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이 세상에 타고난 천재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천재는 없다고 보는 편이 올바를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어린아이에게 영재 교육을 시킨다고 하여도 점점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두뇌의 활동이 다른 성인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머물게 된다. 물론 사람은 똑같지 않기 때문에 천재 같은 사람이 있고, 둔재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정도 나올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가 30대 후반에 죽었지만 그 많은 곡들을 작곡할 정도라면 가히 신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타고난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사람들의 자연스런 모습인 것이다.
사람의 본능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랑이라는 것도 본능 중에 속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 사랑 받고자 하고 어느 누구에게 사랑을 주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에게 있는 소중한 마음인 것이다. 자식을 낳은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식들에게 사랑을 주는 마음이 어느 누구보다도 탁월하다. 자식을 위해서는 죽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누구든지 따라 올 수 없는 사랑의 경지이다. 그래서 ‘신은 사람에게 나타날 수 없어서 어머니를 사람들에게 주셨다’라는 말이 있게 된 것이다.
사랑은 본능적인 면도 있지만 사랑에는 훈련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다. 입에서 나가는 말도 똑같은 언어이지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말 한마디를 입에서 만들어 낼 때 연습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동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단지 혀로써 단어만을 조합하여 만들어 내는 언어의 마술사가 아니라 마음과 행동으로 나타내 주는 사랑의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
사랑은 누구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남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다. 성경을 보면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느니라”(요한일서 4:11-12)
우리가 부르는 노래 중에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가사가 있다. 좋은 가사이다. 그런데 혹시 잘못 이해하게 되면 사람은 사랑만 받는 것이지 사랑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지만 사랑을 주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도리이고, 신앙인들의 의무이고,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든 목적인 것이다.
가난한 과부가 외아들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몇 해 동안 가뭄이 들어서 먹을 양식이 없어 하루하루 고민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끼니만 해결할 가루 한 웅큼과 기름 조금만 남아 있었다. 하도 어렵고 어려워서 이제는 먹을 것도 없으니 그 날 저녁만 해결하고 죽을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어느 누구가 먹을 것을 달라고 한다면 조금의 여유가 없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저녁때가 되었는데 그 마을을 지나가는 어느 전도자가 있었다. 그 전도자는 그 과부의 집에 가서 마실 물을 달라고 했다. 물을 먹고 난 전도자는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이런 기막힌 상황이 어디 있겠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배고픈 전도자를 내쫓을 것이다. 이 전도자는 자기에게 먼저 먹을 것을 만들고 그 다음에 그 과부와 아들을 위해 먹을 것을 만들라는 것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 무례한 요구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부는 정성껏 그 전도자에게 사랑으로 떡을 만들어 주었다. 사랑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하는 것보다는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인 상황에서 하는 사랑이 더 아름답게 드러나게 된다. 자기를 위하기 보다 먼저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사랑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번이 아니라 계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사랑도 해본 사람이 하게 되고,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받게 된다.
사랑은 본능이지만 연습을 통해 그 사랑이 향기를 발하고 복을 받게 된다. 배고픈 전도자에게 떡을 준 가난한 과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랑이 힘든 만큼 사랑의 열매는 달게 되고, 그 열매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약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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