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한 주 앞두고 각 가정마다 알찬 신년 계획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한 해를 설계하는 신년 계획은 단지 한 해만 내다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자녀를 위한 재정 계획은 자녀 장래를 좌우하는 것인 만큼 여러 면에서 신중을 기해 세심히 준비해야 한다. 자녀를 위해 부모가 미리 준비해야 하는 재정계획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
지 전문가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
연방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녀가 출생하면서부터 18세가 될 때까지 중산층 부모가 자녀 교육 및 양육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총액은 평균 18만 달러에 달한다.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이는 총 30만 달러로 늘어난다. 때문에 자녀가 어릴 때, 가능하면 출생 때부터 먼 장래를 염두에 두고 현명한 재정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위한 재정계획은 자녀 학자금 등 교육자금 적립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을 책임진 부모를 대상으로도 필요하다. 부모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사고를 당해 부양능력을 상실할 경우 미성년 자녀가 성장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모든 교육 및 양육을 책임질 수 있는 재정적 안전망을 마련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7,000만명에 달하는 18세 미만의 아동이 편부모와 살고 있으며 또 다른 420만명은 부모 대신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는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각각 28%와 6%를 차지하는 비율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부모가 자녀를 위한 모든 재정적 뒷바라지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이 많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생명보험과 상해보험
생명보험은 부모 각자는 물론, 자녀 몫으로도 별도로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미성년 자녀인 경우 태어나는 시점부터 생명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생명보험은 한 집안의 가장이 사망했을 때 자녀와 남은 가족들의 기초 생활비 해결은 물론, 미성년 자녀의 미래 대학 학자금까지 해결하는데 필요한 결정적 근원을 제공한다.
생명보험은 가입자 사망시를 대비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특약 조항을 추가하면 장애가 발생해 더 이상 근로를 지속할 수 없을 경우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생명보험과 별도로 상해보험에 가입해둬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 가입 한도액은 연령층에 따라 연소득의 5배에서 최고 30배까지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20대까지는 30배, 30대 25배, 40대 20배, 65세까지는 15배, 70세까지는 7배, 70세 이상은 연소득 5배까지로 적용되는 셈이다.
생명보험은 크게 다음의 3가지로 세분화된다.
◎투자성 생명보험(Variable Life Insurance): 보상금 혜택을 받는 보험의 일반적인 장점과 더불어 성장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주식분산형 펀드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는 투자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보험이다. 투자 위험이 높은 만큼 수익도 많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매달 납부하는 불입금 액수를 신축성 있게 조절할 수 있으며 투자수익에 대해서는 투자기간 동안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다. 기존 보험에 추가할 수 있으며 세금 연기 혜택도 받을 수 있지만 중도 인출할 경우 이에 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필요할 때 매년 일부를 인출해 자녀 학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저축성 생명보험(Whole Life Insurance): 10년 이상 불입하면 배당금으로 프리미엄의 70~80%까지 커버된다. 15년 이상이 되면 더 이상 불입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저축성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현금 가치를 기준으로 융자를 받아 비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간성 생명보험(Term Life Insurance): 투자성, 저축성과 달리 현금 가치가 쌓이지 않는 대신 매달 불입금이 낮아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 투자성 및 저축성 생명보험과 기간성 생명보험을 주택 구입과 비교한다면 전자는 내 집을 갖는 것이고 후자는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교육비 마련
자녀 교육비는 출생과 동시에 차근히 준비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항목이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기 이전에 부모 모두 또는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사망하거나 장애가 발생해 가정의 재정수입이 영향을 받게 되면 고등교육 진학을 포기하거나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학자금 준비는 늦게 시작할수록 그만큼 부담이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18세 때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를 위해 5만 달러 학자금을 미리 적립하고 싶을 때 연 8%의 이자율을 적용할 경우 15년 전인 3세 때부터 적립하기 시작했다면 매달 143달러씩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8세 때부터 10년간 적립할 경우 월 271달러씩, 13세 때부터 5년간 적립할 경우라면 월 675달러씩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물론 대학에 진학하면서 연방 또는 주 정부로부터 유·무상 학비지원도 받고 장학금을 탈수
도 있지만 학비보조만 믿는 것은 부모로서 너무 소극적인 방법이다. 또 무상 학자금만으로 모든 학비가 충당되지 못하기 때문에 학비 융자를 받게 되면 이 또한 자녀가 사회에 진출한 뒤에 떠안게 될 재정적 부담만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학자금 적립 방법으로는 앞서 설명한 투자성 생명보험 이외 크게 다음의 2가지를 추가할 수 있다.
◎투자신탁(Mutual Fund): 매월 일정 금액을 불입할 수 있는 투자신탁은 흔히 뮤추얼 펀드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 은행의 정기적금과 비교해 보면 연평균 4%의 고정 금리를 적용 받을 경우 연간 물가상승률 4%를 기준으로 세금보고 등을 감안하면 정기적금은 실질적으로 수익률이 거의 없다.
반면, 뮤추얼 펀드는 여러 주식에 분산 투자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고 수익성도 높다. 특히 5년 이상 투자하면 증권 시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자녀 나이가 이미 10세가 넘어 대학입학까지 몇 년 남지 않아 장기 플랜이 어렵다면 중 ·단기 투자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연방 섹션 529 플랜: 연방정부가 각주 정부를 통해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학자금 적립 프로그램이다. 뉴욕주에서는 뉴욕주 칼리지 세이빙스 프로그램(www.nysaves.org), 뉴저지주는 뉴저지 베스트(www.hesaa.org/students/njbest), 커네티컷은 체트(www.aboutchet.com)가 있다.
연방 섹션 529 플랜은 원금과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없고 자녀 뿐 아니라 가족 누구라도 고등교육을 위한 학비 적립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배우자 한 명 당 한 자녀 앞으로 연간 1만1,000달러씩 5년간 총 5만5,000달러까지 증여세(Gift Tax) 없이 불입이 가능하고 원할 경우 다른 529 플랜으로 연 1회에 한해 옮길 수도 있다.
■유언장
부모가 유언장 없이 갑자기 사망했을 경우 미성년 자녀 양육이나 부모 재산 처리 문제에 대한 모든 결정권은 법원 판결에 따르게 된다. 이에 대비, 부모는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자녀 교육 및 양육을 책임져 줄 후견인 선정에서부터 부모의 재산이 어떻게 관리되고 사용될 것인지, 재정적 결정권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포함해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 두어야 한다.
후견인 선정은 가족 중에서 할 수도 있고 제3자를 선택할 수도 있으나 남겨진 자녀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믿을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유언장을 작성하는 변호사에게 알려줘야 한다.
■기타
이외 은행 CD와 머니마켓, 정부채권, 부동산 투자 등도 있으나 이는 소득세보고 부담이 따르고 또 낮은 이자율을 적용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율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매년 대학의 학자금은 물가인상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인상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서둘러 자녀를 위한 재정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부모의 재정적 상황, 자녀의 연령과 부모의 연령, 연소득 등을 정확히 분석해 가장 적절한 재정 계획을 설계해야 한다.
<도움말: 뉴잉글랜드 보험사 김가은 재정설계사>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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