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히 가주는 여러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러나 공립학교의 영어교과서는 소수민족 출신 작가가 쓴 작품을 많이 수록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자라나는 한인 학생들이 영미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자라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녀들이 자라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유년시절부터 세계 각국의 전래동화 및 소수민족 출신 작가들이 쓴 작품들도 고루 섭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래동화나 문학작품은 대체로 그 나라의 문화적인 배경과 작가의 생활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것이므로 간접 경험을 통해 타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로 하여금 다양한 서적을 읽도록 권장하자. 다음의 도서들을 추천한다.
첫째,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위한 Yeh-Shen(중국의 신데렐라 이야기), Mufaro’s Beautiful Daughters(아프리카의 신데렐라 이야기, 1987년 간), The Enchanted Anklet(인도의 신데렐라 이야기, 1985년 간) 등을 한국 전래동화인 콩쥐팥쥐와 함께 읽히고 비교하게 하자.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소 다르지만 이들 전래동화들은 모두 친자매나 이복자매간 시샘과 갈등을 다룬 것으로 권선징악의 교훈이 들어 있다. Crow Boy(Taro Yashima 저, 1983년 간)는 주인공이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급우들로부터 ‘꼬마’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바보’ ‘느림보’로 따돌림을 당하는 등 갖가지 서러움을 겪지만, 신임 담임교사가 꼬마 학생의 장점을 발견하고 인정해준 덕분에 학교의 장기자랑 대회에 참여하게 되고 유일하게 6년 개근상을 타고 졸업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이야기의 배경은 일본이다. 이밖에도 Babushka(러시아 동화), Thumbeline과 The Little Mermaid(이상 Hans Christian Anderson 동화), Grandfather’s Journey(1993년 간), Music for Alice(2004년 간, 이상 Allen Say 저), Momo Taro: The Peach Boy(1986년 간), The Seashore Story(Taro Yashima 저), The Luminous Pearl(1990년 간, 중국의 전래동화) 등도 추천한다. 아름다운 색채의 그림과 장정으로 이들 책들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쉽게 끌 것이며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도울 것이다.
다음은 초등학교 4~6학년부터 고등학생들에게 읽히도록 권한다. In the Year of Boar and Jackie Robinson(Bette Bao Lord 저, 1984년 간)은 자전적 소설로 8세 때 뉴욕에 온 저자의 이민생활의 무용담을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필치로 엮어나갔다. 주인공이 미국 이름으로 바꾸는 일, 뉴욕의 공립학교에 적응해 가는 일, 야구를 배우는 일과 이민 1년만에 학교를 대표하여 미국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전교생에게 소개하는 일 등 갖가지 문화적 충격들을 폭소를 자아내게 기술했다. Gary Soto(가주 프레즈노에 거주)가 쓴 Too Many Tamales (1993년 간)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주인공 마리아가 Tamales를 만들기 위해 옥수수 반죽을 하고 다 만든 후에야 반지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반지를 찾기 위해 파티 참석차 온 사촌들과 Tamales를 다 먹어본 후에야 어머니가 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는, 웃음을 자아내는 이야기. The House on Mango Street(Sandra Cisneros 저, 1985년 간)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시카고의 라틴구역 멕시칸계 가족의 이야기를 주인공인 사춘기 소녀 Esperanza의 눈을 통해 시와 짤막한 이야기들로 엮어나갔다. Hunger of Memory:An Autobiography (Richard Rodriguez 저, 1982년 간)도 저자의 자전적 수필로 멕시칸계 미국인 작가가 미국사회에 동화하고 성공하기 위해 치른 대가--그의 과거, 언어 차이로 빚어진 부모와의 대화 단절, 멕시코 문화로부터의 단절을 가슴 아프게 술회한 이야기다. 많은 한인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할 것이며 가능하면 부모들도 꼭 한번 읽도록 권하고 싶다. 그가 기술한 부모자식간 관계는 많은 한인 이민가정의 그것과 아주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민 생활의 손익 계산서가 과연 흑자이기만 한가를 한번 되짚어보게 하는 수필이다.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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