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SHOW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오토쇼
지난달 27~31일 애나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오토쇼’(www.autoshow .com)는 현대, 기아를 비롯, 혼다, 폭스바겐, 셰볼레, 사브 등 쟁쟁한 자동차 메이커들이 500여 모델을 선보이며 자동차 매니아들을 들뜨게 했다.
특히 고유가 시대의 연료비 부담과 하이브리드 신드롬으로 “한물 갔다”는 평을 받았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은 그러나 그 인기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다.
자동차 회사들이 “내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무더기로 선보이기엔 아까워 특별히 내놓았다”는 야심작들 중 재규어와 볼보, 기아가 선보인 SUV 삼총사를 소개한다.
<김수현 기자>
기아 스포티지의 업그레이드 버전.
기아 스포티지
사이즈 더 커진 새 버전
가격대비 패키지 최고
기아가 2년간의 침묵 끝에 들고 나온 최고 인기모델 스포티지의 업그레이드 버전. 도요타 ‘RAV4’보다 1년 앞선 지난 95년, 미국 땅에 소형 SUV의 개념을 열면서 주목받았던 스포티지는 이번 애나하임 쇼에서 좀 더 큰 사이즈로 등장했다.
2005년형 스포티지는 4기통, 전륜구동, 수동 트랜스미션 버전이 1만7,000달러부터, 자동 트랜스미션을 갖춘 6기통, 전륜구동 버전은 2만2,000달러부터 시작돼 여전히 동급차종 중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간다.
2,000CC 4기통 엔진은 140마력에 최고 6,000rpm의 힘을 내며 4,500rpm에서 토크는 130파운드피트. 이에 비해 기아측이 연간 4만대를 팔 것으로 기대하는 2,700CC의 6기통 엔진은 173마력에 6,000rpm, 4,500rpm에 178토크의 힘을 자랑한다.
특히 뒷좌석을 접으면 카고 룸이 최대 66.6큐빅피트에 달해 스포티지보다 덩치 큰 그랜드 체로키 지프의 카고 수용량과 맞먹는다.
스포티지의 최강점 중 하나는 가격 대비 패키지 밸류. 가장 싼 모델이라도 사이드 및 헤드 커튼 에어백과 안티락 브레이크, 스테빌리티 컨트롤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어 가격이 싸면 웬만한 사양은 옵션으로 돌리는 일반 차종과 차별화 된다. 12월 말 출시 예정
재규어가 처음 출시한 X-타입 스포츠 왜건.
재규어 스포츠왜건
‘클래식’ 재규어의 스포츠왜건 첫 작품
미국인들이 보기엔 스테이션 왜건이지만 ‘클래식의 황태자’ 재규어 입장에선 가히 혁신적인 스포츠왜건.
BMW와 아우디, 머세데스 벤츠도 다 왜건을 파는 마당에 ‘재규어는 스테이션 왜건 하지 말란 법 있나?’라고 물으면 할 말 없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처음에 딱 들었을 때 의아할 만큼 진중한 이미지의 재규어가 이 같은 신차종을 낸 데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
올해 신차 시장의 판매율이 전년대비 1%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규어는 지난해보다 무려 16%나 덜 파는 아픔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재규어는 전륜구동 및 SUV에 대한 꾸준한 수요층을 공략하기로 했고, 현재 그에 부합하는 모델이 전무하다고 판단, 왜건을 고안해 낸 것.
물론 SUV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기존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순수 SUV를 개발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불가피한 데다, 재규어 특유의 고상한 브랜드 이미지를 흐려가면서 포드 익스플로러 식의 SUV를 팔기도 난감했던 터에 왜건은 훌륭한 대안이었던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스포츠 왜건은 역시 재규어의 기존 모델 중 가장 스포티하고 작으며, 가격도 저렴한 ‘X-타입’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전륜구동에 6실린더 엔진, 스포티한 5스피드 자동 트랜스미션을 갖추고 있다.
재규어측은 X-타입 스포츠왜건의 최대 구매층을 재규어만의 특징을 좋아하는 도시의 전문직 여성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유는 전륜구동이라 4계절 내내 안전하고 카고와 뒷좌석의 룸이 샤핑 후 수많은 샤핑백을 실어 나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뒷좌석은 물건을 싣고 꺼내기 좋도록 뒷문이 거의 차체에 직각으로 꺾일 만큼 열리는 게 특징이다.
3,000CC, 6기통 엔진에 227마력, 최고 6,800rpm의 파워를 자랑하며 3,000rpm에 206토크의 힘을 낸다.
기본가는 3만6,995달러로 11월 말 쇼룸에 등장할 예정.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볼보 XC 90.
볼보 XC90
8기통 강력엔진에
연비도 크게 개선
안전한 브랜드의 대명사 볼보가 더욱 강력해진, 아니 볼보에서 처음인 8기통 엔진을 껴안고 돌아왔다.
4,400CC에 8기통 엔진도 근사한데 311마력, 6스피드 자동 트랜스미션, 325 토크의 힘을 보면 ‘안전하지만 지루한 차’ 볼보가 드디어 늦바람이 난 건 아닐까 싶을 정도. 8기통 엔진은 처음엔 힘을 보완하기 위해 투입됐으나 결국 기존 XC 90모델의 268마력, 터보차지, 6기통 버전을 대체, 앞으로 볼보의 큰 사이즈 모델에 연속 장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볼보측은 또 로컬에서 갤런당 17마일, 하이웨이에서 21마일인 이 차의 연비가 동급차종 중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XC 90의 8기통 버전은 내년 2월 중순부터 판매되며 가격은 4만6,080달러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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