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리 <코코 디벨롭먼트사 대표>
맨하탄의 5 애비뉴를 따라 걷다 보면 벌써 크리스마스와 송년 기분이 물씬 드는 진열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세계에서도 제일 화려하고 럭셔리한 이곳 5 애비뉴는 패션에서부터 귀금속, 시계, 향수, 안경, 장난감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 브랜드의 본사들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매일 관광
객과 일반인들이 뒤엉켜 분주하게 움직이는 매우 활발한 거리이기도 하다.
이곳의 디스플레이는 각종 첨단의 장치에서부터 소품, 그리고 움직이는 피사체와 조명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잘 조화롭게 펼쳐져서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해준다. 디스플레이(DISPLAY)는 원래 유럽에서 병장기와 무기 등을 전시한다는 뜻의 DISPLICO, DISPLICAIRE 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사업적으로는 유럽 중세기의 조그마한 부티크 숍에서 패션 디자이너의 헬퍼들이 활과 소도구, 그리고 낚싯줄 같은 것을 사용해서 천을 커튼처럼 펼쳐 보여 손님들이 잘 볼 수 있게 하면서 시작된 기술이다. 이때부터 조금씩 상품 진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기술도 점차 발전되면서 상품 진열기법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됐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수공에서 자동으로 전환되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면서 산업발달의 주도권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대형백화점들이 속속 개장하게 되었고 큰 매장과 쇼윈도우 그리고 물건 등을 진열하기 위한 셸브와 스탁 케이스 등이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세련되고 섬세하게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치열한 무한 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상품 자체의 질은 물론이고 물건들을 손님들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디스플레이 디자인이라는 직업이 등장하게 되었다.
필자가 1983년도에 이곳 프랫에서 공부할 당시 교수들은 인테리어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기법의 본보기로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야채 가게에 잘 닦여진 사과와 잘 진열된 과일들이 구매 의욕을 일으킨다는 점을 예로 들곤 했었다.
디스플레이 디자인에서 세일즈 프로모션(Sales Promotion)과 비주얼 프리젠테이션(Visual Presentation) 등은 상품 진열기법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한국과 일본 등의 백화점에서는 아예 상품 진열만 도맡아서 하는 디스플레이어들이 상주해 있다.
특히 일본은 디스플레이 개념을 미국에서부터 받아들여 독특하게 소화시켜 전체적으로 통일되고 세련된 상품 진열을 해 놓았다. 우선 상점에서 고객들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마음에 들게 해서 물건을 만져보고 선택하게 하려면 첫째가 청결함이다. 두 번째는 손님이 들어와서 메인 상품에 유도될 수 있도록 동선을 생각해야 한다.
고객의 동선과 종업원의 동선을 잘 생각해서 배열하고 집기와 집기 사이를 너무 비좁게 하지 않으
며 특히 조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명을 설치해준다.
과일류는 삼각형과 역삼각형 기법, 수평형 기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능하면 풍성하게
진열해주고 고가의 옷이나 구두, 귀금속 등은 보조기구와 조명등을 잘 조화시켜 물건을 너
무 많이 쌓지 않는 대신 액센트가 느껴지게 진열해야 한다.
세일즈 프로모션을 할 때에는 특산품들의 이름이나 가격을 정겨운 글씨체로 써주어 공중에 매달거나 물건 옆에 꽂아 두기도 하고 강조하고 싶은 물건은 움직이는 장치들을 해주어서 눈길을 끌도록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은 물론 경제가 잘 돌아가고 생활이 윤택한 시점에서 더욱 값어치가 있게 마련이지만 판매를 촉진한다는 의미에서는 경제가 어려울 때 더 필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큰 상점뿐만이 아니라 작은 소규모의 가게에서도 필요한 이 디스플레이 개념은 매우 간단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문적인 용어와 자세한 기술 등 그림과 도표, 그래픽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추후 상세하게 기술하려 한다.
이제 우리 한인들의 상점들도 점차 큰 빌딩들을 소유하게 되면서 매장이 대형화되고 쇼윈도우도 커지면서 상품 진열을 보다 확실하고 신선하며 고객의 눈길을 끌어당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법을 도입해서 상점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깊은 안목을 키워나가야 한다.
▲문의: 718-229-9112/347-386-3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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