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통 (Oak Barrels)
쿠퍼는 선별된 오크나무를 다듬은 널빤지들로 오크통을 만든다.
오크통의 토스트 레벨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기가 달라진다.
전문가 나무상태등 보고 골라
손으로 쪼개 수년간 자연적으로 숙성시켜 만들어
와인의 맛은 크게 신맛, 떫은맛, 단맛, 그리고 오키(oaky)한 맛 등 네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포도 자체에서 우러난 맛이 아닌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더해진 맛은 오키한 맛 한가지이다. 오키한 향이 더해지면 와인은 산도가 낮게 느껴지고 버터향과 바닐라향을 맡을 수 있게되며 부드럽고 풍만한 맛을 내고, 약간 매콤한 맛과 태닌을 더해주기도 한다.
오키한 맛과 향은 오크통 속에서 포도주를 발효시키거나 숙성시키면서 더해지는데, 숙성기간은 물론이고, 오크나무의 원산지, 오크통의 나이, 오크통의 크기, 나무가 그을린 정도 등에 따라 포도주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와인메이커에게 있어서 오크통을 구입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와이너리로서도 오크통 만큼 비싼 투자가 없기 때문에 오크통 고르는 일은 매우 신중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오크통을 만드는 것을 ‘쿠퍼리지(Cooperage)’라고 부르고 오크통 만드는 기술자를 ‘쿠퍼’라고 부른다. 오크통을 만드는 과정과 기술은 예술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만큼 대단한 경지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수천년 전 포도주를 배에 싣고 옮기기 위해 만들어졌던 오크통이지만,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오크통 제작 과정은 수천년전과 거의 변함이 없다. 최고 품질의 오크통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과정이 기술자의 손을 거쳐야 한다.
매해 벌목철이 되면 오크나무 전문가들이 오크통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나무를 고른다. 나무의 모양과 자란 상태에 따라 섬유질 함량과 표면의 까칠한 상태, 그리고 태닌 함유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친다.
결이 매끈하고 단단하며 태닌 함량이 높은 나무가 좋은 나무이다.
오크통을 만들 때는 나무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엽맥이 상하지 않도록 손으로 나무를 쪼개야 한다. 나무는 먼저 반으로 쪼개진 후 다시 반의반으로 쪼개서 평평하게 대패질을 한 다음 밖에 내놓고 수년간 비와 바람에 의해 자연적으로 숙성을 시킨다. 숙성기간 동안 오크나무 각목에는 당도와 산도가 높아진다.
숙성 기간이 지나면 기계로 각목들을 오크통 만들기에 적합한 모양으로 다듬고, 일정한 길이로 잘라진 후 양쪽 끝부분이 약간 좁아지는 모양으로 다듬어진다.
그 후 오크통의 외부가 될 면을 대패질로 매끈하게 다듬고 내부 면은 약간 오목하게 다듬어진 긴 널판지들은 다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친 후 선별되어 쿠퍼에게 전달되고, 이 때부터 쿠퍼는 손으로 직접 오크통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쿠퍼는 우선 자신이 사용할 널판지들을 골라낸 후, 쇠로 된 둥근 고리 안에 채워 넣는다. 이 과정은 매우 순식간에 행해지기 때문에 처음 구경하는 사람들은 넋을 놓고 감탄하게 된다. 3개의 쇠고리 안에 널판지들이 단단하게 자리를 잡게되면 물과 불을 이용한 심사과정을 거친 후 밋밋한 모양의 1차 오크통이 완성된다.
쿠퍼는 각각의 널판지 사이에 젖은 헝겊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통의 모든 틈을 메운다. 이 통을 모닥불 위에 약 30분간 엎어놓으면 열과 수분에 의해 나무를 휠 수 있게 되는데, 쿠퍼는 윈치(winch)를 사용하여 나무를 휘게 하고 가운데가 볼록한 모양으로 만든 후 쇠고리로 단단히 고정시켜서 오크통을 완성하게 된다.
이 때 모닥불에 얼마나 오래 쪼였는가를 ‘토스트 레벨’이라고 하는데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시킬 때 와인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크통 내부가 모닥불을 쬐면서 토스트되는 동안 나무의 성분들이 그을리고 굳어지면서 바닐라, 갓 구운 빵, 버터 바른 빵, 견과류 등의 향을 내게 되는데, 이 향들이 와인의 맛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토스트 레벨은 주문한 와인메이커의 요청에 따라 강, 중, 약 세 가지로 나뉘어서 만들어진다.
다 만들어진 오크통은 뜨거운 물을 붓는 등의 철저한 검사과정을 거쳐서 새는 곳은 없는지, 축축해지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조사하게 된다. 검사를 거친 후 쿠퍼의 손에 의해 마지막으로 대패질과 사포질 손질을 받고 매끈해짐으로써 완성된 오크통에는 전통적으로 쿠퍼의 이름이 새겨지는 것이 가장 마지막 과정이다.
오크통 재료는 프랑스 오크나무와 미국 오크나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프랑스 오크나무는 와인에 좀 더 미묘한 맛을 더해주고, 미국 오크나무는 향이 더 강하다. 와인메이커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프랑스 오크나무통과 미국 오크나무통을 고르기도 하고 둘을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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