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느슨한 분위기를 틈타 각종 신종범죄가 기승을 부리곤한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정보를 빼내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신분도용 범죄는 흔히 신용카드 번호를 빼내는 것으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그 수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범행 수법을 몇가지 소개한다.
’신분도용(I.D Theft)’의 고전적인 수법은 소매치기에서 시작한다. 복잡한 쇼핑몰이나 사람이 몰리는 길가에서는 특히 소지품을 앞으로 품어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소매치기는 그룹을 이루어 충돌을 가장하거나 범행대상의 주의를 딴 곳으로 유도한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서 친한 친구를 만난척 호들갑을 떨거나 동전을 떨어뜨리는 행위 등은 길을 막고 범행을 저지르기 위한 포석이다.
우체통에 담긴 우편물은 범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황금어장과 같은 곳이다. 은행이나 병원 등의 고지서, 공과금 청구서 등을 모아보면 개인의 사회보장번호와 생년월일, 은행 구좌번호, 전화번호 및 주소, 성명, 신용카드 번호, 심지어 세금내역까지 필요한 정보는 모조리 알아낼 수 있다. 쓰레기만을 전문적으로 수거해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범죄자도 수두룩 하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가령 무료 신용카드를 권장하는 편지 속에는 플라스틱 카드와 성명, 전화번호, 주소, 은행 등의 기록이 들어있다. 이 정보에 더해 고지서 몇장의 정보를 대조하면 새로운 카드를 내것처럼 쓰기는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인 셈. 우편물은 무조건 버리지 말고 이름과 생년월일, 은행구좌, 사회보장번호가 적힌 부분을 잘라낸후 버려야 한다. 혹은 페이퍼 슈레더를 이용해 작게 조각내거나 잘라낸 종이들을 각기 다른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는 것이 좋다. 매년 1,000만명이 우편물로 개인정보를 도둑맞고 있다.
연말 쇼핑을 즐기기위해 신용카드를 써야한다면 물건값을 지불할때 종업원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무슨 이유에서건 신용카드를 두번 긋는다면 매니저를 부르거나 이유를 확인하는게 좋다. 신용카드를 읽어내는 작은 기계를 개인용 컴퓨터에 연결해 개인정보를 훔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60달러 정도면 구입이 가능한 이 기계는 보통 카운터 위에 손님이 볼 수 있는 곳에 버젓이 부착돼 있다. 일단 손님이 보는 가운데 카드를 그어 카드번호를 빼낸뒤 계산하기 위해 다시한번 카드를 긋는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ATM 기계에 카드를 넣었는데 카드가 박혀 움직이지 않을때 즉시 톨프리(Toll Free)전화를 이용해 신고하고 만약을 대비해 은행구좌를 막아야 한다. 카드가 기계에 끼어 움직이지 않는 순간 대부분의 사용자는 당황하기 쉽다. 이때 도움을 자청하며 나타난 범죄자는 기계가 핀넘버를 읽지 못해서 그럴 것이라며 반복해 핀넘버를 눌러 보라고 조언한다. 그래도 기계가 듣지 않으면 자신도 방법을 모르겠다며 현장을 뜬다. 그러나 이 범죄자는 피해자가 없어진 후 다시 나타나 간단한 기계를 이용해 카드는 뽑아내고 이미 암기해둔 핀넘버를 이용해 돈을 인출한다. 이들은 사전에 카드주입기에 이물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일부는 개인용 ATM 기계를 구입해 공공장소에 설치하거나 기계채로 훔쳐가기도 한다.
공중전화기나 쇼핑을 끝내고 카드를 사용할 때 누군가 나의 손가락을 촬영하고 있을지 모른다. 소형 비디오 카메라가 유행하면서 100m 후방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잡아내는게 어렵지 않게 됐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자신이 촬영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채 비밀번호를 고스란히 넘겨주고 있는 셈이다. 비밀번호를 눌러야 할 상황에서는 손이나 몸으로 철저히 가려야 한다.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온라인 뱅크를 이용할 때는 웹사이트 주소를 다시한번 확인해야 한다. 정교하게 꾸며진 가짜 사이트들이 대신 결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아마존 닷컴에서 책이나 음악 CD를 구입한 후 신용카드로 결재를 해야 한다면 아마존닷컴 사이트 주소가 정확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발음이 비슷한 가짜 사이트들이 그럴듯하게 피해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첨단 소비자라면 즉석에서 해킹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해커들은 무선인터넷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들어가 자신의 컴퓨터인양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팝업창에 뜨는 광고성 이메일을 절대로 열어보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연말연시 사랑을 나눌때에도 개인정보까지 주지는 말자. 복지기관을 사칭해 이름과 전화번호, 신용번호, 사회보장번호를 받아내는 수법이 유행중이기 때문이다. 불쌍한 어린이들을 위해 10달러 후원하려다 큰 낭패를 당하지 말고 사회보장번호, 신용카드 번호만은 비밀로 지켜야 한다. 또 길거리 복권에 접수하려 개인정보를 내주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인심에 호소하는 이 수법은 성공률이 50%를 상회한다.
일단 개인정보를 도둑맞았다고 생각이 들면 ‘Federal Trade Commission’에 연락을 취하고 우편물을 도난당했다고 생각되면 우체국 수사팀(US Postal Inspection Service)’에 보고하는 것이 좋다. 신고를 한 이후에도 은행이나 신용 기관 등 돈과 관계된 기관에 모조리 연락을 취하고 경찰에도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고도 피해가 계속된다면 신분을 도둑맞았다는 증명서를 지방법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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