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재능을 지닌 한인학생이 상당히 많다. 특히 미술이나 디자인 계통에 관심을 갖고 미대 지원을 고려하는 학생들을 위해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 앤드류 장(사진) 교수의 설명으로 미대 진학 준비 요령과 관련 정보를 알아본다.
■누가 미대에 지원하나?
미대 출신들의 진출 분야는 실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열려 있어 후천적으로 얼마나 재능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가 됐다.
특히 디자인이나 광고 분야는 손재주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우수한 두뇌를 지닌 사람들이 더욱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과 관련 없는 학과목 전공자들의 진출이 활발한 것도 특징이다.
■부모의 역할
그렇다면 자녀의 예술적 재능은 어떻게 발견하고 개발해야 하는 것일까?
연필을 잡은 손으로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기본적인 예술적 재능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제대로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묵혀두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서부터 예술적 재능이 감지됐다하더라도 매일 같은 작업만 반복하게 했다면 예술작업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또는 그 반대로 재능이 없어 보여도 교육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재능을 길러줄 수도 있다.
만약 미대 지원을 결정했다면 아무리 늦어도 중학교 때부터 차근히 그리고 꾸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올바른 준비 방법
예술은 창조적인 사고방식과 작업이 기본이다. 이러한 창조성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어지고 길러질 수 있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박물관 견학도 자주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여름방학에 대학이 제공하는 예술관련 서머캠프 등록도 한 방법.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는 얼마나 독창적으로 개성을 살려 표현했느냐에 달렸다.
모든 사물을 관찰할 때 주관적이고 개성 있게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하다. 커가면서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면 평소 사물을 개성 있게 보고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지 못한 탓이다. 가능하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마음껏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표현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
■포트폴리오란?
많은 학생들이 미대에서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포트폴리오를 대단한 작품으로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작품을 모아 놓은 파일을 지칭한다. 지원자의 창조력과 잠재적 가능성을 대학에 알리는 하나의 수단으로 요구되는 것인 만큼 특별한 원칙이나 규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낙서장 몇 개로도 충분히 포트폴리오가 가능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포트폴리오를 심사할 때 관찰력을 기초로 그린 사물 드로잉, 자화상이나 주변인 그림, 수채화나 아크릴 또는 유화, 콜라쥬나 3D 작품 등을 통해 인지력, 스케치 능력, 인체 그림 능력, 색채 조화력, 입체 및 조형성 등을 종합 평가하게 된다.
의외로 포트폴리오를 대학 입학 신청서 마감을 코앞에 두고 급하게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절대 피해야 할 사항이다. 예술가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창조성, 감성 또는 개성, 손재주 등 3가지를 주로 꼽는다.
단기간에 미대 지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손재주 기술만 연마할 뿐이다. 하지만 손재주는 자신의 창조력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하찮은 낙서나 만화라도 꾸준히 그림을 그린 학생들은 그만큼 다양한 자질을 기르게 되고 이는 미대 진학 후에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나게 한다. 항상 연필과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그림 그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기타 준비 사항은?
미국에서는 그림만 잘 그린다고 미대에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대에서는 예술적 잠재력도 갖춰야 하지만 일반 학업성적도 우수한 지원자를 원한다. 따라서 성적이 부진하니까 차선책으로 미대에 지원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미대에 진학하려면 학업과 실기를 동등한 비중으로 중요시해야 하며 이외 우수한 포트폴리오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 미대의 차이
미국과 한국에서의 미술대학은 우선 교과 운영에서 큰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전문가를 배출하는 예술대학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아직까지 한국은 대부분 일반 전통대학에서 예술분야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예술활동 공간이 훨씬 크기 때문에 우수한 실력을 갖춘 작가나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높은 장점이 있어 예술대학의 활성화가 이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BFA와 BA/ MFA와 MA의 차이
학부과정을 이수하고 취득할 수 있는 학위에는 BFA(Bachelor of Fine Arts)와 BA(Bachelor of Arts)가 있다. MFA(Master of Fine Arts)와 MA(Master of Arts)는 예술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는 학위다. MFA는 2년 과정으로 60학점 이수가 요구되며 MA는 1년 과정으로 30학점 이수를 기본으로 한다. 예술분야에서는 박사학위 과정은 제공되지 않는다.
BFA나 MFA 학위는 졸업 후 주로 실기 위주로 활동하길 원할 경우, BA나 MA는 학계 진출 또는 기타 광범위한 응용 예술분야에서 활동할 경우 적합하다.
■이것만은 절대 피하자
포트폴리오를 지원자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상당부분 도와줬거나 또는 아예 다른 사람의 것을 제출한 경우 훗날 발각되면 미대 지원 자체가 거부될 수 있다. 실력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솔직함과 남다른 각오로 임하는 것이 면접시 유리할 수 있다. 미대에서는 이미 다듬어지고 완성된 작가를 뽑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지닌 지원자를 선발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미대 선택 기준과 장래성
예술은 즐기면서 하는 삶의 일부여야 한다. 자신이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는 곳,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대에 진학한다고 해서 모두 화가가 되는 것도, 또 되야 하는 것도 아니다. 미대 졸업 후에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분야 진출이 가능해 장래성도 상당히 밝다.따라서 학교를 직접 방문해보고 입학상담관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며 동문들의 조언도 참고하도록 한다.
앤드류 장 교수는 “미대 진학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대도시에 위치한 학교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만큼 개개인의 창조성도 함께 커나갈 수 있고 장래 직업진출의 기회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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