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자주 외교를 주장하여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탈피하여야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21세기의 가장 큰 강대국이 될 중국과 친밀해져야 된다고 주장하는 386세대가 정부 요직에서 활동한다.
그들은 특히 미국이 패권주의를 정책으로 사용하므로 한미동맹에서 독립되어 자주외교를 성립하는 방법으로 중국과 더욱 외교통상을 증진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어떻게 보면 민족주의적이고 애국적인 것 같이 훌륭하게 보일 수 있으나 현실과 정세를 간주 안하면 실패의 외교정책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이 한국에게 중요한가 어느 쪽을 우선시 해야 하는가를 국내의 정치적 목적과 연결시켜서 결정한다면 외교정책에 큰 비극과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
소위 한국의 진보파라고 자칭하는 정치가들은 보수파들이 한미동맹관계를 신봉하니 그들과 달리 중국과의 관계를 치중하는 것이 또한 진보적이고 반미감정이 진한 계층에서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국가의 운명과 민족의 미래를 결정할 외교정책을 한 지도자나 한 정당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했을 때의 파멸적 결과는 이미 19세기 후반 조선왕조의 경험이 보여준다.
고종, 대원군, 명성황후들은 자기 권력 유지를 위하여 일본, 중국, 러시아의 힘을 이용하려고 하였으며 이러 힘의 갈등 때문에 갑신정변의 화를 한반도에 초래하였으며 결국 일본이 한국을 강제 합병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한국은 자주외교를 하여야 되나 중국과 가까워진다는 것이 현재 자주외교의 근본이라고 한다면 큰 오산이다.
중국은 등소평 통치 이후로 경제면에서 시장경제를 실천하고 있으나 정치면에서는 아직도 비민주적인 공산당에 의한 통치를 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세계 6째 가는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아직도 미국의 국가총생산 10조 달러의 10분의 1인 1조 달러에 지나지 못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급속한 경제성장 보다는 더욱 착실한 경제 분배와 많은 은행들의 투명성 없는 과대한 채무가 중국경제에 큰 문제라고 인정했다.
중국에 만연한 부패들은 중국의 지도자들까지도 걱정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국방비는 세계 국방비의 43%를 차지하는 4,000억 달러로 중국 국방비의 몇갑절이며 중국은 아직도 항공모함을 러시아에서 구매할 정도이다.
물론 미국을 한국의 후원국으로 추종하자는 것은 아니다. 현재 부시대통령의 일방주의적이고 호전적인 선제공격 등의 외교정책으로 미국이 고립되어가고 많은 나라에서 반미주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시의 외교정책이 성공적은 아니지만 아직도 많은 세계국가가 현재 민주주의 사상을 신봉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의 정치구조를 모방하여 민주정치체제를 성립시키려 하고 있다.
이것은 친미정책이 아니고 민주주의를 주창하였던 미국의 창시자 위싱턴, 제퍼슨, 메디슨 등의 지도자들의 민주정신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무리 큰 경제대국이 되더라도 정치적 민주화가 없이는 세계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없다.
한국의 민주발전 장래를 위해서도 한국은 민주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여 자주적인 외교를 하여야 한다.
한국의 지도급인사가 중국사람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모택동이라고 하였다는데 황당한 이야기다.
모 주석은 그의 이념투쟁을 위하여 지주와 소위 반동분자인 부르조아 300만을 강제수용소에 보내 학살하였으며 그의 무모한 문화혁명은 수많은 인명과 중국의 경제를 거의 파산시켰다는 것을 상기하여야 된다.
단 한가지 우리가 모택동에게 받을 수 있는 교훈은 그는 항상 인접한 국가 즉 러시아 같은 인접국가는 친해져도 멀리 있을적 보다 더 경계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신념 하에서 모택동은 미국 닉슨 대통령의 화해적 외교 제스처를 받아들여 소련을 미국과 같이 견제하였던 것이다.
한국도 국경을 인접한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중국은 지금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하여 많은 중국 지도자가 동북공정설을 믿고 있다.
즉 고대 조선의 고구려, 발해가 중국의 종속국으로 중국의 한 부분인 지방자치 왕국 정도였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아마 그들은 북한땅이 과거 자기네 영토였으므로 중국이 지배해야 된다고 할 지도 모른다.
가까운 이웃이 멀리 떨어져 있는 적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은 외교사에서 자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모택동은 소련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이항렬(정치학교수,
국제한국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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