인 김은희씨는 ‘우리 읍내’를 연출, 꾸준한 청소년 연극 공연의 필요성을 깨닫고 이번에 극단 메아리를 창단시킨 인물이다.
김 감독은 청소년극 ‘우리 읍내’를 연출하며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연극의 교육적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컸다. 출연 학생들이 연극 연습을 하면서 책임감과 발표력, 협동심, 창의력 향상을 경험한 사실을 학생 본인 뿐 아니라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을 통해 확인됐다. 청소년 연극은 뉴욕 한인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연극 경험을 줄 뿐 더러 선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나갈 사업이라 보기에 극단 메아리를 창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읍내’ 출연 학생들 중 한 학생은 평소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무단 결석이 많았으나
2∼3개월간 연극 연습 후 무대에 서고 난 후 일선 한인 교사도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로 태도가 완전 달라졌다. 학교 생활도 열심이고 매사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연극 후 달라진 점으로 성적 향상과 자신감 등을 언급한 청소년들도 많았다.극단 메아리의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메아리 극단은 내년 3월 창단 기념 첫 공연을 시작으로 매년 한 작품씩 공연할 예정이라며 연극에 관심 있는 한인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연극 공연에 참여토록 해 연극 무대에 선 후 계속 관심을 보이는 경우 정식 단원으로 입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아리 극단은 단순 연극 공연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지역 사회 봉사에도 동참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정기 공연 외에도 춤과 노래를 선사하는 연말 양로원 위문공연 등을 통해 지역사회 일꾼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단원들은 메아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어긋나지 않게 연극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2005년 희망찬 새해를 기대했다.
한편 메아리는 ‘우리 읍내’처럼 교육적 가치가 높은 외국 작품 외에도 청소년 문제와 관련 있는 한국적인 창작품도 공연하며 학부모와 교사들도 연극에 참여할 수 있다.연출에 따르면 극단 ‘메아리’의 연극은 학생, 학부모, 교사가 협력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 읍내 공연에서 박교선씨가 아들과 함께 공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부모들의 경우 연극에 함께 참여하지 않더라도 종종 자녀의 연극 연습을 참관하는 것만으로도 자녀의 태도 변화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극단 측은 내년 3월 공연에 앞서 오는 1월 11일 2기 단원을 오디션을 통해 공개 모집한다.
▲오디션 날짜: 1월11일 오후 5시
▲오디션 장소: 플러싱 열린 공간, 137-74 Northern Blvd. Flushing
▲준비물: 자기 소개서 1부와 얼굴 사진 1장
▲문의: 718-651-7725, 646-732-4683
<단원 소개>
노희정(뉴타운 하이스쿨 12학년)
김성민(스토니브룩대 1학년)
정윤아(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12학년)
장미량(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10학년)
한희준(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10학년)
이성은(베이사이드 고교 11학년)
박수정(베이사이드 고교 11학년)
서지현(베이사이드 고교 11학년)
임보미(베이사이드 고교 11학년)
박선영(베이사이드 고교 11학년)
김은경(베이사이드 고교 11학년)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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