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레드삭스’수비‘카디널스’우세
레드삭스 토니 프랭코나 감독.
카디널스 토니 라루사 감독.
22일 펜웨이팍에서 몸을 풀고 있는 레드삭스 선발투수 페드로 마티네스(왼쪽)와 데렉 로우.
알버트 푸홀스(5번)와 스캇 롤렌(27번)이 이끄는 카디널스 타선은 레드삭스에 손색없는 파괴력과 정확도를 자랑한다.
과연 ‘밤비노의 저주’는 끝날 것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격돌하는 제100회 월드시리즈가 23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1986년이후 18년만에 월드시리즈에 나서는 레드삭스와 1987년이후 17년만에 월드시리즈에 복귀한 카디널스의 맞대결은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저주’와 징크스라는 온갖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이 맞물려 근래 월드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빅 이벤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문별로 양팀의 전력을 비교하고 시리즈를 예상해본다.
타격 양팀 모두 가공할 화력 백중세
프랭코나-라루사 머리싸움도 볼만
레드삭스
예상 라인업
1. 자니 데이먼 (CF)
2. 마크 벨혼 (2B)
3. 매니 라미레스 (LF)
4. 데이빗 오티스 (DH)
5. 케빈 밀라 (1B)
6. 트랏 닉슨 (RF)
7. 제이슨 배리텍 (C)
8. 올랜도 카브레라 (SS)
9. 빌 밀러 (3B)
카디널스
예상 라인업
1. 토니 워맥 (2B)
2. 래리 워커 (RF)
3. 알버트 푸홀스 (1B)
4. 스캇 롤렌 (3B)
5. 짐 에드먼즈 (CF)
6. 에드가 렌터리아 (SS)
7. 레지 샌더스 (LF)
8. 마이크 매티니 (C)
9. 잔 메이브리 (DH)
◆타격
정규시즌에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인 105승을 따낸 내셔널리그(NL) 챔피언 카디널스의 파워풀한 라인업은 여러 면에서 NL팀이라기보다는 아메리칸리그(AL) 팀을 연상시킨다. AL 챔피언 레드삭스 타선의 가공할 파괴력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래리 워커-알버트 푸홀스-스캇 롤렌-짐 에드먼즈로 이어지는 카디널스의 중심타선도 언제라도 펜스를 넘길 슬러거들이 즐비하고 파괴력과 정확도에서 레드삭스의 매니 라미레스-데이빗 오티스-케빈 밀라로 짜여진 레드삭스의 클린업 트리오에 전혀 손색이 없다. 오히려 보스턴에서 벌어지는 1, 2차전과 6, 7차전(필요시)에는 지명타자로 잔 메이브리(.296·13홈런)가 가세하는 반면 레드삭스는 지명타자가 없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벌어지는 시리즈 3, 4, 5차전에
서 밀라가 벤치로 빠지고 오티스가 1루수를 보게 돼 파괴력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선발 로테이션
레드삭스의 1차전 선발인 너클볼 투수 팀 웨이크필드는 캐처가 공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을 만큼 공이 춤을 추며 들어간다. 셧아웃을 던질 지, 아니면 1회에 KO될지 도무지 종잡기 어렵다. 하지만 그 뒤를 바치는 2, 3차전 선발투수 커트 쉴링과 페드로 마티네스 등 2명의 걸출한 에이스가 있는 것이 레드삭스의 자랑이고 ALCS 7차전에서 호투한 데렉 로우가 제4선발로 나선다. 쉴링과 마티네스가 정상적인 피칭을 보인다면 선발진에선 레드삭스의 우세가 분명하다. 하지만 쉴링은 비록 ALCS 6차전에서 놀라운 역투를 보였지만 아직도 발목부상의 여파로 100% 컨디션을 장담하기 어려우며 마티네스는 올해 구위가 상당히 떨어진 기미를 보이고 있어 한 가닥 불안감이 남아있다. 이에 맞서는 카디널스는 1차전 선발 우디 윌리엄스를 비롯, 맷 모리스, 제이슨 마퀴스, 제프 수판 등 선발진이 안정됐지만 쉴링이나 마티네스급 에이스가 없는 것이 약점. 이들이 레드삭스의 막강 라인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지가 이번 시리즈 승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다.
◆불펜
양팀 모두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탄탄한 불펜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으나 카디널스는 셋업맨 줄리안 타바레스가 왼손을 다친 상태인 것이 다소 걸린다. 양팀 클로저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카디널스)과 키스 풀크(레드삭스)는 모두 강속구를 앞세우는 전형적인 클로저가 아니라 로케이션과 구질로 승부하는 기교파 투수들이다.
◆수비
카디널스의 우세가 돋보이는 분야다. 숏스탑 에드가 렌터리아, 센터필더 짐 에드먼즈, 라이
트필더 래리 워커, 3루수 스캇 롤렌 등이 모두 골드글러브 급 선수들. 반면 레드삭스는 레프트필더 매니 라미레스가 항상 걸리며 3-5차전에서 1루수로 나설 오티스도 올해 지명타자로 뛰었다는 점에서 다소 불안하다.
◆감독
카디널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은 이미 오클랜드 A’s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바 있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지장으로 꼽히는 명 지휘관. 레드삭스를 테리 프랭코나 감독은 팀을 맡은 첫 해에 월드시리즈로 이끈 점에선 흠잡을 수 없으나 가끔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예상
NL팀 가운데 타선의 파괴력에서 레드삭스와 대등하게 맞설 유일한 팀이 바로 카디널스다. 하지만 레드삭스는 이 강타선을 잠재울 수 있는 투수진을 갖고 있다. 문제는 쉴링과 마티네스가 100%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 반면 카디널스는 숙적 양키스에 기적 역전승을 따내며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레드삭스의 상승세를 초반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분위기로 볼 때 카디널스보다는 레드삭스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시즌 최다승을 따낸 카디널스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밤비노의 저주’는 끝난 것처럼 보일 때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카디널스 4승2패>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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