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시리즈 ■ 2004 경제 파노라마
다사다난했던 갑신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 한인사회는 사상 최대규모의 C+ 투자사기 사건을 비롯 한미은행과 PUB의 합병, 지속적인 부동산 경기 활황, 다운타운 경기침체로 인한 의류업체의 잇단 파산 등 특히 경제적으로 명암이 엇갈렸던 해로 기록됐다. 지난 1년 동안 한인사회를 장식했던 경제뉴스를 이슈별로 점검하는 송년 기획 시리즈, ‘2004 경제 파노라마’를 엮어본다.
① C+ 투자사기
올해 한인사회를 강타한 최대 뉴스는 역시 C+ 투자사기 사건이다.
피해액만 1억달러에 달하는 그 규모도 규모지만 대형 은행까지 감쪽같이 속이고 한인사회 내로라 하는 재력가들의 대부분이 그 피해자라는 점에서 충격과 허탈감을 동시에 던져줬다.
▲사건 개요
지난 5월 다운타운 윌셔와 피게로아 고층 빌딩에서 호화 사무실을 차려놓고 투자회사 ‘C 플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601 S. Figueroa St. #3600)를 운영하던 34세의 젊은 사기 펀드매니저 찰리 이씨가 다운타운 의류업자 등 한인 재력가들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 빼돌린 뒤 잠적했다.
현재까지 피해자 대표 프랭크 이 변호사 등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씨는 약 2년 전 한인 재력가들에게 짭짤한 투자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접근, 약 70여명으로부터 1인당 100만달러 안팎을 받아 8,000여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
이씨는 이 투자금을 ‘칼린 코퍼레이션’(Carlin Corporation)이라는 유령회사에 입금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미국 회사인 ‘칼린 에퀴티 코퍼레이션’(Carlin Equities Corporation) 명의로 된 가짜 명세서를 발행해 왔다.
브로커 라이선스가 없던 이씨는 S트레이딩 업체로부터 라이선스를 서브리스 받아 데이 트레이딩에 이용했으며, 최대 주류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 은행에서 1억달러의 투자금을 굴렸고 한국 및 스위스, 호주 등 해외은행에 지속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분산 송금해 이씨가 사전에 조직적으로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또 2,000만달러를 MGM, 벨라지오, 시저스 팔레스, 베네시안 등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송금한 것으로 밝혀져 카지노를 통한 돈세탁 의혹도 제기됐다.
▲충격과 여파
이 사건은 ▲이씨가 고급 차 램보기니를 소유하고 MGM 등 라스베가스의 유명 호텔에서 초특급 대우를 받는 등 호화생활을 한 점 ▲경상남도가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영국의 F-1 그랑프리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유치 프로젝트에 프로모터로 관여하는 등 한국의 정치권과 연계된 점 ▲이씨의 배후인물로 알려진 스펜서 이씨의 정체가 불분명한 점 ▲2,000만달러를 MGM, 벨라지오, 시저스 팔레스, 베네시안 등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송금, 카지노를 통한 돈세탁 의혹이 제기된 점 ▲투자가들이 피해를 당하고도 ‘블랙머니’가 추적 당하는 것을 꺼려 신고율이 낮았던 점 등 드라마적 요소마저 가미돼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 사건은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수사 내역을 기밀에 부치고 있는 데다, 스펜서 이 회장과 이종진 부사장, 앤드류 박 변호사 등 이씨 회사에 관여했던 직원들이 이씨와 함께 잠적, 일파만파 루머를 낳기도 했다.
C+ 사건은 미 경제의 회복을 예고하는 청신호가 쏟아져 나오면서 여름장사에 기대를 걸었던 다운타운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소송 및 수사 현황
피해자 중 일부는 찰리 이씨와 C플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사를 상대로 사기 및 정보 왜곡 등 4개 이유로, 27명의 피해자 그룹은 웰스파고 은행을 상대로 ▲부주의로 인한 과실 ▲원고의 개인재산 소유 권리를 무시한 전횡 ▲계약 불이행 등의 이유를 들어 각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 11월 LA 수피리어 법원은 웰스파고와 원고측 27명의 투자가들이 내년 2월28일 전까지 합의할 것을 명령, 양측은 현재 법정 밖 합의를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증언 및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투자가 개별 타협을 시도하며, 합의가 완결되지 않을 경우 2월28일 심리에서 추가 합의 또는 공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찰리 이씨의 행방에 대해 베트남 등 제3국 도피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씨는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0년 동안 고속 성장을 질주했던 한인사회에 브레이크로 작용했으며 일부 투자가들에게 무분별한 투자와 허황된 고수익 기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던져줬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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