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이하 헌재) 전원재판부는 21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8대1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은 단순히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수도 이전의 문제임을 명확히 하면서 이 경우 국민투표가 필수적인 헌법개정 사항임에도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7월12일 접수된 이 의헌 논란 사건은 심리 100여일만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이번 위헌 결정으로 행정수도 추진계획은 전면 중단 됐다. 또 헌재 결정대로라면 정부는 수도 이전을 재추진하기 위해 헌법에 `충청권의 특정지역이 수도’라는 조항을 삽입해야 하고 이때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가 필수적이지만 일단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감
안할 때 수도이전 계획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7명의 다수의견을 통해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상 명문의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왕조이래 600여년간 오랜 관습에 의해 형성된 관행이므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놀랄만한 헌재의 결정이 있기까지 국민들 사이에서는 극심한 여론분열 현상이 있어왔고, 정치권의 극단적 대결구도가 조성되었으며, 지역간의 갈등도 첨예하게 극화됐다. 또 대통령도 행정수도 이전에 관해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 바있으니, 내용인즉 “만일 행정수도이전결정이 번복된다면 정권의 불신임으로 해석하여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요지였다.
따라서 이번의 재판결과는 현정부의 각종 정책마련과 집행에 있어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정부의 각종 제도와 정책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인데, 그 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관한 환경 변화가 우선일 것 같다. 특히 해당지역인 충청남도지역의 부동산 시장변화와 그간 지속된 부동산정책의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행정수도 이전 등의 호재로 작년 초부터 급격하게 오르던 충청권 땅값은 단기적으로는 폭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지역 주택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충청권에 몰렸던 관심이 수도권으로 다시 돌아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충청권은 그 동안 규제가 없는 지역을 찾아 투기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대부분 지역의 땅값이 급등했다.
먼저 행정수도 후보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충북 오송, 오창이 유력지로 거론되면서 땅값이 급등했고 이후 공주, 연기군 등이 급부상 했으며 후보지 확정 이후 해당 지역의 규제가 심해지자 청양, 홍성 등으로 투기 자본이 이동했다. 지난 8월 청양, 홍성, 당진, 예산 등 8개 지역이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이자 투자자들은 다시 보령, 서천, 부여, 보은 등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결과 공주, 연기 등 행정수도 수용 예정지였던 곳의 국도변 진흥지역 농지는 3만-4만원 하던 곳이 12만∼13만원까지 치솟았으며 홍성, 청양, 서산 등도 2배 이상 땅값이 뛴 곳이 많았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주, 연기, 대전 서구 등 신행정수도 이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지역의 땅값은 급락, 일부 지역은 투기 열풍이 불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천안, 아산, 오송, 오창 등은 신행정수도 건설 외에 고속철 개통 등 다른 호재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영향은 적겠지만 심리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충청권에 시선을 돌렸던 부동자금이 다시 수도권으로 몰려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이 수도 지위를 지킴에 따라 수도권 시장이 반사 이익을 볼 것이기 때문에 평택, 용인 등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의 토지 시장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많다. 또한 강원도 원주와 전남 해남 등 충청권 이외 지방들의 개발 재료들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의 부동산 가치에 대한 재조명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가격상승세현상을 보일 수도 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투자자 사이에서 나타날 우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작업이 필요하리라고 보며, 급격한 제도마련이 시장환경조성과 국민의 불안감해소에 역점을 두는 시장친화적 정책마련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결론으로 충청권에 대한 각종 부동산규제정책은 이번의 법원판결로 효력을 상실하게되어 토지거래 허가구역지정 등 부동산거래제한조치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번 사태로 한국 부동산시장의 변화가능성은 물론이고, 정치권의 변화와 경제적인 문제의 변화가능성도 있음을 주목할 수 있다.
Real Estate Consultant 한 주희 (Jeffrey HAN) : consulod@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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