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는 미국 물건을 내다 파는 수출상들에게는 호재지만 유럽산이나 아시아산 혹은 남미산의 물품을 수입해 파는 수입상에게는 악재이다. 더구나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들여오는 소비국으로 이번 할러데이 시즌 외국산 럭서리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들은 잔뜩 올라간 수입품 물건값에 움츠러들고 있다. 프랑스에서 들여온 카버네 소비뇽, 스위스산 치즈 등 식품비는 말할 것도 없고 이탈리아산 가죽 점퍼, 스코틀랜드산 캐시미어 스웨터 등의 의류, 자동차 보석 등 수입품의 물가가 앙등하고 있다. 달러 약세시대, 수입품값 바겐이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럭서리 수입품 무엇은 지금 사야 하고 무엇은 사지 말아야 하는지 시장조사 좀 해보자.
달러 약세시대 더 오르기전 미리 사두면 좋을 외제상품
인도산 수제품 러그·중국산 진주 값오를 듯
영국산 랜드 로버·애큐라 MDX차량도 매입 유리
LCD 플랫 TV는 내년 27% 하락 예상
지난해 포터리 반에서 붉은 구슬로 만들어진 냅킨 링을 개당 4달러에 8개를 매입했던 김씨는 올해 같은 물건이 코스트 플러스 월드 마켓에서 개당 8달러에 팔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돈 벌었다”고 내심 좋아했다. 그런데 잠시 후 지난해에 사고 싶었는데 못 샀던 물건을 올해 사려고 하니 값이 껑충 뛰어올라 있는 것을 보고는 낭패감을 느꼈다.
유로화, 엔화, 캐나디안 달러에 대해 미국 달러가 지난 8월부터 확연한 약세로 돌아섬으로써 올 연말 할러데이 샤핑에 나선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잘만 찾으면 값이 아직 오르지 않은 수입품을 찾을 수 있고 또 더 저렴해진 것들도 간혹 있다.
이유는 할러데이 성수기 주문 이전인 이른 봄, 그러니까 달러 약세가 아직 확연해지기 전에 지난해 값으로 계약을 맺어 물품을 들여온 상인들도 있고 가격에 예민한 수입품 소비자들을 의식해서 수입 도매 값은 올랐는데도 아직 소매가격은 올리지 않고 있는 소매상들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연방 무역적자폭이 늘어난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달러 약세가 올 8월부터는 확연해졌고 이런 달러 약세는 향후 몇 년간은 지속될 전망이라 이번 할러데이 시즌이 지나면 내년 봄부터는 모든 수입품이 확실히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왕 사야할 수입품이라면 과도기인 지금이 찬스일 수도 있다.
12월9일 유로화는 1달러33센트로 마감됐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해 6% 인상된 것이며 엔화도 5년만에 최고, 캐나다 달러도 12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가정용품
손으로 짠 인도산 러그는 지금 매입해야 하지만 크리스탈 촛대 등은 점차 가격이 오르고 있어 매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에서 만든 수재 러그는 예전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과잉 생산 탓도 있지만 기계제품과의 경쟁으로 한때는 그림의 떡이었던 이들 제품들도 수중에 넣을 수 있는 품목이 됐다. 단 인도산 수제품은 내년부터 10% 정도 가격이 오를 전망이라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올 연말 장만해 두기 바란다.
인도는 지금 하이텍 붐이 일고 있어 일손들이 이쪽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손으로 러그를 짤 장인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식품과 와인
캐나다산 메이플 시럽에서부터 마다가스카르 계피에 이르기까지 외국산 향료들이 전부 오르고 있다.
안 먹던지 아니면 좀더 가격이 저렴한 대체품으로 방향을 돌리도록. 과테말라산 오개닉 커피 콩에서부터 일본산 녹차도 수입 가격은 올랐지만 소매상들은 할러데이 시즌만은 세일가격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신년부터는 오를 공산이 크므로 선물할 데가 있으면 연말 전 매입하도록. 유럽산 포도주 가격은 벌써 올랐다.
외국산 포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유럽산보다 저렴하고 질은 뒤떨어지지 않는 칠레산이나 아프리카산을 찾아보도록.
의류와 액서서리
이탈리아산 가죽제품이 250달러에 시작한다면 그와 비슷한 스페인산은 190달러에 시작한다.
가죽제품 수입상들은 벌써 이탈리아산에서 스페인산 가죽으로 수입선을 돌리고 있는 곳도 있다.
유럽산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수입상들은 비교적 페소 가치가 안정되어 있는 아르헨티나 디자이너 제품, 중국산 실크 등 가격경쟁에서 유리한 곳으로 수입 방향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
절품될 영국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지금 바겐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애큐라 MDX도 지금 매입하면 유리하다.
달러 약세로 수입품 럭서리 자동차 매입이 불리할 것 같지만 잘만 고르면 오히려 값이 내려간 것도 있다.
높은 원유가, 달러 약세로 유럽산 고급 차들이 판매가 저조할 것에 대비,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거나 미국산 고급 차량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가격을 낮춘 제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온 지 오래됐지만 판매가 저조한 고급 외국산 차량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머세데스 벤츠는 미국에도 공장이 있어 약달러에 맞서고 있다.
벤츠 S클래스는 지금 매입해도 괜찮다. 2002년 10월에 비해 1,000달러 가량 저렴하다.
보석류
지난달 금값은 온스당 454달러로 16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004년 신년에 5% 정도 오른 가격이 내년 초면 또 오를 것이다.
인도네시아산 진주는 매입해도 괜찮지만 프랑스산 다이아몬드 귀걸이는 보류하는 것이 좋다. 티파니 등 대형 보석상도 유럽 대신 중국, 인도네시아산 진주 수입을 늘리고 있다.
스위스산 시계는 올해 초 가격으로 팔리고 있으니 매입해도 괜찮다. 내년 초면 다시 가격이 오를 공산이 크다.
전자제품
한국, 타이완 등에서 부품을 수입해 가는 중국산은 위안화가 다소 올랐다고 해도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산보다는 중국산 매입이 유리하다. 그러나 LCD 플랫-TV는 내년 말까지 27%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매입을 미루는 것이 좋다.
현재 4,500달러짜리 42인치 대형 LCD 플랫-TV가 내년에는 3,10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산이라고 해도 수제품인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어쿠스틱스와 이탈리아의 소너스 파이버 등은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았으니 올 연말 매입해야 한다. 이들도 내년 봄에는 가격이 오르기 쉽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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