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훈의 보험상식] 재보험(Reinsurance)
송정훈
재보험이란 보험회사를 위한 보험입니다. 일반 개인이나 사업체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Financial Risk) 외에 자체적으로 복구할 수 없는 것을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보험사들도 자신이 안고 있는 위험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능력범위에서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부분은 다른 재보험회사에 다시 보험에 듭니다.
이를 재보험에 든다고 말합니다.
보험회사의 규모가 커져서 보험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이 클수록, 또 보험계약규모가 큰 위험일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재보험은 보험회사의 위험분산전략(Risk Management)인 것입니다. 그러나 재보험은 단순히 대형위험부담을 여러 보험회사가 나누어 가진다는 차원을 넘어선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견고하고 든든한 재보험거래회사를 확보한 보험회사는 자신만의 인수능력을 넘어선 위험을 적극 인수할 수 있게 되어 날로 치열해져 가는 우량고객확보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태풍(Hurricane), 지진, 대형화재 등 예측하기 힘든 대형재해(Disaster)로 인한 손실에서도 회사의 지속적인 재정능력을 유지하는 수단이 됩니다. 재보험거래를 통하여 보험회사의 자산 부채간 비율을 조정하여 각 보험회사의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할 수도 있음은 물론입니다.
재보험시장은 대단히 복잡하고 전 세계적으로 얽혀 있는데 미국 내에서 재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보험료(Property & Casualty Insurance Industry)의 약 7%정도입니다. 비율의 숫자만 놓고 본다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 미국의 보험시장 규모를 놓고 본다면 엄청난 보험료가 오가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재보험협회(Reinsurance Association of America-RAA)의 자료에 의하면 28개의 재보험사가 전체 재보험시장 중 3분의 2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재보험시장을 살펴보자면 지난 2002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상위 40개 재보험회사가 가지고 있는 신규 보험료는 총 1,386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 중 독일계 보험사가 가장 많은 324억 달러를 점유하고 있으며 점유율은 23.4%입니다. 그 다음에 미국계 회사로서 289억7천만 달러로 점유율은 20.9%이고, 그 다음이 스위스가 246억 달러이며 점유율은 17.7%입니다. 그러니까 전체 재보험료 중 3개국이 약 62%를 차지하고 나머지 38%정도를 10개의 다른 나라 보험회사가 나누어 가지고 있습니다.
재보험시장의 여건에 따라서 보험료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습니다. 재보험회사에서 보험회사에서 원하는 재보험을 보험가입심사(Underwriting)를 통해 받아 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보험료는 오르게 됩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인하여 재보험 시장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제일 큰 변화는 엄청난 손해로 말미암아 보험료의 인상이 가속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각 재보험회사에서 테러에 대비한 보험에 대하여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각도로 종합적으로 따져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재보험의 역사는 이미 60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재보험은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1370년에 성사된 해상보험의 재보험이었습니다. 제노아 항구에서 네덜란드에 있는 슬루이스 항구까지의 화물에 대한 보험물건 중에 가장 사고 위험도가 높은 항해 구간인 스페인의 카디스에서 슬루이스까지 구간을 재보험 처리한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재보험 전문보험회사는 1842년 독일에서 설립된 콜론네 재보험회사입니다.그 후에 스위스재보험회사(Swiss Re)가 1863년에, Munich Re가 1880년에 설립되는 등 많은 대형재보험회사들이 전 세계에서 주도적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1963년에 대한손해재보험공사(현재의 대한재보험-Korean Reinsurance Company의 전신)라는 명칭으로 국영전업재보험사가 출범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뉴욕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보험에 대하여 알아본 이유는 많은 분들이 보험의 구조를 알지 못하여 보험회사가 필요하면 마음대로 보험료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보험회사도 재보험, 구조조정, 운영비용절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낮추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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