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전승을 노리는 1위 USC는 라이벌 노터데임, UCLA와의 경기가 무패시즌 목표달성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38-0으로 승리한 지난주말 워싱턴과의 경기모습.
마이애미 오클라호마 어번 위스콘신 보이지 St. 유타
“무패팀 끝에는 몇이나 남을까”
대학풋볼 디비전 I-A에는 모두 117개 대학이 속해있다. 이 117팀 가운데 시즌이 후반 중반으로 접어든 현재까지도 패배의 쓴잔을 맛보지 않은 채 아직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팀은 AP 전국랭킹 1∼4위인 USC, 오클라호마, 어번, 마이애미와 6위 위스콘신, 9위 유타, 18위 보이지 스테이트 등 7개교다. 이들은 전국 메이저 컨퍼런스에 고루 흩어져있어 올 시즌 보울게임 전까지는 서로 만날 수 없고 또 잔여 스케줄에 현재 자신보다 랭킹이 앞선 팀과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팀도 없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은 적어도 4∼5개, 많게는 7개까지 전승팀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는 보통 정규시즌을 1패도 없이 통과하는 팀이 매년 1∼2개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떠오르고 있다. 만약 이들 ‘엘리트 7’이 끝까지 포커스를 잃지 않고 연승행진을 이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가 하는 것. 다른 메이저 스포츠와 달리 공식적인 플레이오프 제도가 없는 대학풋볼 디비전 I-A에선 정규시즌 마지막 보울챔피언십시리즈(BCS) 랭킹으로 1, 2위팀이 BCS 내셔널 챔피언십게임(올 시즌은 오렌지보울)에서 격돌해 시즌 챔피언을 결정하는 데 전승팀이 많은 경우 그들 중 단 2팀만 뽑아 타이틀 도전자격을 준다는 것 자체가 자동적으로 논란의 여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일부 기자들과 코치들의 투표와 종잡을 수 없는 컴퓨터랭킹에 의존해 챔피언을 가려내는 현 시스템에 대해 팬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인데 만약 전승팀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1-2 대결의 중요성이 희석되고 과연 누가 진짜 챔피언이냐 하는 논란만 증폭된다면 현 제도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와 플레이오프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규시즌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 이들 7개 전승팀들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우세가 예상되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고 실제 경기에서 꼭 이긴다는 보장은 아무데도 없다. 변화무쌍한 예측불허의 대학풋볼 세계에서 이변은 틀림없이 거의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들 팀들의 잔여 스케줄을 살펴보고 팀별로 고비가 될 게임을 점쳐본다.
◆USC(7승·팩-10 컨퍼런스)
다음 2주동안 워싱턴 스테이트와 오리건 스테이트(이상 3승4패)에 원정하는데 오리건 스테이트가 만만치 않은 저항을 보일 것이 예상되나 USC를 꺾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시즌 마지막 2경기가 최대 라이벌인 노터데임(5승3패), UCLA(4승3패)과의 일전. 두 팀 모두 USC에 비하면 전력이 다소 처지지만 라이벌전이라는 특성상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경기들이다.
◆오클라호마(7승·빅-12)
다음 2경기가 최대 고비다. 20위 오클라호마 스테이트(6승1패)와 16위 텍사스 A&M(6승1패)에 잇달아 원정해야 하는 것. 이들 두 팀보다 전력에서 우세한 것은 분명하나 원정경기의 부담이 크다. 특히 지난해 오클라호마에 77-0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로 참패했던 텍사스 A&M이 올 시즌 눈부신 상승세를 타며 오클라호마 전승가도에 가장 큰 위협으로 등장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번(8승·SEC)
전승을 향한 여정이 7팀 가운데 가장 험난하다. 이번 주 미시시피(3승4패)와의 경기도 원정경기라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데다 다음달 13일 랭킹 10위 조지아(6승1패)와의 충돌이 남아있고 최대 라이벌 앨라배마와의 혈전도 넘어서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3경기를 다 이겨도 SEC 결승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마이애미(6승·ACC)
아직도 5게임이나 남아있으며 13위 버지니아 원정경기가 가장 눈에 띄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위 버지니아텍(5승2패)과의 시즌 최종전도 마음놓을 수 없는 경기다.
◆위스콘신(8승·빅-10)
미네소타(6승2패)와의 홈 경기에 이어 미시간 스테이트(4승3패)와 아이오와(5승2패) 원정 등 3게임을 남겨놓고 있다. 충분히 승산이 있지만 한편으론 어느 하나도 안심하기 어려운 경기들이다.
◆유타(7승·마운틴웨스트)
시즌 최종전인 BYU(4승4패)와의 경기만 조심한다면 무난하게 전승시즌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스테이트(7승·WAC)
루이지애나텍(4승4패) 정도가 다소 걸리지만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현재로선 가장 위험한 상대는 자만과 방심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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