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희 <부동산 컨설턴트>

최근 관계당국에서 발표한 기업활동에 관한 내용 중 주목할만한 것은 국내 상위랭크 대기업의 총자산액대비(즉시 현금으로 운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가 16.2%에 이를 정도로 점유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현금화자산은 경영에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유해 즉시 시장변화에 민감히 대처해야 하지만 이처럼 현금자산이 많다는 것은 기업 자체운용에도 불합
리하고 어느 정도 부작용도 따를 것입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왜 이렇게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것일까요? 아시다시피 한국의 경제사정은 끝없는 터널 속에 갇혀버린 열차처럼 답답한 상태입니다.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타격을 받았고 국민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인 개인신용불량자처리문제도 아무런 결론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시장은 가느다란 희망도 꿈꿀 수 없는 상태이고 노사정간의 갈등구조는 악화됐으며 청년들의 실업의 고통도 개선되고 있지 않는 상태입니다. 또 국제 석유시장은 폭등하고있고 중국 등 신흥경제국가들의 왕성한 경제성장세에 국제자본재인 원자재가격도 인상돼 기업이 생산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를 찾기 어려워 시설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처럼 현금으로만 확보해 놓고 시장상황만을 점검하고 있기에 현금자산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입니다. 나아가 위에 열거한 모든 사실들이 부동산시장에서도 그대로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이 이처럼 투자에 인색한 사정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이런 태도가 각개인의 자산활동에도 영향을 끼치고 이것은 정부의 정책적 간섭을 배제한다하더라도 부동산유통시장에서는 심대한 타격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대하여 원천적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는 정책을 여태까지 펼쳐왔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은 크다할
수 있습니다.요즘 국내부동산시장의 최대 화제인 종합부동산세가 거의 확정단계에 와있으며 이 정책의 근본골격이 시중에 발표되면서 도대체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롯한 경제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이고 과연 이 정책의 시행으로 국가경제에 얼마만큼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에 이런 정책을 펴는 것인가? 하는 강한 의문이 듭니다.

종합부동산세는 기준시가 9억원(시중가격의 70~80%)의 주택, 공시지가 6억원이상의 나대지, 40억원 이상의 사업용토지(오피스빌딩부지, 상가빌딩부지, 사옥용부지, 공장용지등)에 대하여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하여 과세하고, 기존의 부동산 관련세처럼 가구별로 부과하질 않고 순수개인소유별로 부과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한 세금의 조세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년
도 납세액에서 50%이상의 세부담은 방지한다는 것도 유의하여야할 대목입니다.

아직 구체적 과세에 대한 과표나 세율의 발표가 안되었지만 이 제도의 근본적 목적인 부동산보유세 신설필요성에는 누구도 인정하는바입니다. 또 실제 거래되는 시장가격과의 괴리현상(지준시가와 공시지과와 시중가격에 대한차이)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제도에도 정부는 철저한 검증 절차 없이 졸속으로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많은 허점이 있습니다.

부동산부자들에 대한 견제와 부동산투기세력의 근절책이란 점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있어도 주택과 나대지에 대한 별도합산과세 원칙에서의 모순점은 주책 한채의 기준시가 9억 정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주택 8억원, 토지5억원, 사 업용부지 39억원 등 53억원의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종합부동산세를 부담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무차별적 과세 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고 또한 거래세에 있어 취득세를 고작 1.2%세율을 낮춘 것만으로 거래세 부담을 줄였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두 번 실망케 하는 것임을 정부는 알아야 합니다.

또한 전년도에 100만원의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사람이 금년도에는 최고 150만원정도를 낼 것이고 내년도에는 225만원정도를 내면 2년전에 비하여 1.2배 늘어나는 조세정책도 문제일 것으로 보여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제도를 직접 관장하는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거래세에 대한 세율조정에는 신경을 쓰겠지만 또다른 거래세이고 국민들이 가
장 부담을 느끼고있는 양도소득세는 절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는 정도가 아닐것으로 봅니다.

보유세를 만들거나 걷어들이고자 한다면 납세의무자의 세금제도에 대한 반발심을 조절하여야 할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 정부는 이 제도의 근본취지대로 거래는 늘려서 시장의 유통을 원활히 하고 부동산을 통한 과도한 이익발생은 세수로서 조절하는 근본적 관점을 고수해야 할 것입니다 또 양도소득세를 대폭 경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여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고 원활한 부동산경제는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정부가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사항은 정책의 내용보다도 국민들에게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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