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지원
대학 입학 지원서 접수 기간이 다가오면서 사립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은 조기 지원을 시도할 지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 조기 지원이란 말 그대로 대학측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미리 가려 뽑기 위해 일반 지원기간보다 먼저 지원을 받아 먼저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조기 지원제도는 이같은 특성상 주로 사립대학들이 실시하고 있는데 뉴욕 주립대(SUNY) 시스템 등 일부 공립대학들도 실시하고 있다. 아이비리그 등 유명 사립대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30∼40%의 학생들을 조기 지원제를 통해 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기 지원 마감일은 대부분 11월1일(또는 15일)이며 12월 중순까지는 합격 여부를 통보해주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정규 모집을 통해 다른 대학 지원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조기 지원제도의 유형별 특성과 적용 대학, 그리고 지원시 유의점 등을 알아본다.
유형별 특성 및 적용 대학은…
신입생 정원의 평균 30~40% 선발
얼리 디시전은 1개 대학만 지원
무분별 지원·학생 부담감 덜게
단일선택 얼리액션 전환 늘어나
■조기 지원제의 유형
조기 지원제도는 대학마다 그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자주 변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나 크게 보아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과 얼리 액션(Early Action), 그리고 최근 들어 도입된 단일 선택 얼리 액션(Single Choice Early Action)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얼리 디시전과 얼리 액션 제도를 병행하기도 한다.
▲얼리 디시전
얼리 디시전은 조기 지원을 한 대학에서 합격 결정을 할 경우 반드시 그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원자는 조기 결정으로 합격할 경우 반드시 다른 대학 지원을 철회하고 이 대학에 등록하겠다는 일종의 계약을 맺는 것이므로 얼리 디시전은 반드시 한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으며 2개 이상 대학에 동시에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밝혀질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얼리 디시전은 입학사정 전 분야에서 고루 우수한 자질을 갖추고 어떤 특정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의사를 100% 확정한 학생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다만 얼리 디시전을 통해 합격이 결정된 대학에서 제공하는 장학금 등 재정보조 규모가 학비 조달에 필요한 액수에 못미칠 경우 등록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얼리 디시전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있는 주요 대학들로는 컬럼비아, 코넬, 브라운, 다트머스, 펜실베니아, 듀크, 존스합킨스, 포모나 칼리지,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 하비머드 칼리지, 옥시덴탈 칼리지 등이 있다.
▲얼리 액션
얼리 액션은 얼리 디시전과는 달리 일찍 합격하더라도 반드시 그 대학에 등록해야하는 구속력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합격통지를 일찍 받아도 다른 정규지원과 마찬가지로 5월1일까지만 등록여부를 알리면 되고 반드시 그 대학으로 진학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다른 대학에 접수한 지원서도 철회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학마다 조금씩 운영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얼리 액션을 통해 지원하려는 각 대학의 입학사정 지침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얼리 액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주요 대학으로는 칼텍, MIT, 시카고대, 조지타운대, 보스턴 칼리지, 피처 칼리지 등이 있다.
▲단일 선택 얼리 액션
비교적 최근 도입된 단일 선택 얼리 액션 프로그램은 얼리 디시전과 얼리 액션의 특성을 적절히 섞어놓은 새로운 방식. 얼리 디시전 제도처럼 단 한 대학에만 조기 지원을 하되 합격하더라도 반드시 그 학교에 등록해야 하는 구속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단일 선택 얼리 액션으로 조기 합격을 한 뒤에도 정규 지원을 통해 다른 대학들에도 지원,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학생에게 주어진다. 지난 2002년에 예일대와 스탠포드대가 조기 지원 방식을 얼리 디시전에서 단일 선택 얼리 액션으로 변경한 뒤 2003년에는 일반 얼리 액션을 시행하던 하버드대가 단일 선택 얼리 액션으로 전환하면서 크게 관심을 모았다.
■조기 지원제도의 변화
미국내 5,000여개 대학을 회원으로 하고 있는 대학 입학 관계자들의 단체인 전국대학입학카운슬러협회(NACAC)는 최근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서 단일 선택 얼리 액션 제도를 조기 지원 방식의 하나로 공식 채택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대학의 조기입학 제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NACAC는 당초 예일과 스탠포드, 하버드가 단일 선택 얼리 액션 제도를 도입했을 당시 이 제도에 대한 승인 거부 입장을 회원 대학에 통보함에 따라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가중됐었으나 이후 제도에 대한 평가를 마친 협회가 마침내 단일 선택 얼리 액션을 공식 승인키로 최종 결정했다.
단일 선택 얼리 액션은 일부 명문대학에 유리한 정책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조기입학 지원 현상을 안정시키고 따라서 조기입학 지원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감도 덜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체적으로 환영받는 분위기다.
무조건 조기지원부터 하고 보자는 분위기 때문에 너도나도 조기지원을 접수하면서 대학들도 인력이나 시간, 재정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부작용이 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 기준 7,600명 이상이 얼리 액션으로 조기입학 지원서를 접수시켰던 하버드 대학은 단일 선택 얼리 액션 제도를 도입한 2003년에는 조기지원자 수가 3,800명으로 크게 줄어들어 내심 반기는 분위기였다. 반면 얼리 디시전을 실시하던 스탠포드와 예일대도 단일 선택 얼리 액션으로 전환한 후 조기입학 지원자가 각각 67%와 42%씩 증가, 하버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아직 얼마나 많은 대학이 기존 얼리 디시전이나 얼리 액션에서 단일 선택 얼리 액션으로 전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협회의 승인 결정 직후 브라운대와 시카고대가 곧바로 전환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또 기타 명문 대학들도 우수학생을 하버드나 예일, 스탠포드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단일 선택 얼리 액션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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