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백화점들
웹사이트 활성화
인지도가 높은 고급 백화점과 유명 디자이너들이 올 연말 대목을 잡기 위해 속속 온라인 샤핑 사이트를 개설하거나 종전까지는 명목상으로만 내놓았던 웹페이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등 온라인 매상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고급 상품만 취급하는 백화점과 유명 디자이너의 부틱은 고객이 ‘부유층’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중을 상대로 한 온라인 매상에는 그동안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뉴욕, LA, 시카고 같은 대도시, 그 중에서도 고소득층 주거지만 골라서 매장을 오픈해 오던 이들이 앉아서 고객을 맞지 않고 그들의 안방까지 찾아가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온라인 샤핑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손 샤핑객 늘어 의류판매 42%증가
유명 디자이너들도 속속 개설
웹페이지 업그레이드 안방 노크
고급상품 취급 소매점들이 그동안 온라인 매상에 등한히 했던 이유는 고가 상품인 만큼 만져보고 입어보고 느껴보지 않고는 사지 않는다는 계산에서였다.
월마트 상품이야 싸고 좋으니까 온라인으로 수시로 주문할 수 있지만 1,000달러를 상회하는 디자이너 핸드백과 2,000여달러가 넘는 디자이너 이브닝 드레스를 누가 컴퓨터 스크린에 뜨는 화상만 보면서 주문하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옷감이나 액세서리의 재료가 고급이고 델리케이트해서 운송 과정에 구겨지기도 하고 분실될 것도 염려한 탓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특정 동네 특정 지역에 가게를 오픈해 놓고 걸어 들어오는 인근 주민만 고객으로 맞이해 왔다. 그러나 올 가을부터는 이런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다.
지난달 9월 패션잡지인 보그지는 큰손들의 샤핑 취향을 테스트하기 위해 웹페이지를 개설하고 고급품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www.shopseptembervogue.com을 개설한 후 광고에 나간 상품을 클릭해서 주문하도록 했다. 보그지 발행인이자 부사장인 탐 플로리토에 따르면 첫 2주 동안에만도 1,570달러짜리 레오파트 프린트 디오르 백이 24개가 나갔고 3,135달러짜리 클로에 실크 시폰 가운을 주문한 사람이 22명이었으며 3,950달러짜리 티파니 금팔찌가 26개나 팔려나갔다. 주문은 주로 티파니 보석상이나 디오르 부틱샵이 없는 교외 지역이거나 대도시와 거리가 먼 오지의 주민들이었다.
여기에 전반적인 온라인 매상이 늘고 있다는 통계도 고급 백화점과 유명 디자이너들의 온라인 상점 진출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Shop.org와 포리스터 연구기관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의류판매는 42%가 증가 117억달러에 이를 것이며 보석과 럭서리 상품도 39%가 증가 매출이 28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기존 부유층 고객은 아직 온라인 샤핑에 익숙하지 않지만 부모를 따라 부틱샵에 드나들던 그들의 자녀들이 온라인 샤핑을 하고 있다는 점도 디자이너들의 온라인 샵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 디자이너들은 젊은층 고객이 다른 온라인 상점의 고객이 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는 조바심마저 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몇몇 백화점들은 인터넷 세일즈 매상을 새 매장 오픈장소 물색에 도입하기도 한다. 인터넷 주문이 많은 곳에 자신들의 고객이 포진하고 있다고 판단, 그곳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이런 이유로 지난달 뉴욕의 바니스가 웹사이트(www.barneys.com)를 전보다 훨씬 고객 친화적으로 변경했다.
디자이너 브랜드 서치를 넣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이너 이름을 따라 들어가서 고급품목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오는 11월15일부터 살바토르 페라가모도 의류, 핸드백, 신발, 액세서리를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팔 예정이다.
유명 디자이너 제품이나 브랜드 네임제품은 여태까지는 주로 백화점 디자이너 섹션으로 들어가야 방문할 수 있었으나 올 가을부터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실례로 지방시와 스텔라 매카트니는 다음달 공식적으로 www.intermixonline을 통해 물건을 내놓을 계획이며 지미추 구두와 막 제이콥 의류도 www.scoopyc. com을 통해 온라인 샤핑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런가하면 기존의 웹사이트를 좀더 활성화시키는 고급백화점도 늘고 있다. 여태까지는 제한적인 품목만 온라인 상점에 올리던 니만 마커스도 올 가을부터는 공개품목을 대폭 늘릴 예정이며 블루베리도 화면에 띄우는 의류와 액세서리 종류도 늘이고 특히 남성 의류도 더 인터넷에 올릴 방침이다.
아직도 프라다나 돌체&가바나 등은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살 수 없는 등 일부 보수적인 유명 브랜드는 온라인 매장 오픈을 꺼리고는 있지만 이의 개방도 시간문제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이 매장에 어울리지 않는 고객” 혹은 “살 능력도 없으면서 가게 안만 살피는 알맹이 없는 고객”이라는 눈총 받을 염려 없이 마음껏 온라인 고급 백화점과 디자이너 부틱샵을 드나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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