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 법 (35)
살인의 등급과 과실치사의 종류를 지난주에 다루었는데 고의적 과실치사 또는 중과실치사라고 번역되는 ‘voluntary manslaughter’에 대해 추가설명을 한다면 고의적으로 살인을 하였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성을 잃고 행동할 수 있는 충분한 감정적 자극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도의적 책임의 감소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나머지는 비고의적 과실치사(involuntary manslaughter)와 차량 과실치사(vehicular manslaughter)가 있다.
과실로 사람 죽이면 형사책임 안물어
교통법규 어긴 인사 사고는 중범 처벌
비고의적 과실치사(Involuntary Manslaughter)
정의를 내려보면 상당한 위험에 대해 무모하게 등한시 하는 행위로 초래된 타인의 사망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과실(negligence)로 인해 사람이 죽으면 보통 사고(accident)라고 하여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예를 들어 차고에서 차를 후진하여 나오는데 밖에서 놀던 어린아이를 보지 못하고 차로 치어 아이가 사망했을 경우 정상적으로 천천히 나오다 일어난 사고라면 형사책임을 묻지 않고 사고사로 처리할 확률이 높다. 이런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민사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차고에서 후진하는데 주택가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위험(risk)을 인지하고도 아이가 다칠 수 있는 확률을 무모하게 무시하고 시속 30마일로 후진하다 아이를 치어 죽였으면 비고의적 과실치사나 차량 과실치사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형사처벌 외에 민사적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주유소에서 주유하며 담배를 피우면 분명 화재의 위험이 상당히 있다는 것을 정상적인 사람이면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다 화재가 발생하여 주유소 직원이 사망하면 비고의적 과실치사(involuntary manslaughter)로 유죄평결을 받을 것이다. 살인이나 고의적 과실치사보다는 상대적으로 형량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주형무소(state prison)를 갈 수 있는 중범죄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차량과실치사(Vehicular Manslaughter)
일반적으로 고의성 없이 차량을 운전하다 사람을 치어 사망하게 할 경우 단순한 과실이면 상기에 언급했듯이 사고로 처리되겠지만 과실이 중과실(gross negligence)이거나 교통위반을 하여 사람이 죽지 않았다 해도 티켓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차량 과실치사로 기소될 수 있다. 물론 중범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다룬 사건 중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기 위해 대기하다가 신호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앞에서 오던 모터사이클과 충돌, 모터사이클 운전자가 사망함으로써 자동차 운전자가 차량 과실치사로 기소되었다. 이유는 좌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 중에선 직진 차량에 도로사용 우선권이 있는데 이 법규를 준수하지 않아 사고가 났으므로 기소된 것이다.
많은 경우 교통위반 내용이 지나친 경우가 아니면 차량 과실치사로 기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단 기소되면 변론하기 용이하지 않은 사건으로 분류된다. 이유는 검찰측에서 피고가 티켓을 받을 만한 교통위반을 하였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되기 때문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위 사건은 모터사이클 운전자가 마약복용 뒤 운전하였다는 것이 입증돼 무혐의로 종결되었다.
사례(Case Examples)
A라는 사람이 운전중 보행자를 치어 사망케 한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들어보자.
시야가 어두운 밤중에 보행자가 어두운 색 옷을 입고 횡단보도가 아닌 길로 건너다 치었으면 운전자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가 대낮에 번화한 거리에서 시속 100 마일로 주행하다 보행자를 치었다면 인간의 목숨에 대한 존엄성을 극도로 무모하게 무시한 행위이므로 ‘살의’(malice)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이 운전자는 2급 살인으로 유죄평결을 받을 확률이 높다. 또 만일 평소 증오하던 특정한 인물이 길을 건너는 것을 보고 사전 계획 하에 치어 죽인 것이면 1급 살인에 해당된다. 그러나 운전자가 음주를 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2급 살인으로 검찰이 기소할 수 있으며 결국 과실치사로 유죄 평결을 받게 될 것이다.
얼마 전 샌타모니카 프로미네이드 파머스 마켓에서 연로한 운전자의 운전 과실로 여러 건의 인명 피해가 났던 사고를 기억할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과실치사로 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기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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