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등산을 하는 것은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목표달성도 중요하지만 정상에서는 잠깐인데 반해 거기까지 오르는 과정이 더 길고 값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끔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시간에 쫓기지 않는 먼 먼 여행을 떠나는 것은 꼭 재미있는 곳 경치 좋은 곳만 보려는 것이 아니고, 웅장한 자연 속에 속세를 떠나기도 하고 여기저기 보고 듣고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면서 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수학여행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루하루 열심히 생업에 몰두하는 것은 단순히 의식주만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그 일 자체 또한 즐거움이고 인생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믿음을 갖고 열심히 기도하며 사는 것은 천당지옥 같은 사후 내세 때문만이 아니고, 살아생전 품위 있고 보람있게 살면서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몸과 마음을 회개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가다듬고 하루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영적인 경건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우리가 집에서 인터넷이나 책을 찾아 독학만 하지 않고 어쩌면 비능률적인 학교를 가는 것은 각자 자라온 환경과 개성이 다른 별의별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고, 공부하는 방법이나 모르는 정보를 찾는 방법을 배우고 사회에 나가서 자문과 협조를 구할 수 있는 인맥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며, 훌륭한 선배나 선생님을 찾아 그들의 지혜와 인격을 배우고 그 인생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논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각 분야에서 우뚝 선 슈바이처, 마더 테레사, 이순신 같은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그 사람들이 거기까지 가기까지의 숭고한 자기희생과 인고의 세월을 존경하기 때문이며, 고개를 약간만 돌리면 쉽게도 잘 살 수 있는 인생을 스스로 어렵게 산 그 형극의 세월 때문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소금과 촛불이 되고 깜깜한 망망대해 끝 등대였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진정으로 존경하는 롤 모델(Role Model)같은 사람 몇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우리가 사랑을 이 세상 가장 위에 두는 것은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이해하고 감싸주는 하느님의 순수한 언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어머니의 바다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남녀간에 인연을 만들어 가정을 이루게 하고, 이웃과 이웃 나라와 나라, 심지어 인간과 자연, 산사람과 죽은 사람까지도 이어주는 최고의 가치이다. 기독교에서의 사랑이 불교에서의 자비이며 유교에서의 어질 인(仁)이다.
또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게 보는 사람은 많이 배워 많이 안다고 자만하는 사람이 아니고 항상 마음의 창문을 열고 남의 말 중에 맞는 말이 하나라도 있다면 겸허하게 듣는 사람이다. 어차피 이 세상은 혼자서 다 경험할 수도 없고 예외와 변수가 많아 미리 다 연습할 수도 없으며 모든 지식을 다 배울 수도 없다. 현명한 사람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데까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해 구하면서도 먼저 배우고 경험한 선배나 부모 형제에게 항상 겸손하게 물어 의논하되, 최후의 결단은 심사숙고하여 전적인 자기 책임 하에 소신껏 하고 결과가 잘못되더라도 자문을 준 사람이나 조상 탓은 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가 길다면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층계나 사다리를 오르듯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허황되지 않는 융통성 있는 장단기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며 산다면 중간에 몇 번 시행착오로 자빠지고 엎어지는 경우가 있다해도 10년, 20년 후엔 무작정 살아가는 사람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매사를 선악의 관념이나 원리주의적 이분법적 흑백논리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조화와 균형 및 한도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보는 방향과 시점 그리고 국가나 조직이나 개개인의 입장에 따라 그 가치가 다르고 판단이 달라져야 하고 어디까지 확대해석 해야 하는지 그 한도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진다. 약도 적정량을 쓸 때 약이 되는 것이지 도가 지나치면 독이 되고, 우리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믿는 것도 세월이 많이 흘러 시대상황이 바뀌면 그 진리는 결과적으로 현실성이 없거나 퇴색된다. 그 도가 지나치면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든 종교나 법이 사람을 위해 있게 되지 않고 거꾸로 사람이 종교나 법의 노예가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상이나 돈의 노예가 될 수도 있고, 집이나 값비싼 자동차 같은 문명의 이기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그런 것의 노예가 되어 bill에 묻혀 자기착취와 자기희생을 쉼 없이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 또한 자칫 그 목표의 노예가 되고 스스로 자승자박하여 자칫 그 하루하루가 피곤하게 되고 삭막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세상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 법이고 그 속에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종교 사상 도덕적 가치 모든 것이 포함된다. 눈을 항상 밝게 열고 평상심을 갖고 그 시대적 정서와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양심에 준해 허허실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몸에 부드러운 살이 있으면서 또 그 살을 지탱해 주는 골격이 있는 것처럼 고정관념 없는 융통성 있는 안목도 필요하지만, 골격 즉 뼈에 해당하는 나름대로의 인생관 종교관 직업관 사생관 등을 정립해 놓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적당히 적응만 하다보면 10년 후쯤엔 내가 왜 여기 엉뚱한 곳에서 왜 이런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는지 오도가도 못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은 항상 마음의 문을 열고 많이 산 사람, 많이 경험한 사람들에게 생생한 산 지혜를 배우기를 바란다. 어찌 수십 년 경험을 종이 몇 장에 적을 수 있을까?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면 그러한 세대간의 대화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고 몇 십 년 세월의 경험을 거저 또는 공짜로 얻는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이 항상 사랑하는 젊은이들 여러분의 앞날에 같이 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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